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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공현혜 시인의 '같이 살자'

시대를 버텨낸 존재들을 위한 헌사이자,
우리 모두에게 '뿌리 같은 우리'로 살아가자는 아름답고 절실한 요청



같이 살자
- 공현혜 시인

수직으로 때려야 하는 것은 못이다
톱은 힘을 빼야 말을 듣는다
모두 사람의 말이다
잘려 나가는 나무와
평생을 한자리에서 녹슬 못
그들의 말은 아무도 들어 주지 않는다
세상도 수직이나 수평으로 자란다
포장된 놈들만 그렇다 해도
보이는 놈들은 아무 말도 듣지 않는다
한 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겉모습으로 눈치챌 수 없이 비범하다
어떤 신호를 주고받아
사람이 사람을 수직으로 치는지 몰라도
현존하는 인내로 심장이 벌떡 일어서게 하고
갖가지 방식으로 손톱을 세워 살아내는 우리,
뿌리 같아도 하나로 살지 못하고
완연한 자유로 살아가지 못해도
같이 살자 같이 살자 같이 살자
천국은 나라라 하고 지옥은 감옥이라 하더라도
이승에서 같이 살다 보면 뿌리 같은 우리다.

■ 시작 노트
매화나무 몸통에서 꽃이 피더니 열매를 키웠다. 굵은 가지 새 가지에 태어난 놈들보다 요 한 놈이 더 매화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실나무, 또는 매화나무로 불리는 이름은 달라도,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이고, 늙은 몸에서 정력이 되살아나는 회춘(回春)을 상징 한다고 했다. 그럼 이 놈이야 말로 매실이다. - 공현혜 시인

■ 감상
공현혜 시인의 '같이 살자'는 산문시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언어는 함축적이고 은유적이며 시적 긴장을 잃지 않는다.

시인은 '못'과 '톱'이라는 공구를 통해 인간 사회에서의 소통, 억압, 인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못'은 '수직으로 때려야' 하는 존재, '톱'은 '힘을 빼야 말을 듣는' 존재로 표현되며, 이 둘은 인간의 말과 태도에 대한 메타포이다.

'잘려 나가는 나무', '녹슬 못'은 시대에 희생당하거나 외면당한 존재를 상징한다. 그들의 말은 들어주는 이가 없고, 세상은 수직적 권위와 수평적 질서로 포장된 자들만이 보이지만 그들 역시 진실한 소리는 듣지 못합니다. 이처럼 시인은 외면당하고 가려진 존재들의 고통과 말을 조명한다.

결국 시인은 "같이 살자"는 문장을 세 번 반복함으로써, 상처받은 존재들 간의 연대와 공존을 절절하게 호소한다. 그 외침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뿌리처럼 얽히고 설킨 존재들의 운명 공동체적 고백이다.

공현혜 시인의 이 산문시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연대의 외침이다. 누군가는 못처럼 억눌리고, 누군가는 톱처럼 힘을 빼고 살아야 하는 이 사회에서, 시인은 뿌리처럼 엉켜 살아가는 우리들이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같이 살자'는 말은 단순히 물리적 공존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듣고, 단단히 뿌리 내리며 살아가자는 깊은 윤리적 호소이다.

공현혜 시인의 언어는 차분하지만 단단하며, 절제 속에서 뜨거운 생명력을 발산한다. 시대를 버텨낸 존재들을 위한 헌사이자, 우리 모두에게 "뿌리 같은 우리"로 살아가자는 아름답고 절실한 요청이다. - 장건섭 시인

■ 공현혜 시인
1966년 경남 통영 출생. 2009년 <현대시문학>, 2010년 <서정문학> 詩 부문 등단.
(사)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서정문학연구위원, (사)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사)한글문인협회 회원.
경북문협·통영문협·경주문협·한국불교아동문학회·경남아동문학회 회원.
한국서정문학대상, 경북작가상, 에스프리문학상, 시와창작 특별문학상 수상.
시집 '세상읽어주기', '애벌레의 꿈', '폭풍 속으로' 外 공저 시집 다수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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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인총연합회 제6대 회장에 노수승 시인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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