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0.8℃
  • 맑음강릉 13.8℃
  • 구름많음서울 10.0℃
  • 구름많음대전 10.2℃
  • 맑음대구 12.7℃
  • 구름많음울산 13.1℃
  • 구름많음광주 10.8℃
  • 맑음부산 17.6℃
  • 맑음고창 9.6℃
  • 맑음제주 12.4℃
  • 흐림강화 8.8℃
  • 구름많음보은 9.0℃
  • 맑음금산 10.9℃
  • 구름많음강진군 10.4℃
  • 맑음경주시 13.7℃
  • 구름많음거제 13.2℃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붓글씨와 초밥

"조선의 붓끝과 도쿄의 칼끝, 노력은 시대를 넘어선다"
"한석봉의 글씨와 문경환의 초밥, 장인정신의 공통 분모"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연습에서 길러진다. 조선의 한석봉과 현대의 초밥 장인 문경환 셰프, 두 사람의 무대는 시대와 분야는 달랐으나 ‘노력’이라는 본질 앞에서는 다르지 않았다.

한석봉은 촛불 없이 글씨를 연습했다. 천 년이 지난 오늘날, 일본 도쿄에서 문경환(논산 출신, 2025년 9월 17일 tvN '유 퀴즈' 출연) 셰프는 천여 마리의 바닷장어를 연습용으로 사용해 초밥을 만들었다. 시대와 도구는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피나는 반복 속에서 장인정신을 세워갔다.

한석봉의 전설은 흔히 어머니와의 일화에서 시작된다. 서당에서 돌아온 석봉에게 어머니는 촛불을 끄고 붓글씨를 쓰게 했고, 자신은 떡을 썰었다. 아들의 글씨는 엉망이었고, 어머니가 썬 떡은 정갈했다. 어머니는 아들을 오밤중에 선생에게 보내며 일깨웠다. 석봉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날 이후 조선 최고의 서예가가 되기까지 수만 번의 붓놀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문경환 셰프의 시작은 한 권의 만화책이었다. <미스터 초밥왕> 속 주인공 쇼타에 매료된 그는 초밥이라는 단어 하나에 인생을 걸었다. 도쿄의 식당이 조선의 서재가 되어간 여정이었다.

전 재산 100만 원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월세 50만 원짜리 방에 살며 설거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했다. 귀국을 결심하던 마지막 날, 그는 통장 잔고 30만 원으로 초밥을 먹으러 갔고, 그 자리에서 운명을 만났다. 일본 셰프가 그의 열정에 감동해 사장에게 소개했고, 그는 도쿄 최고의 초밥집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석봉은 어둠 속에서도 붓을 잡았다. 글자의 결을 손끝으로 느끼며 수천, 수만 번의 연습 끝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역사에 새겼다. 중국 사신들까지 그의 글씨를 탐했고, 군수직에 오르기도 했다. 문 셰프 역시 생선이 없어 신문지를 오려 초밥 연습을 했다. 초밥 한 점에 담긴 온도와 수분, 식감, 정성이 완벽해질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어깨에 석회가 낄 정도로 무리했고, 수술을 감수하면서도 칼을 놓지 않았다.

조선에서 석봉이 글씨로 이름을 떨치기까지 수십 년의 연습이 필요했듯, 문 셰프도 도쿄에서 첫 초밥을 쥐기까지 5년이 걸렸다. 이후 9년째에 자신의 가게를 열었고, 이듬해 미슐랭 별 하나를 받았다. 외국인 최초로 5년 연속 별을 받은 셰프가 된 것이다.

석봉에게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문 셰프에게는 만화 속 쇼타가 있었다. 문 셰프는 지금도 '쇼타'라는 이름을 예명처럼 쓰며 초심을 잊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시대와 언어, 문화를 초월해 '진심'을 전달했다. 석봉은 백성을 감동하게 했고, 문 셰프는 미슐랭을 감동하게 했다. 누군가는 그들을 천재라 부르겠지만,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그냥 매일 했을 뿐이다."

촛불 없는 밤
붓 하나로 별을 그린 석봉
장어 천 마리
칼끝으로 꿈을 빚은 경환
부유하지 않아도
배고파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매일, 매일
지루할 만큼 같은 연습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별을 길렀다
사람들은 말하겠지
"천재였다"고
그러나 그들은 말하리라
"나는 그냥 매일 했을 뿐이다."
우리가 선 그 자리,
그곳이 바로/우리의 무대다

- 최창일 시인의 시 '무대' 전문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김성달 연작소설 <미결인간> 출간… '미결'이라는 존재론적 상태에 대한 문학적 탐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소설가 김성달의 연작소설 <미결인간>이 도서출판 도화에서 출간됐다. 중편 1편과 단편 6편으로 구성된 이 연작소설은 구치소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미결수들의 삶과 내면을 밀도 있게 포착하며, 단순한 범죄 서사를 넘어 인간 존재와 존엄,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이라는 실존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미결수'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미결'은 단순한 법적 상태를 넘어선 하나의 존재론적 상태로 확장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죄와 무죄의 경계에서 불안과 고립 속에 머물러 있으며, 그 시간은 흐르지 않는 시간, 즉 정지된 시간으로 형상화된다. 작가는 이 정지된 시간을 통해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붕괴시키며, 또 어떻게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연작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미결인간 K>는 구치소에서 선고를 기다리는 한 공학도의 이야기다. 그는 양아버지가 운영하던 시설에서 감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고, 1년 4개월의 미결수 생활 끝에 선고 공판을 받게 된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지금 보성은 멈춰 있다"…임영수 보성군수 예비후보, 개소식서 '판갈이' 선언 (보성=미래일보) 이중래 기자 = "지금의 보성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임영수 더불어민주당 보성군수 예비후보가 2일 보성읍 중앙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보성 판갈이’를 공식 선언하며 강도 높은 변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개소식에는 지역 주민과 당원들이 대거 참석해 세 결집에 나섰으며, 지역 주요 인사들도 함께해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36년 행정 경험을 지닌 윤영주 전 진도부군수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임 예비후보의 24년 행정·정치 경험과 결합된 ‘60년 실전형 선대위’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금주, 정준호, 민형배 의원과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영상 축사도 이어졌다. 박찬대 전 원내대표는 "지금 보성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군민이 주인이 되는 보성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예비후보는 현 군정에 대해 직설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보성은 더 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기회는 있었지만 결과는 부족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예비후보는 이어 "24년간 군정과 도정을 경험하며 예산과 행정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