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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공현혜 시인의 '감자'

타인에 대한 포용과 공감이 누락된 공동체란 어떤 의미인지 자문하게 만드는 詩

감자

- 공현혜 시인

80원에 팔려간 복녀(1
점순(2가 한 동네 살았다면 잘 살았을까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이
신경숙의 동네에 살았다면 의지가지 되었을까
아니, 그 반대였다면 사는 게 사는 것이었을까
문명의 옷을 입고 문화를 먹고 사는 동네
높고 낮은 것이 지붕뿐이라면 좋을 텐데
평등 하다는 빗줄기마저 닿지 않는 창(窓)과
빗방울 올려다보는 창(窓) 아래
감자에 싹 튼다 감자에 싹이 난다
푸른빛이 돌면 버려지는 감자를
싹을 파내고 먹는 그늘에서 삶이 익는다
하루치의 목 막힘과 귀 막힘 사이에서
통장의 잔고는 닳은 신발과 배고픔 낳아도
생긴 대로 익혀진 감자 한 입의 눈물로
복녀처럼 팔지도 못해 아이들 태어나지 않는 세상이다.
………………………………………………………………
1) 김동인의 '감자' 중
2) 김유정의 '동백꽃' 중

■ 시작노트
감자에 푸른빛이 난다고 상자 째 버리는 젊은 여인을 만났다. 같은 동네 새 집 짓고 들어온 이방인이지만 동네 원주민들은 그녀를 부러워했다. 겉으로는 보기 드문 이층집인데 집 안은 복층이라서 거실 천정이 우리 집 지붕 보다 높다고 했다. 비가 와도 장마 태풍이 와도 외제차의 방문과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는 집이었다. 소문으로는 아이들을 싫어해서 몇 안 되는 동네 꾸러기들 집 앞에 보이면 쫒아내던 젊은 부부는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했다.

집과 집 사이에는 아이들, 우는 소리, 혼나는 소리 싸우는 소리 같은 소리들이 살아야 살맛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 공현혜 시인
1966년 경남 통영 출생. 2009년 <현대시문학>, 2010년 <서정문학> 詩 부문 등단.
(사)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서정문학연구위원, (사)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경북문협·통영문협·경주문협·한국불교아동문학회·경남아동문학회 회원.
한국서정문학대상, 경북작가상, 에스프리문학상, 시와창작 특별문학상 수상.
시집 '세상읽어주기', '애벌레의 꿈', '폭풍 속으로' 外 공저 시집 다수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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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영혼을 깨우는 묵향의 잔치… 단테문인협회 '제2회 국내문학상 출판기념회' 및 '제1회 단테문학 작가상' 시상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을의 문턱, 시와 사람의 향기가 한자리에 모였다. 단테문인협회(이사장 오선 이민숙)는 지난 11월 2일 서울 YMCA 인근 문화공간온에서 '제2회 국내문학상 수상작품집' 출판기념회와 '제1회 단테문학 작가상' 시상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인과 문학인 60여 명이 참석해 시와 영혼으로 엮은 가을의 잔치를 함께했다. 이날 김호운 (사)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축사에서 "문학은 쓸모를 초월해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며 "어머니의 동화책에서 떡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묻던 그 시절, 문학은 우리에게 눈물을 가르쳤고 자유를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문학이 시대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밝히는 등불임을 상기시켰다. 오선 이민숙 단테문인협회 이사장은 "묵향으로 빚어낸 작가들의 시와 수필은 애잔한 인생의 연민에서 건져 올린 문학의 진주"라며 "오늘 이 자리는 K-문학의 새로운 빛을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라고 전했다. 이종태 서울시의원도 "단테문인협회는 발족 초기부터 지역 문단을 넘어 행동하는 작가들의 연대로 자리 잡았다"며 "천만 시민을 대표해 문학의 가치와 감동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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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송호·지학장학재단, '제39회 송호장학금' 및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국내 굴지의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 송호지학장학회관 지학홀에서 오는 10월 28일(화) 오후 2시, '제39회 송호장학금'과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이 열린다. 이번 수여식은 재단법인 송호·지학장학재단(이사장 정희준)이 주최하는 연례 장학행사로, 올해는 총 35명에게 1억 1천8백만 원의 장학금 및 연구비가 전달된다. 화성에서 피어난 39년의 교육 나무 '송호·지학장학재단'은 고(故) 정영덕 선생이 1985년 고향 화성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한 '송호장학회'를 모태로 한다. '송호(松湖)'는 선친의 아호로, 선친의 뜻을 이은 장남 정희준 이사장이 2009년 재단법인으로 확대 개편하여 현재의 송호·지학장학재단으로 이어오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송호장학금'은 화성 시내 고교 재학생 중 학업 성적이 우수하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지원해 왔으며, 올해 역시 화성 남양고등학교 재학생 10명에게 총 1천만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2010년부터 시행된 '지학장학금'은 이공계 대학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장학 제도로, 실질적 연구성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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