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8 (월)

  • 맑음동두천 6.7℃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0.4℃
  • 맑음대전 9.2℃
  • 구름많음대구 12.2℃
  • 흐림울산 14.4℃
  • 구름많음광주 13.5℃
  • 흐림부산 15.4℃
  • 구름많음고창 10.1℃
  • 제주 14.3℃
  • 맑음강화 6.8℃
  • 맑음보은 5.8℃
  • 구름조금금산 9.5℃
  • 구름많음강진군 14.1℃
  • 구름많음경주시 11.1℃
  • 흐림거제 14.1℃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동백과 목련은 생멸의 미학"

문인들이 선호하는 혹한의 추위를 견디고 피어낸 '동백과 목련'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샤넬의 설립자 코코샤넬(Coco Chanel. 1883~1971)은 장미보다 동백을 좋아 했다. 그는 동백꽃을 꽃 중의 꽃이라 했다.

나폴레옹(Napoleon.1769~1821)은 그의 아내 조세핀(Josephine. 1763~1814)에게 동백꽃을 선물했다. 19세기 서양에서는 튤립처럼 동백이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동백(冬柏)은 혹한에서 꽃망울을 터트린다. 문인들이 혹한의 추위를 견디고 피어낸 동백과 목련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런 뜻이다.

동백꽃의 꿀을 좋아하는 새는 동박새다. 동백이 피는 시간은 곤충이 없다. 동백은 향기도 없다. 동백은 오르지 붉은 색으로 동박새를 초대하여 꿀을 재공하고 수정을 한다. 그래서 조매화(鳥媒花)의 하나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1836년 권문해의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보물 제878호)'에는 선조들이 마셨던 차(茶)들 중 산다화(山茶花)라는 동백꽃차가 등장한다.

추웠던 겨울이지만 그래도 동백은 붉게 노래한다. 경남 통영 장사도에 10만 그루의 동백이 동박새를 초대하여 잔치를 한다. 여수 오동도 동백숲이 빨갛게 물들였다. 전남 강진 백련사 1500그루 동백숲은 터널을 만들어 발길을 뜨겁게 한다. 미당의 시에 나타나는 선운사의 동백도 구성진 육자배기를 부른다.

김유정 문학관에 들리면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은 '생강나무'라고 고쳐서 안내하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이라고 부른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동백을 노래하는 시인들의 펜 끝은 붉다.

"다홍으로 불이 붙는다(정훈 시인), 닫혔던 문 열리며 쏟아낼 기쁨(김승기), 눈 내리면 눈을 뜬다(신술래), 동백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김용택), 선운사 동백을 보고온 사람은 동백꽃 냄새가 난다(김명수), 뜨거운 술에 붉은 독약 타서 마시고(문정희), 선홍빛 요정 너무나 안타까워라(유응교),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최영미), 빛나는 잎새마다 쏟아 놓은 해를 닮은 웃음소리(이해인), 툭하고 떨어지는 붉은 천둥소리(최창일).”

동백꽃은 두 번 핀다. 꽃에서 동박새를 부르고 바닥에서도 여전히 붉게 빛이 난다. 제주도에 피는 동백은 4.3사건의 포스터에 그날의 통곡을 알려준다.

목련(木蓮)은 동백을 시샘하며 뒤를 이어 핀다. 독일의 의학박사 '블라디미르 들라브르'는 목련은 시를 쓴다고 과학으로 증명한다. "목련과 나 사이에 생각과 관념, 그리고 감정까지 오간답니다. 이 나무와 얘기하는 게 내게는 이제 일상생활이 되어 버렸어요"라는 연구를 그의 저서 '장미의 부름'에서 얘기한다.

시인들은 목련을 들어 '비녀를 꼽은 여인, 도끼를 든 여자'의 절개의 여인상을 표현한다. 꽃모양이 연꽃을 닮아서 목련, 향기가 은은하다고 해서 목란(木蘭)으로도 불린다.

목련은 늘 북쪽을 보고 있다. 그래서 북향화(北向花)라 한다. 목련은 2백만 년에서 6천5백만 년 전 백악기의 가장 원시적인 현화식물중 하나다.

뭐니 뭐니 해도 박목월 시인의 '4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아래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노라" 구절은 단연 압도적이다. 아무상관도 없는 베르테르와 목련이 이어진 것은 박목월 시인의 천부적 상상력이다. 매년 피고 지는 목련은 박목월 시인을 떠올리게 한다.

조영식의 '목련화' 가곡, 박목월의 '4월의 노래'를 필적할 작품이 아니거든 목련화에 대한 작품은 만들지 말라고 권한다. 나는 가곡 '목련화에 부는 바람'을 만들고 지금도 후회를 하고 있다. 예술은 늘 으뜸만이 거론하는 세상이다.

목련은 봄의 등불이다. 목련이 하얀 꽃등을 내걸면 봄이 시작 된다.

일송 윤평현 시인은 "새소리 없으면/ 숲속은 얼마나 적막 할까/ 봄은 오는데 꽃이 없으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꽃은 피어나는데 당신이 없으면 홀로 걷는 길은 얼마나 쓸쓸할까"라고 노래한 연유를 알겠다.

동백과 목련은 시를 쓰고 노래한다. 동백과 목련은 생멸(生滅)의 미학이 되어 뛰어가는 노루처럼 우리들의 눈과 가슴으로 달려오고 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국민주권개헌행동' 등 시민사회 일각, "내란청산·사회대개혁 위해 6.3대선에 개헌하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최근 내란 사건 재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 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베풀어준 각종 특혜 등이 불공정성 논란을 야기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항소심 선고 당시 민주당 대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상고사건을 직권으로 전원합의부에 넘기고 신속심리를 결정하고 진행하는 등 전례 없이 개입했다. 사법부 재판이 파격적일 정도의 이례성 등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진행되자 그 배경과 향후 전망 등에 국민적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하여 내란범죄자들에 대한 사법단죄와 정권교체 및 사회대개혁 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하고도 미묘한 정세에서 원래부터 대선 이후 개헌하자는 압도적 다수에 달하는 시민단체들은 물론 동시실시를 주장해 왔던 얼마 안 되는 개헌단체들마저 대부분 내년 2025년 지방자치선거에서 개헌하자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다수 국민과 언론 역시 개헌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인식 아래 대선과 동시에 개헌하자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대선과

정치

더보기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시정질문 봉쇄 규탄 성명 발표…"시의회 국민의힘! 일 좀 합시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성흠제)이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주도한 '시정질문 봉쇄'에 거세게 항의하고, 정당한 의정활동을 방해한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이날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당초 교섭단체 간 합의했던 시정질문(4월 30일~5월 1일)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4월 30일 조기 폐회를 강행하는 내용의 '제330회 임시회 의사일정 및 회기 변경 동의의 건'을 기습 상정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경제 위축, 대형 싱크홀 발생 등 중대한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이를 질의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할 기회마저 차단하고,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지방의회의 책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오세훈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운영이자, 의회를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행태"라고 질타했다. 성흠제 대표의원은 "불법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야기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민생 회복에 전념해야 할 시점에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야당의 입을 막는 국민의힘의 행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서울시의회 역사의 오점"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성명 전문이다. ​​윤석열은 계엄으로, 국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