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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정치, '비긴어게인'처럼 할 수 없을까"

영어나 독일어도 아닌 모국어로 한국의 감성을 마음껏 뽑아내는 장면은 눈시울이 시큰

(서울=미래일보) 최창인 시인 = 가을 첫줄이다. 푸름에는 그 색깔만큼이나 셀 수 없는 감정들이 담겨 있다. 햇살이 웃음을 안고 풋풋한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이 가을, 한국인의 마음은 오대오(5:5), 국론분열이라는 언론 분석이다. 물론 여론조사기관의 통계라는 것을 강조한다.

한 달이 넘게 지속된 조국 법무장관 논란, 연휴동안에도 내내 뜨거웠다. 연일 조국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 속보가 쏟아지고 있다. 언론이 한사람에게 집중 포화를 보낸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뉴스가 식상해서 속절없는 채널만 돌린다.

외국 여행지에서 버스킹(Busking) 하는 음악여행 예능프로그램 '비긴어게인3'이 방영중이다.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이다. 8월에 나간 방송을 재방송하는 것으로 보인다.

C시인은 불과 며칠 전 독일을 다녀왔다. 근 7개월 동안 개최되는 부가정원박람회에 참가했다. 박람회의 정원은 우리 고양시박람회와는 성격이 달랐다. 풀들이 정원으로 들어와 아름다운 꽃밭을 장식하고 있었다. 아주 흔한 닭의장풀, 여뀌, 망초꽃과 같은 풀들이 엄연한 정원 식물로 대접을 받고 있다. 들풀까지도 차별을 두지 않아 통일을 이룬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베를린은 독일 분단 시절 동서로 나뉘고 베를린 장벽이 높았던 곳이다. 사실 그 어떤 영화보다도 더 현실성 없는 영화 같은 일이 수 십 년 동안 벌어졌던 곳이다.

한국 청년들의 버스킹, 대단한 우리 민족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보여준 장면이 화면을 채운다. 우리 민족은 흥을 아는 민족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된다.

조금 엇나가지만 데이터 하나를 살피고 가자. 2018년 박스오피스 기준으로 세계 대형 영화 시장 중 하나로 매출 금액 세계 5위를 가진 문화민족이다. 1인당 평균 연간 극장 관람 횟수는 4.5회로 미국(4.3회)보다도 많은 세계 1위다.

영화관 스크린 개수는 2017년 10월 기준 2,804개. 일본의 3,472개 스크린 대비 600개가 적다. 한국보다 인구가 두 배 넘게 인구가 많은 일본의 인구수를 감안하면 한국이 오히려 많게 느껴지는 통계다. 한국은 스크린 1개당 담당 인구가 1만 명대 후반으로 세계 10대 영화 시장 중 최소 급이다.

그런대도 우리의 영상문화에 대한 인식은 높다. 우리는 1960년대만 하여도 영화를 비롯한 문화적인 면에서 그리 내 새울 만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2000년대에 들어서며 문화적 면에서 독보적인 강국이 되어가고 있다. 구지 말하지 않아도 K팝은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우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한국의 청년들이 보여준 버스킹은 그야 말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영어나 독일어도 아닌 모국어로 한국의 감성을 마음껏 뽑아내는 장면은 눈시울이 시큰 하다. 베를린은 스스로를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라고 불린다. 부자 도시는 아니지만 모든 문화와 예술에 열려 있는 도시다. 조화롭지 않는 것들이 조화를 이룬 도시, 이게 베를린이다.

첫 버스킹 장소로 크로이츠베를(Kreuzberg)를 정한 것도 그 같은 이유를 가졌을 것이란 추측이다. 베를린의 번화한 중심가가 아니라, 이주민들이 터를 내리고 자유분방한 에너지를 발산한 동네다. 길거리는 낙서로 뒤덮이고 허름한 건물들이 빼곡한데, 그 안에 아시아 중동 유럽을 아우르는 모든 문화가 넘치는 곳이다.

베를린을 일컬어 '제2의 뉴욕'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크로이츠베르크의 존재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버스킹을 보는 시선도 다양하다. "비싼 돈 들여 거기 까지 가서 길바닥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뭐냐”고 비판도 한다. 다른 의견도 있다. 베를린 장벽 앞에서 우리의 청년들이 한국식 노래, 낭만에 대하여 “(최백호 작사 작곡)를 부르는 것이 자랑스럽다."

우리의 청년들이 저처럼 아름다운 모습인데 정치권이 만든 5:5 분열이 아쉽다. 우스개로 차라리 5:5 헤어스타일이라면 좋겠다.

한국의 청년뮤지션은 크로이츠베르크를 지나, 오버바움 다리를 바라보며 우리를 진보케 한다. 분단국의 정치권 분열은 우릴 퇴보케 하는 가을 아침이다.

산 넘어 붉은 바람 불러오는데, 푸름 속에 눈물 가득 고이게 한다.

- 최창일(시인·이미지문화학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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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日 자위대 '대동아전쟁' 표현 논란에 "한일 간 필요한 소통 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외교부는 일본 육상자위대가 금기어인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를 공식 SNS 계정에 사용했다가 삭제한 것과 관련해 "한일 간에 필요한 소통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일본 측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는가'에 대한 취지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동아전쟁) 표현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일본 측 스스로 관련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이같이 답했다. 이에 앞서 일본 육상자위대는 이달 5일 X(옛 트위터)에 "32연대 대원이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이오지마에서 개최된 일미 전몰자 합동 위령 추도식에 참가했다"고 썼다. 대동아전쟁은 이른바 '일본제국'이 서구 열강에 맞서 싸웠다는 뜻의 용어로, 식민 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용어이다. 일본 패전 후 미 연합군최고사령부는 공문서에서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금지했고, 지금도 일본에서는 사실상 금기어로 인식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자위대는 사흘 만인 지난 8일 게시글을 삭제했다. 우리나라의 육군본부에 해당하는 자위대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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