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3 (화)

  • 구름많음동두천 13.5℃
  • 맑음강릉 15.4℃
  • 구름많음서울 13.3℃
  • 맑음대전 15.6℃
  • 맑음대구 17.0℃
  • 맑음울산 16.9℃
  • 맑음광주 16.3℃
  • 구름조금부산 16.5℃
  • 맑음고창 16.4℃
  • 맑음제주 17.4℃
  • 맑음강화 12.3℃
  • 맑음보은 15.0℃
  • 맑음금산 15.0℃
  • 맑음강진군 16.2℃
  • 맑음경주시 17.0℃
  • 구름많음거제 14.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자(子)'를 붙여준 조선 유일 대학자 우암 송시열

정조대왕, "송자를 빼놓고는 조선의 정치와 철학사상을 논할 수 없다" 평가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호랑이 봉초 담배 말아 피던 시절이다. 거슬러 올라 1966년부 전화번호부 책이 발간되었다. 대기업, 중소기업의 홍보창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책을 펼치며 가장 많은 이름을 헤며 놀던 시절도 있었다. 한가하기 짝이 없는 해찰이다.

전화번호부에는 '자(子)' 자로 끝나는 이름이 많았다. 미자, 춘자, 금자, 해자 같은 이름이다. ‘자’자 끝 이름을 흔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자’ 자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다.

중국 역사에 '자(子)' 자를 붙이면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 일컫는다. 노자, 공자, 맹자, 순자와 같은 학자에게 붙여주었던 경우다. 우리나라에도 ‘자’ 자를 붙여준 딱 한 분의 학자가 있다. 바로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 1607~1689)이다.

이 칭호는 송자(宋子) 말고는 우리 역사에 두 번 다시 없다. 송시열은 17세기 사람이다. 키가 1m 90cm로 기골이 장대했다. 송자에게는 우리 역사에 길이 남는 기록이 한두 개가 아니다. 기네스북이 없던 시절, 세계공식 기록은 없다. 조선왕조실록이 말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한 사람의 이름이 3000번 이상 거듭 기록은 오직 우암뿐이다.

그뿐이 아니다. 당시 평균 수명이 50세인 시절에 83세까지 장수 하였다. 16대 인조부터 17대 효종, 18대 현종, 19대 숙종 등 무려 네 명의 임금을 섬기는 기록이다. 우암은 구기자차를 즐겼다. 장수비결과 연관 짓기도 한다.

전국의 42개 서원에서 그를 큰 학자로 모시며 섬기는 기록도 송자의 존재 평가를 알 수 있다. 송자의 저서들은 ‘주자대전(朱子大全)’과 같이 '송자대전(宋子大全, 102권의 책)'이라고 명한다. 상상하기 어려운 거대한 학문의 강이다.

역사는 조선 600년사에 송자대전은 큰 업적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송자대전의 편찬은 정조였다. 우암의 저서를 통해 학문의 깊이를 알게 된 정조는 그가 떠난 후 주자와 같은 큰 학자의 반열에 올렸다.

정조는 송자를 빼놓고는 조선의 정치와 철학사상을 논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전제가 따른다. 맹자나 공자에 대해서도 각자의 견해를 가지고 논한다. 그게 학문의 세계다. 앞으로도 계속 잘난체하는 학자들에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송자는 숙종의 눈 밖에 나, 83세에 사약(賜藥)을 받는다. 유배지, 제주에서 한양으로 압송 중이었다. 하지만 사약을 받고 숨을 거두지 않는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한다. 다시 사약이 내려지고 거듭된 사약을 받고야 명을 달리한다. 사약 후에도 숨을 거두지 않는 사건은 하나의 연구과제가 되기도 했다. 특정 한약을 많이 복용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설이 기록에 희미하게 비친다.

송자의 학문적 평가는 17세기를 넘어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대전 광역시장을 역임한 홍선기 시장이 송자를 기리는 공원을 만들었다. 공원은 우암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대전 동구 가양동 ‘남간정사’ 일대 1만 6,000여 평의 대지에 110억 원을 들여 장판각(송자대전 목판보관소, 유형문화재 1호), 전시관, 서원 등 16동 건물을 복원하여 1998년 4월 사적 공원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선비를 이처럼 뚜렷하게 추앙하는 것은 유일하다. 좀 과장하면 17세기부터 송자를 기리는 일들이 21세기까지 이어 온 것도 하나의 기록이다.

