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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응웬티투번(Nguyễn Thị Thu Vân) 시인, 한국어 창작 시집 '400Km' 화제

한국에 머물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깊은 성찰의 여정을 48편의 한국어 창작시와 사진에 담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현재 베트남의 하노이에 거주하며 하노이국립외국대학교 한국어·문화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응웬티투번(Nguyễn Thị Thu Vân) 시인의 한국어 창작 시집 '400Km'가 화제다.

지난 2022년 한국에서 한국어로 출간한 시집 '400Km'는 응웬티투번 시인이 한국에 머물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깊은 성찰의 여정을 통해 경험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애절한 이야기를 총 48편의 한국어 창작 시와 함께 직접 찍은 사진을 담고 있다.

제1부 '벚꽃이 흩날릴 무렵에', 제2부 '만추(晩秋)', 제3부 '내 마음속 폭설' 등 제3부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 응웬티투번 시인은 "언젠가 추억 속 열차를 다시 타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흩어진 그리움의 조각들을 찾으러 갈 것이다"라고 했다.

   서울역에서 광안대교까지 400킬로미터라면
   우리 서로 보고 싶은 마음과 그리움도 그렇게 멀까요?
  사랑과 만남
  이별과 그리움
  400킬로미터란 그 거리에서
  흩어져 버린 그리움의 조각들을
  언제 다시 찾으러 갈까요?

  - 표제시 '400Km(킬로미터)' 전문

시인이 처음 우리의 말과 글을 대했을 때 이렇게 시(詩)를 쓸 수 있으리라 짐작이나 했을까. 시인은 낯선 나라의 자음과 모음을 한 자 한 자 익히면서 그것이 구와 절을 지나 의미가 되는 동안 얼마나 고독했을까.

시인은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면 한국의 어디를 가보고 싶을까? 시인이 사랑했던 한국과 우리의 모습을 조심스레 되돌아보는 시집이어서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가슴을 내내 애절하게 하고 있다.

손현숙 문학평론가는 이 책의 시 해설 '아, 예각의 사랑과 성찰 그리고 이방의 나라'에서 "이 시집은 먼 곳에서 먼 곳으로 오는 증상이나 기미, 기척, 진동처럼 멀고도 먼 나라의 어느 시인이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타국의 언어로 써 내려간 시 편들이다"라며 "장 콕토의 '나의 피는 잉크다'를 읊조리며 시인의 이름을 입 속 가득 머금고 한참을 불러보았지만, 그가 여성인지 남성인지조차 구별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이어 "왜냐하면 시 속의 화자는 여린 감성과 독자적인 성찰까지 낙차가 심해서 만만한 예단을 거부하고 있었다"라며 "사랑을 이야기할 때와 자기 내면의 내부 풍경을 묘사할 때는 사뭇 다른 페르소나를 보여주기 때문에 한 사람의 시가 맞는 것인지 시의 내부를 짚어보고 또 짚어보게 했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그렇게 타국의 언어로 대타자와 소타자 그리고 자아까지도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은 내게 경이를 넘어선 이상한 아픔으로 그의 시 편들을 오래 바라보게 했다"라며 "그리고 소설의 장면이 전환되듯이 릴케와 파울첼란과 이미륵이 파노라마 사진처럼 왔다 갔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그러면서 "어릴 적 독일어를 공부하던 친구가 보여주었던 이미륵의 독일어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 그것은 분명히 우리의 압록강인데 나의 모어(母語)가 아닌 독일어로 유려하게 써 내려간 소설의 장면들. 나는 책장을 넘기면서 왜 혼자 몰래, 가슴이 무너지게 아팠던 걸까. 그것은 생래적인 감성과 상상력으로 작가가 겪었을 언어에 대한 이질감과 문화차이에 대한 고통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물론 여기 응웬티투번 시인의 시 편들은 그때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려하게 외국어를 구사하면서, 그것도 의미 구현이 만만찮은 시의 장르에 도전하는 모습은 참으로 근사하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더 놀라운 일은 시인은 외국인의 독특한 시선을 앞장세우기보다는 인간 보편적인 감성에 집중한다"라며 "외국인의 시선임에도 불구하고,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내국인이 내부적으로 느끼는 감정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계속해서 "그것은 그가 그만큼 이 나라의 정서에 지적이면서도 진실하게 다가왔다는 결론 이기도 하다“라며 ”그리고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왜, 여기 이 나라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어느 날은 분당의 서현역에서 또 어느 날은 사당역에서, 종로3가에서 또 등대가 깜빡이는 바닷가에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나는 그가 여기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지 아닌지조차도 모른다. 마치 아라비안라이트의 미리 하는 사랑처럼 그의 글을 읽으면서 미리 그를 알고 사랑하게 된 것은 아닐까. 이제 나는 그의 시를 읽어나가면서 그가 외국인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제거하기로 한다. 그만큼 그의 한국어 구사 능력은 손색이 없다. 시인이 시인의 시를 부드럽게 읽어주는 독법, 그것을 나는 지금부터 수행할 것이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표제시 '400Km(킬로미터)'에 대해서는 "세상의 모든 예술가는 자신이 겪어내지 못한 것은 절대로 예술로 재현할 수 없다"라며 "위의 시에서도 화자는 사랑을 거리로 치환한다. 이국의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화자는 남한 국토의 최종 단거리를 마음의 거리로 환산한 것이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이어 "저 거리를 자동차로 운전하면 5시간이고, 걸어서는 족히 20일은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이다. 그런데 왜 화자가 느끼는 사랑의 심적 거리는 이렇게 멀고도 또 먼 것일까. 시인이 발화하는 '사랑과 만남/ 이별과 그리움'은 사랑하면 이별이고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사랑의 속성임을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라며 "그런데 사랑은 참으로 이상한 게임이어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기다리는,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반드시 지는 게임처럼 보인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용자가 사랑을 얻는다는 말도 있다. 위의 시를 가만히 뒤집어서 읽어보면 마지막 행에서 드러내는 '언제 다시 찾으러 갈까요?'라는 언사는 '내 마음이 그대로인 상황이라면 당신은 언제든 내 것이다'를 선언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했다.

