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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함동선 시인의 '어머니의 달'

감상 평/정신재(시인·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어머니의 달
- 함동선 시인(1930- )

보름마다
어머니의 가벼운 몸무게로
강물에 떠오른 달을 두 손으로 든다
흰 머리카락 사이로
고향 떠날 때 어머니 나이가 된
내 새치를 확인한다
오늘은 어머니보다 먼저
달맞이꽃이 핀 간선 둑이
어릴 적 그대로 걸어온다
다 바랜 부적 주머니를 사타구니에서 꺼내자
너 그걸 아직 가졌구나
하시는 말씀에 눈물을 닦으려 하자
달은 동구 밖 질경이꽃으로 조르르 흘러가
이슬이 된다

■ 감상 평

함동선 시인은 강화도에서 빤히 바라보이는 황해도 연백이 고향이다. 전쟁 때 그는 단 몇 개월 버틸 식량만 몸에 지니고 고향 사람들과 강화도로 피난 왔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머니와의 생이별이 되고 말았다. 그는 전후(戰後)에 한 많은 미아리 고개에서 학업을 마치고 시인이 된 후 69년 동안 틈만 나면 강화도 최북단으로 달려가 고향 땅을 바라보며 가슴으로 어머니를 수없이 불렀다.

이제 그의 그리움은 '달'까지도 알 지경이 되었다. 달은 고향 땅의 사정을 훤히 알지만, 그는 잘 모른다. 그래서 시인은 달이 되어 어머니와 대화를 해 본다.

'너 그걸 아직 가졌구나". 네, 그래요. 어머니가 주신 부적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그리움의 눈물은 '질경이꽃'으로 흘러간다.

이 땅에는 수많은 이산가족이 있다. 그들 중 거의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다. 이제 아직 생존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 노인이 되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회장은 생전에 고향땅을 밟고 친척들을 만났었다. 공중에 나는 새도, 바다 속 명태도 남북을 자유로이 오가는데, 아직도 한반도에는 이산가족의 여행을 막는 경계가 있다.

남북 이산가족들이 고향 땅을 자유로이 밟고 친척들을 자유로이 만날 기회를 주기를 대통령에게 청원한다. 그들이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소원 한 번 들어 주기를 간구한다.

- 정신재(시인·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함동선 시인 프로필

1930년 황해도 연백 출생.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중앙대학교 문리대 졸업(학사).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수료(석사).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문학박사). 현대문학(서정주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 역임 및 정년퇴임.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부이사장 역임. (사)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부회장, 회장, 명예회장 역임. 한국시문학회 회원, 회장 역임.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명예교수.

현대시인상, 중앙문학상 특별상, 펜문학상, 국민훈장 석류장, 예술문화상(한국예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학분야), 서울시 문화상, 청마문학상 수상 외 다수.

시집 「우후개화」, 「꽃이 있던 자리」, 「안행」, 「눈감으면 보이는 어머니」, 「함동선 시선」, 「식민지」, 「마지막 본 얼굴」, 「산에 홀로 오르는 것은」 외 다수.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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