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8 (월)

  • 맑음동두천 13.6℃
  • 맑음강릉 9.9℃
  • 맑음서울 15.2℃
  • 맑음대전 13.1℃
  • 맑음대구 17.2℃
  • 맑음울산 15.0℃
  • 맑음광주 12.0℃
  • 맑음부산 18.7℃
  • 맑음고창 9.0℃
  • 맑음제주 13.3℃
  • 맑음강화 13.7℃
  • 맑음보은 11.8℃
  • 맑음금산 12.6℃
  • 맑음강진군 ℃
  • 맑음경주시 15.0℃
  • 맑음거제 16.5℃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천사와 슬픔은 우리 옆집에 산다"

시인이 하는 일은 자화상...모든 예술은 시와 동행의 친구들이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슬픔은 없어지진 않는다. 서랍에 넣어지지도 않는다. 슬픔은 곁에 있다. 어느 시인은 슬픔을 서랍에 15분만 넣어두고 싶다는 표현도 한다. 오래된 골목처럼 익숙한 슬픔은 그 골목을 거닐고 있다.

시인이나 철학자가 슬픔의 생김새나 슬픔의 내면을 위하여 무엇인가 하겠다면 그것은 자만일 것이다. 슬픔에 오랜 공부를 한 학인의 말이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슬픔을 위하여 따라나서는 정도로 보는 것이 겸손일 것이다.

간혹 시를 통하여 슬픔과 고통, 우울증에 서성이는 환자를 치유한다는 직함의 사람도 있다. 명함에는 '시(詩)치유사'라 소개한다. 사실 이 같은 일은 한국 시단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미 외국에서 '시치유'라는 저서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와는 다소 다르다. 심리학을 전공한 시인들이다.

외국에서는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에게 정신치유 의사 자격을 부여한다. 의사와 다름없는 전문적인 정규교육을 받은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다소 과장이거나 터무니없다. 의학적인 교육을 수반하지 않는다. 평생교육원과 같은 곳에서 불분명한 민간자격증을 가진다.

시인이 하는 일은 자화상이다. 시를 쓰면서 내 영혼의 생김새는 이런 거고 '내 삶의 풍경은 이런 거네, 내 뒷모습은 이렇게 생겼구나' 깨달아 가는 것이라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학인은 말을 잇는다.

시는 사랑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랑하는 사람은 늘 곁에 있다. 가장 오래 남아서 누군가와 저항을 같이 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빈번하게 실패를 하여도 옆에서 응원하여 주는 것이 사랑이듯, 시는 그렇다. 공자는 시경의 시편에서 그와 같이 말하려 무진 애를 썼다. 300편이 넘는 시에서 하나같이 곤충과 식물, 동물을 동원하여 말하고 있다.

시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다. 다양한 물감을 가지고 사랑, 평화, 분노, 환멸, 기쁨을 다양하게 그리며 알게 한다. 음악도 그림에 나오는 다양한 물감과 다르지 않다. 음악은 소리의 시다. 누군가와 동행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 동행하여 주는 것이 음악이다. 모든 예술은 시와 동행의 친구들이다.

불행은 어디서 올까? 누군가 건드리고 간 사람들이 있다. 나폴레옹, 칭기즈칸, 히틀러는 불행을 건드리고 간 대표적 인물이다. 마치 벌집을 건드리고 간 것과 같다. 그들은 하나같이 고통받은 사람에 대하여 고민을 하지 않았다. 고통받은 사람을 환대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생각이, 고민이 많으면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시는 인식이 오기 전 뒤척임이다. 그것은 모르는 것들이다. 시는 아는 것을 통해 모르는 마을에 가는 것이다. 아는 것이 전부라면, 아는 것을 말한다면 시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간혹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존재의 가치를 받으면 눈물이 난다. 그 눈물의 구체성은 말하기 어렵다. 바람이 뭔지 말하기는 어렵다. 시인은 그 바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정지용은 '향수'를 통하여 바람을 보여 준 대표적 시인이다.

보여 준다고 다 보여 주는 것도 아니다. 시는 과정이 목표이고 멈추는 곳이 끝나는 지점이다. 삶에서 의미를 놓친다면 무기력하다. 시는 의미를 붙잡고 놓치면 안 되는 것이다. 의미를 놓아 버리면 맥박이 천천히 가거나 갑작스럽게 빨라지는 것이다.

의미를 끝까지 잡지 못하면 상실의 사람이 되듯, 상실의 시가 된다. 파도는 누가 뭐래도 파도의 길이 있다. 세상과 바람이 뒤에서 수군거려도 파도는 어김없이 방파제에 부딪히며 생을 마감한다.

우리의 슬픔도 누군가를 통해 그저 견디는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한 보잘것없는 일이라도 필요하다면 시는 만들어진다. 시는 인간에게 슬픔을 건너, 용기를 만들어 준다. '찬사와 슬픔 들이 우리 옆집에 산다.' 그 천사와 슬픔은 우리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내가 함께 있다는 것을 전해줄 말들을 수첩에 담고 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국민주권개헌행동' 등 시민사회 일각, "내란청산·사회대개혁 위해 6.3대선에 개헌하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최근 내란 사건 재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 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베풀어준 각종 특혜 등이 불공정성 논란을 야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항소심 선고 당시 민주당 대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상고사건을 직권으로 전원합의부에 넘기고 신속심리를 결정하고 진행하는 등 전례 없이 개입했다. 사법부 재판이 파격적일 정도의 이례성 등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진행되자 그 배경과 향후 전망 등에 국민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하여 내란범죄자들에 대한 사법단죄와 정권교체 및 사회대개혁 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하고도 미묘한 정세에서 원래부터 대선 이후 개헌하자는 압도적 다수에 달하는 시민단체들은 물론 동시실시를 주장해 왔던 얼마 안 되는 개헌단체들마저 대부분 내년 2025년 지방자치선거에서 개헌하자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다수 국민과 언론 역시 개헌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인식 아래 대선과 동시에 개헌하자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대선과

정치

더보기
옥재은 서울시의원, 중구 주민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50% 감면 조례 본회의 통과 환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옥재은 서울시의회 의원(주택공간위원회, 중구2, 국민의힘)은 지난 25일(금) 중구 주민에 대한 서울시의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50% 감면 개정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하여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996년 11월 '서울시 혼잡통행료 징수 조례'를 제정하여 남산 1·3호 터널을 통과하는 양방향 차량에 통행료 2,000원을 부과해왔으며, 작년 1월 15일부터는 도심 방향 진입 차량에만 통행료를 징수하고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외곽 방향으로 나가는 차량에 대한 통행료는 걷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옥 의원은 27년 만에 통행료 개선이 이뤄지기는 하였으나 이는 반쪽짜리 개선으로 남산터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일상적인 이동에도 누적되는 통행료 납부에 대해 과중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불가피한 이동에도 내야 하는 통행료는 불합리한 처사라고 지적하며 서울시에 통행권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이에 화답하여 서울시는 중구 거주민 소유 자동차를 대상으로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를 50% 감경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제330회 임시회에 제출하였으며, 2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