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와 더불어민주당 박정․윤후덕․이용득 의원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경기도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안녕? DMZ고라니야, 잘있니?’를 주제로 '경기도 DMZ 야생동물 건강성 진단 토론회'를 열었다.
이용득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한반도 생태복원을 위한 남북한 공동대응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그동안 방치됐던 DMZ 생태계를 심도있게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은 한반도 생태계 복원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논의되고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부처의 적극적 노력이 남북 공동조사로 이어진다면 한반도 생태계는 머지않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 의원도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DMZ 생태계는 그동안 방치돼 왔고, 앞으로도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한다면 수많은 야생동물이 멸종하게 될 지도 모른다"며 "이 때문에 DMZ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에 대한 건강성 진단은 아주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이곳 생태계의 통계를 예측하고 작성하는 데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남북협력을 통해 이를 잘 보존하고 관리할 방안까지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차진열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장의 ‘DMZ내 야생동물현황 및 자연생태조사 계획’의 주제 발표를 시작으로 이항 서울대교수가 좌장으로 한 패널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패널토론에는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 정책관, 한상현 국립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박사,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 소장, 민경선 경기도의원, 윤정식 경기도 DMZ 정책과장, 최경열 자연다큐제작 전문가 등이 토론자로 나서 DMZ 야생동물 보호 및 DMZ 생태통로 조성 등 남북교류 확대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분단 이후 최초로 DMZ 내 군사분계선까지 접근해 고라니와 산양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최경열 자연다큐전문가의 영상도 일부 공개됐다.
토론자로 나선 정종선 자연보전정책관은 "DMZ 생태계 보전은 한반도 생물당양성 증진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연해주 등 러시아, 중국 접경지역까지 야생생물이 연결되는 동북아 생태축 복원의 시발점일 수 있다"면서 "DMZ를 남북 공동자산으로 보전하고 나아가 세계평화의 상징적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상현 박사는 "DMZ에서 서식하는 생물종 중에서 2018년 환경부에서 선정한 우선북원종(25종)에 해당하는 반달가슴곰, 산양, 사향노루 등을 포함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01종이 서식하고 있다"면서 "DMZ 동부지역의 반달가슴곰, 동부-중부지역의 산양 개체군들은 서식지 내에서의 보전전략 마련과 더불어 복원중인 개체군과의 유전자풀 교류를 통한 유전적 다양성 상호증진, 생태측 연결 등 현재 진행 중인 종복원사업의 연계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1974년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DMZ 내 고라니 수는 발표 당시 6마리에 불과했지만, 평균수명(12년) 등을 고려할 때 6대에 걸친 번식이 진행돼 현재는 수백여마리의 고리니가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DMZ 내에는 동부산악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산양도 수백여마리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DMZ 내로 고라니와 산양의 이동이 한정되면서 이들 두 생물종이 근친교배 번식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근친교배 번식이 이뤄질 경우, 유전적 다양성이 퇴화되고 다양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감소하는 등 유전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다수 유전과학자 및 환경· 생태전문가 등은 DMZ 내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생태 통로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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