우암은 성리학의 양대 산맥인 영남학파와 기호학파(畿湖學派)의 거두며 노론의 지주다. 기호학파는 조선 중기의 학자 이이(李珥)를 조종(操縱, 단체를 자기 뜻대로 부림)으로 하는 학문상의 유파다. 현대에 이르러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와 미국 언어학자 C. S. 퍼스(C. S. Peirce)가 태동시킨 기호에 관한 학문과는 별개로 혼동이 필요하지 않다.

우암이 3살에 글을 깨우치고 7세 때 금강산을 보고 지었다는 시 한 편을 보면, 시문의 앞날이 보인다.

산에는 구름이 온 하늘이 하얀색에/산인지 구름인지 구분할 수 없는데/금강산 구름 걷히니 산만 우뚝 서 있네. 山與雲俱白 雲山不辨容(산여운구백 운산불변용)雲歸山獨立 一萬二千峰(운귀산독립 일만이천봉)

짤막한 한시지만 일곱 살 나이에 일만 이천 봉의 금강산을 명료하게 구사한다. 시는 이미지다. 당시의 한시의 경향은 보이는 것의 멋과 보이지 않는 것의 표현이 주류였다.

송자는 공자가 말한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말은 그를 지배하였다. 학문은 빛나는 영감을 훔치는 것. 송자의 기묘한 지식의 향연은 후학에게 비밀이 아닌 만천하의 ‘송자대전’으로 남았다. 보석 같은 송자의 지식을 알아준 정조 왕도 솔로몬 같은 왕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 i24@daum.net
배너
[아시안컵]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사우디 제압...3일 호주와 8강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극적으로 꺾고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31일 카타르 알 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8강에 올랐다. 0-1로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조규성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춘 후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스코어 4-2로 사우디를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3일 오전 12시 30분 카타르 알 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8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날 사우디를 상대로 깜짝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이 중앙 수비를 맡았다. 대신 조별리그에서 줄곧 선발로 나섰던 조규성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손흥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우디의 강한 압박 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전반 중반 손흥민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26분 김태환이 후방에서 손흥민에게 한 번에 긴 패스를 투입했다. 이를 절묘한 트래핑으로 받아낸 손흥민이 상대 수비 한 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나눔으로 희망을 잇는 사람들’…희망브리지, 특별한 나눔 '희망어스' 캠페인 추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재난 피해 이웃과 재난 위기 가정을 지원하는 신규 기부 캠페인인 '희망어스'를 전개한다고 5일 밝혔다. 희망어스는 나눔으로 '희망을 잇는 사람'을 상징하는 기부 캠페인으로 희망스토어, 희망패밀리, 희망컴퍼니로 구성되어 있다. ▲희망스토어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이 월 약정액 2만 원 이상 ▲희망패밀리는 각 가정에서 월 약정액 3만 원 이상 ▲희망컴퍼니는 소기업 등에서 월 약정액 20만 원 이상을 후원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희망어스 캠페인을 통해 후원한 기부금은 연말정산 시 개인 및 사업자는 소득금액의 30% 범위 내, 법인은 10% 범위 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희망어스 캠페인 사이트 (www.hopeus.kr) 에서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캠페인에 참여하면 나무명패, 후원증서 등 각종 키트도 받을 수 있다. 송필호 희망브리지 회장은 "우리 주변의 재난 피해 이웃을 돕는 희망어스 캠페인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라며 "희망브리지는 기부자의 소중한 뜻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표 "현행 준연동제 유지 결정"...통합형비례정당도 준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4월 총선 비례대표 제도를 현행인 준연동형으로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위성정당 창당에 대응하기 위해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5일 오전 광주를 방문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이와 같이 선거제 개편 입장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준연동제는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한걸음"이라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준연동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위성정당'과 관련해서는,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했지만 여당이 소수정당 보호와 이중등록을 끝내 반대했다"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지만,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여 주시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