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신문은 현재는 '즈엉토이(Duong Thoi)'로 신문사 명이 변경되었다.
전 호찌민시작가협회 부회장, 전 베트남작가협회 시부문 위원회 위원장(2015~2020), 현재는 베트남작가협회 집행위원이며, 베트남작가협회 공식 사이트(Vann.vn)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

출판된 작품으로는 <사랑의 조각상>(시 1995), <블랙박스 폭풍 경고>(시 2002), <습관에 대한 의문>(시 2012, 재판 2015), <전설의 바람의 계단>,(장시 2016, 재판 2020), <베트남 장군 인터뷰>(1997-2000년 3권, 4회 재판), <사이공 사람들과의 인터뷰>(1998-1999년 2회), <하노이 주민들과의 인터뷰>(1999-2000년 2권, 2회 재판), <네, 선생님!>(2000-2002년 2권, 2회 재판), <사이공, 좋은 새들의 땅>(캐릭터 회고록, 1권-2016, 2회 재판; 2권-2018, 1회 재판), <사이공, 에너지가 모이는 성지>(2017년 인물 회고록, 2018년 1회 재판), <사이공은 피부부터 살까지 달콤하다>(2018년 에세이) 등이 있다.
수상으로는 1998년 Science & Life 신문에 '시인들이 사업을 할 때'라는 기사로 에세이 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으며, 2003-2004년에 '전설의 바람 계단'이라는 시로 육군문학 잡지에서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베트남작가협회, 베트남음악가협회, VietNamNet 신문이 2011-2012년에 공동으로 주최한 베트남의 바다에 대한 주제의 ‘시와 음악 경연대회’에서 두 편의 시 '바람이 많고 물결치는 집에 있는 태양', '바람이 나라를 조화시킨다'가 3등 수상했다.
또 2012년 시집 <습관에 대한 의문>으로 호치민시작가협회상 수상, 2012년 시집 <습관에 대한 의문>으로 베트남작가협회상 수상, 서사시 ‘전설의 바람 계단’으로 제2회 호치민시 5년 문학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꽃과 풀에도 영혼이 있다(Flowers and grasses also have souls)
- 판 호앙(Phan Hoàng) 시인
사람들이 웃을 때,
꽃과 풀도 환하게 웃는다.
사람들이 슬퍼할 때,
꽃과 풀도 가만히 눈물을 흘린다.
길 떠나는 나그네의 발길이
아직 사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이미 꽃과 풀은 발아래서 흐느낀다.
비틀리는 푸른 가지들,
피를 흘리며 몸부림친다.
그들은 축복을 품고 돌아오는 걸까,
아니면 불운을 안고 떠나는 걸까.
■ 해설과 감상
이 시는 인간과 자연의 깊은 감정적 교감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사람의 기쁨과 슬픔이 꽃과 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시적 상상력은, 인간 존재가 자연과 분리되지 않고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특히 여행자의 발걸음과 꽃과 풀의 아픔을 연결한 이미지는, 떠남과 상실의 순간에 자연도 함께 아파한다는 존재적 연대를 드러낸다.
여기서 꽃과 풀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의 거울이자, 생명의 신비를 함께 나누는 동반자이다.
"축복인가, 불운인가"를 묻는 마지막 구절은 인생의 여정을 향한 시인의 근원적인 물음을 남기고 있다.
이 시를 읽고 나면, 길가의 작은 풀 한 포기마저도 가벼이 볼 수 없으며, 모든 존재는 감정의 진동을 함께 나눈다는 아름답고도 슬픈 연대의식을 느끼게 한다.
충족 평야 위를 나는 신앙(Soaring in the alluvial faith)
- 판 호앙(Phan Hoàng) 시인
비행기의 날개가
구름 속에서 기울고,
한없이 펼쳐진 하늘에
손짓하듯 흔들린다.
둥실 떠도는 구름,
부드럽게 흘러가고,
충적 평야와 하늘은
희망의 씨앗을 키운다.
믿음의 날개를 펴고
드높이 솟아오른다.
■ 해설과 감상
이 시는 믿음과 희망을 주제로 하고 있다.
구름 위를 떠도는 비행기의 날개, 손짓하는 하늘, 부드럽게 흐르는 구름과 평야, 이 모든 이미지는 부드러우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충적 평야는 매년 범람하는 강물이 남긴 비옥한 땅처럼, 고난 속에서도 생명을 키워내는 자리이다. 믿음 역시 마찬가지로, 흔들리고 부서지는 순간 속에서도 다시 솟아오르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삶이 힘들 때, 이 시를 떠올리면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믿음’은 단순한 신념이 아니라, 자연처럼 끊임없이 흐르고 다시 피어나는 생명의 본질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한밤중, 이별의 메아리(Midnight echoes of parting)
- 판 호앙(Phan Hoàng) 시인
어쩌면 그것은
길 잃은 승려의 외마디 소리,
혹은 깊은 진리를 설파하는
위대한 스승의 목소리.
또는,
얕은 들과 깊은 들을 건너며
헤엄치는 고니 떼의 울음일지도 모른다.
모든 짐을 이고,
산을 넘어,
바다로 향하는 고단한 발걸음들.
아니면,
덧없는 이 생을 묻는
깨어난 나의 영혼의 노래일지도 모른다.
■ 해설과 감상
이 시는 영혼의 고독과 삶의 덧없음을 깊이 탐색하고 있다.
길 잃은 승려, 위대한 스승, 고니 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의 깨어난 영혼’ 등 다양한 목소리들은 모두 삶의 고통과 진실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상징하고 있다.
‘산을 넘고 바다로 나아가는’ 이미지는 끊임없는 고난과 그것을 넘어서는 영적 순례를 의미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은, 모든 외부의 소리가 사실은 내 안에서 울리는 것임을 깨닫게 하고 있다.
삶의 덧없음(fleeting dream)을 깨닫는 순간, 진정한 '깨어남'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면 깊은 밤 홀로 깨어, 인생을 묻고 싶어진다. 삶의 고단함을 넘어서는 것은 외부의 구원이 아니라, 내 안의 영혼을 깨우는 일이라는 통찰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판 호앙 시인의 시는 인간과 자연의 연대, 고난 속에서도 솟아오르는 믿음, 삶과 죽음, 깨어남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낸다.
겉으로는 단순하고 서정적이지만, 읽을수록 존재론적 깊이와 영혼의 울림이 느껴지는 시들이다. 그의 언어는 소박하지만, 그 속에는 고요한 강처럼 깊은 울음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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