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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생각은 일생 몇 번을 접었다 펴는가'

문명의 근원은 자연…문학은 자연의 천고순응이 근본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망초꽃 피는 여름의 중심이다. 방식 뮤지움 정원을 바라보며 선배시인과 차 한 잔을 나눈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잔뼈가 굵어진 해박한 시인선배다.

정원의 나리꽃을 보다가 시골이야기를 나눈다. 지금쯤 시골 산야에는 나리꽃이 지천에 스스로 피고 지는 시간이다. 나리꽃은 비료를 주지 않아도 튼실한 줄기로 자란다. 우아하게 고개를 들고 수평선을 바라본다. 시골 밤, 별들은 살이 찌고 유난히 빛이 난다. 시골문인들은 감성들을 접어두었다 펴보는 것이 부자처럼 보인다 한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접어두었다가 틈나는 시간이 되면 펴볼 수 있는 것이 유일한 인간의 영역임을 말한다. 우리는 접는다는 것에는 사물을 생각한다. 예컨대 한국의 종이돈은 4천 번을 펴고 접으면 수명이 다한다고 한다. 미국의 달러화는 3천 번, 일본의 엔화는 천오백번 펴고 접으면 수명이 다한다는 조폐공사의 데이터다. 한국의 돈이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길다는 과학이다. 지폐도 펴고 접으며 수명을 다한다는 것이다.

반면 생각의 힘은 접었다 펴면 오히려 건강하여 진다고 한다. 접고 펴는데 무한정이다. 생각은 정신이 되고 자주 쓰면 근육이 붙는다. 생각이 많으면 타자를 생각하는 배려도 커진다. 그래서 시골 사람은 맑은 정신의 사람들이다. 여름이면 맑고 소박한 행복이 원두막에 걸려있다. 부채도 선풍기도 필요 없는 원두막에서는 생각이 바람에 실려 온다.

어머님이 만든 된장국 냄새가 문틈으로 새어들고 부엌에서는 한참동안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시골 부엌은 황금 레시피가 천정에 그을림으로 새겨졌다. 가까운 밭에서 나온 자연재료들은 나를 살리는 것들이다. 부엌의 음식을 끓이는 시간은 어머니의 사랑이 끓고 있다. 그 음식에는 할머니의 추억이 담겨있고 문중의 전통도 담겨져 있다.

시골에는 사랑과 이별의 간격도 없나보다. 동내의 골목은 사랑의 바람이 쓸고 지나간다. 저녁이면 유용하게 사용할 추억들을 반딧불이 날개에 달고 날아다닌다.

시간은 어둠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어둠속에서 찾아오는 두엄 냄새가 정겹다. 도심의 저녁은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향연이 넘치고 있을 것이다. 이념의 물결들이 출렁일 것이다.

도시는 찢어진 수만 개, 팍팍함의 길만이 산재하다. 시간을 빌려 쓰고 다시 돌려주어만 하는 각박함이다. 물기 오른 시간은 가로등 불빛 아래로 뛰어내린다. 부지런함은 모두를 지켜보고 불안을 짊어지고 사는 것이 도시다. 파고다공원근처에는 주름진 하루가 일생처럼 앉아 있을 것이다. 창문 떨리는 소리에 눈을 떠서 분주하게 옷을 입고 삶의 거리로 나선다.

불안과 고민의 논리가 거리에서 걷고 있다. 도시는 과한 욕망이 하루를 시작한다. 사람들은 모두가 시대에 대해 불만들이 커져만 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세상의 세력을 넓히는 자본주의에 대해 의문의 눈초리를 들이대며 어딘가 불안한 뒷모습이 보인다. 돈만 있으면 되는 세상이 걷고 있다. 아니꼽고 싫다 생각 하면서도 시대의 추세려니 체념하고 사는 것이 도시의 일상이다.

시골에 사는 사람은 농작물과 대화를 나눈다. 담백한 기억 속에 저장해둔 자연의 발효된 것들이 지배한다.

시골의 모든 것들은 일상의 자연이 가르쳐준다. 인간의 지성은 돈이 아니라 삶이 지혜를 통하여 일구어 간다. 과학의 발전도 시골의 정신이 더 크게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문명의 근원은 자연, 시골 생활이 근본이다. 문학은 자연의 천고순응이 근본이다. 선배 시인의 의미는 결국 자연이 주는 지혜가 문학의 근본임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시골 밤은 수만 번의 생각을 접었다 펴는 것으로 스르르 접으며 잠이 든다.

- 최창일 시인(‘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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