손 평론가는 그러면서 "그렇다면 사랑은 정말로 더 많이 기다리는 사람이,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반드시 지는 게임일까? 시인은 그런 모든 일설을 간단하게 깨뜨린다"라며 "시인은 반어법과 역설을 모두 동원하여 '우리 서로 보고 싶은 마음과 그리움도/ 그렇게 멀까요?"라는 질문은 대답을 기다리는 질문이 아니다, '그것은 제아무리 400킬로 일지라도 내 사랑이 굳건하다면 거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뒤집어서 읽게 하는 힘이 있다"라고 평했다.

베트남의 마이 반 펀(Mai Văn Phấn) 시인은 "본 시집에서 400킬로미터는 응웬티투번 시인의 시적 공간으로 이끌어 주는 또 다른 문(門)과 통로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단순한 물리적 거리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즉 이 공간은 한 베트남 시인의 자애심 깊고 다감하며 예민한 마음에서 굴절되어 반짝반짝거린다"라고 말했다.

마이 반 펀 시인은 이어 "독자들은 이 시집에 등장하는 한국과 한국인이 만들어 내는 미묘한 아름다움 앞에서 깜짝 놀랄 것"이라며 "응웬티투번 시인의 시는 숨결처럼 자연스럽고 친밀하면서 목소리처럼 우아하고 다정한 시적 표현이 가득하다"라고 강조했다.

마이 반 펀 시인은 그러면서 "이 시집에 실린 시 편들을 읽다 보면 시인이 제2 고향으로 사랑하고 인연을 맺는 한국의 거리를 시인의 발걸음으로 거닐며 매력이 넘치는 꽃들을 음미하는 모습이 상상된다"라고 덧붙였다.

마이 반 펀 시인은 현재 베트남의 하이퐁(Hai Phong) 시에서 거주하며 하이퐁작가협회 회원, 베트남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 시집 16권과 비평집 1권이 있다. 그의 작품은 4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또한 2010년 한·아세안시인문학축전(Korea-ASEAN Literature Festival), 2019년 서울국제작가축제(Seoul International Writers)에 참가했다.

■ 베트남 응웬티투번(Nguyễn Thị Thu Vân) 시인

- 한국학 학사, 인류학 석∙박사
- 현재 하노이국립외국대학교 한국어∙문화학부 소재 교수(통∙번역 전공의 담당교수)
- 베트남작가협회 및 하노이작가협회 회원
-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특히 한국문학과 시가(詩歌)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베트남에서 독자들에게 열렬히 환영받고 사랑받는 많은 한국문학 작품들의 유명한 번역작가이다.
- 한국문학 번역작가로 활동하면서도 가족과 젠더, 사회정책, 디아스포라와 이주 등 다양 한 주제를 포함하는 연구분야에서 유력한 연구자이다.
- 인종연구 학술지, 가족과 젠더연구 학술지, 동북아연구 학술지 등 여러 학술지와 베트남, 한국, 호주, 프랑스 등 국내외 국제학회에  가족과 젠더, 한국학, 번역학 분야에 대한 학술적 가치가 높은 연구를 발표하였다.

저서로  '현재 사회에서 미혼모의 사회적 지위'(한국과 베트남 비교 연구, 인류학적 접근) (모노그랩, 베트남어 판, 사회과학출판사, 2016), 'Social Status of Single Mothers in Contemporary Societies'(Comparative study of South Korea and Vietnam) (Monograph, English Version, Social Sciences Publishing House, 2019), 'Ngân đôi'('함께 울리는 종소리') (시집,  문인회 출판사, 2020)가 있으며, ▲번역서로 'Cô gà mái xổng chuồng'('마당을 나온 암탉', 저자 황선미, 문인회 출판사, 2013), 'Ở đâu đó có điện thoại gọi tôi'(어디선가 나 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저자 신경숙, 문인회 출판사, 2014), 'Bố con cá gai'(가시고기', 저자 조창인, 문인회 출판사, 2017), 'Sự lý thú của Hàn Quốc học'('한국학의 즐 거움', 저자 주영하 외, 문인회 출판사, 2017), 'Thác mặt trời'('태양의 폭포', 시집, 저자 고형렬, 문인회 출판사, 2019) 등이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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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시인, 첫 시집 출간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장수현 시인이 2004년 첫 시집 <새벽달은 별을 품고> 출간 이후 딱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를 계간문예시인선 205로 출간했다. 김경수 시인(문학평론가)은 이와 관련해서 "2~3년 간격으로 작품집을 출간하는 어느 작가보다도 나름대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를 통해 그리움과 회한의 세월을 접고 삶의 세계를 재발견함으로써 자기구원 즉, 새로운 생의 마지막 정열을 불태울 것을 찾고자 함이다"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그래서 그는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봉사와 사회적으로 부족한 분야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 시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라며 "요즘도 그는 매주 주말이면 지인들과 등산을 즐기는 마니아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을 통해 바른 정신과 아름다운 마음을 유지하며 반듯하게 살아온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장수현 시인은 이 책 '시인의 말'을 빌려 "아내가 말했다. 제발 좀 정리하고 버리라며 요즘 누가 책을 읽느냐고"라며 "꽁꽁 묶인 빨랫줄에는 빨래 대신 세탁 못 한 언어와 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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