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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한글은 눈의 빛'

'훈민정음'이란 백성을 가르치는 백성의 소리라는 뜻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한글날은 눈들이 반겨주는 '빛나는 날'이다. 한글은 눈의 보석이다. 한글을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한다. 오늘날 국문 또는 한글을 사용하기 전 세종임금께서 민족문자로 발표한 것이 훈민정음이다.

훈민정음은 세종임금께서 1443년(세종25)에 창제하셨다. 1446년(세종 28) 반포하셨다. 세종임금은 우리 민족이 쉽게 배워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것에 고민하셨다. 우리말은 완벽하게 표기하는 장점이 갖는 데 노력도 하셨다.

세종임금의 이러한 노력에 문자 생활을 확대하고, 민족문화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구실을 했다. 민족문자를 우리나라만이 만든 것은 아니다. 동아시아 각국이 모두 중세 동안에 한문과 자국어 두 가지 글쓰기가 필요해, 한자를 차용(借用)하며 자국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만드는 작업을 일제히 했다.

우리는 향찰(鄕札)을 사용했다. 향찰은 당문(唐文, 漢文)이라 하여 대립하는 뜻으로 향가의 문장과 같은 우리말의 문장이라는 뜻이다. 현재 국어학에서 향찰이라는 말은 향가의 문장과 같다.

우리말의 차자로 완벽하게 표기하는 문장이나 그 표기체계(표기법)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20세기에 들어서며 학자들은 모든 차자표를 이두(吏讀)라고 하여 향찰이라는 개념을 구별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신라 시대의 차자표기법은 향찰, 고려 시대 이후의 차자표기법을 이두(吏讀)라고 구별하여 구분하기도 한다.

이렇듯 동남아의 나라, 일본의 가명(假名), 월남의 자남(字暔), 백족의 백문(白文), 그리고 서하(西夏), 요(遼), 금(金) 등의 왕조에서 사용한 자국 문자가 그래서 나타났다. 우리는 중세 전기에 만든 향찰을 얼마쯤 사용하다가 버린다. 새로운 문자를 만든 것이 일본과 다르다. 그 이유는 우리말의 음절 구성은 너무 복잡해 한자로 표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음절 문자를 사용한다면 3천 자 가까이 있어야 하는데 한자에서 구할 수 없고 만든다는 것도 번거로웠다. 자음과 모음을 따로 적는 음운문자가 필요했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 세종임금은 언어학을 깊이 연구했다. 물론 주변의 학자와 같이했다. 요즘 말로 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경우다. 중국에서 받아드린 초성과 중성을 구별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가 초성·중성·종성을 구별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모음은 천·지·인을, 자음은 발음기관을 본뜬 것을 기본 삼아 28자를 만들었다. 기존의 문자를 이용하지 않고, 언어학의 원리에 입각 새로운 문자를 만들었다. 이 같은 일은 전무후무한 언어학이다. 문자 발달에 원형(原形)이며 완성형이다.

그러면서 문자의 명칭과 함께 처지가 몇 번씩 변했다. '훈민정음'이란 백성을 가르치는 백성의 소리라는 뜻이다. 초기에는 한문을 모르는 하층민이 사용하는 문자라는 이유에서 언문(諺文)이라는 말을 창제 당시부터 널리 사용했다.

지금에서 보면 우스운 일이지만 당시에 한문을 뒤로하고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국가의 적대적인 이적처럼 여겼다. 세종임금에 혹독한 여론이 일기도 했다. 그래도 한글에 정당한 평가를 주장하는 운동이 일어나 '한글'이라고 하는 새로운 명칭을 널리 알렸다. 그런 내력을 들먹일 필요 없이 가치 중립의 용어는 ‘국문’이다.

국문을 만들었으니 한문을 버리려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중세는 세계 어디에서든지 공동문어와 민족어를 함께 사용하는 양 층 언어의 사회였다. 쉽게 말하면 지금에 나라들이 영어, 독일어, 중국어를 같이 혼용하는 형태로 보면 된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우리의 상층 남성은 한문을 사용하는 것이 높은 수준의 문자 생활로 자위하였다. 일부에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한글을 창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꾸준하게 갈라놓았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펴내면서 동국정운(東國正韻)을 편찬해 한자 발음을 정리하는 사업도 진행했다. 그 일이 긴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지만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 국문이 한문 해독을 도와주는 발음부호 노릇을 계속해서 하고, 외국어 학습서에도 두루 쓰였다. 결론적으로 한문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 한글만으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하나의 사례로 조선 대신 ‘나라’라는 말을 사용했다. ‘우리나라’를 ‘나라’라고 했다.

장차 우리 국호를 '우리나라'라고 하자는 주장의 구체적인 논거가 여기에 있다. 지금도 우리 법조계에서는 한문 용어가 많다. 이러한 문제는 의식의 문제다. 훈민정음을 반대한 최만리가 있었다. 지금도 최만리가 있다. 한글날을 맞아 관의 용어를 한글화하는 실천의 의지기 필요하다. 한글은 세계인의 빛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 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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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 신년인사회… '쓰기 이전의 연대'를 확인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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