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시인은 이 책 '시인의 말'을 통해 "추수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여섯 번째 시집을 엮어 낸다"며 "'성탄절에 108배'라는 이름표를 달아 내 놓은 이번 시집이 모든 이의 식탁에서 영적 양식으로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시인은 이어 "천지인(天地人)을 스승 삼아 내안에 해와 물과 아내를 두고 짓은 농사다"라며 "안해(아내)는 나의 그늘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나는 시를 짓고 있다"고 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시는 여행이다. 오늘은 쿠바 코히마르(Cojimar) 해변으로 가서 헤밍웨이를 만나고 있다"며 "아내는 으아리꽃 여자 입가에 미소를 그리고 있고, 나는 청상아리가 청새치를 뜯어 먹고 있는 바다를 쓰고 있다"고 했다.
김 시인은 끝으로 "죽을 고비를 넘나들고 있는 노인이 나의 염통에 밧데리를 꽂아 주고 있다. 내일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지구의 자전축, 23.5도의 괘도를 따라 우주를 여행할 것이다"라며 "해변에 별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영혼의 집을 짓다 보면 허공에 바람난 시비(詩碑) 하나 세우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문학박사 유승우 시인은 "김형식 시인의 시 '성탄절에 108배'는 그의 제6시집의 표제 시로서 오늘은 성탄일/아기 예수님의 탄신을 축하드립니다/나는 불자로서 조석으로 부처님께 예불드리고/108 대참회의 절을 올리고 있습니다/오늘만은 성자 예수님께 108 대참회의 절을 올리겠습니다'라는 첫 연으로 시작하여, 무려 124행 8연의 장시"라며 "이 작품은 이른바 성불을 꿈꾸며 20여 년 간 입산수도하고 있는 불자시인 김형식이 종교인에게 던지는 화두이며 하늘 끝까지 쌓아 올려놓은 종교 간의 벽을 허물어 내자는 평화의 메시지"라고 해설했다.
유 시인은 이어 "더불어 온 인류가 종교의 옷을 벗고 하나가 되자는 간절한 외침이기도 하다"며 "종교의 사명은 세상을 종교화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화하는 데 있다"고 했다.
유 시인은 그러면서 "그리하여 김형식 시인은 종교 본연의 가치는 교리 자체가 아닌 교리가 현실에서 맑고 향기롭게 실현될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것임을 이 작품에서 일깨우고 있다"며 "종교가 불멸성과 내세성을 얘기하지만 사회 정의와 공공성을 놓치면 가짜가 된다. 참으로 무거운 돌맹이를 우리 모두에게 던져 주는 김형식 시인의 준엄한 외침인 것"이라고 해설했다.

금강경을 만나 해인총림 고경총서 37권, 성철스님 법어집 11권에 심취, 불가에 입문한 후 말과 글을 기피 강원 심산에서 20여 년을 칩거해온 공부인으로서 성철스님의 몽중 상좌로 해인 총림 수좌 원융스님으로 부터 법명 인묵(印默)을 받은 제가불자 시인이다.
2009년 관선(冠善) 김상섭(金相燮)장학회 설립. 나(癩) 시인, 한하운과 3조 승찬스님의 비교연구로 한하운 시인을 세계문학사에 5번째 시성으로 추대했다.
시성(詩聖) 한하운 자문위원장, 보리피리 편집주간을 역임하고,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제도개선위원, (사)국제PEN한국본부 회원, 매헌 윤봉길 사업회 지도위원, 고흥문학회 초대회장, 불교아동문학회 부회장, 한강문학 편집위원, 한국불교문학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청소년문학대상을 수상했으며, 2015년 <불교문학>을 통해 시로 등단했다. 이어 2020년 <한강문학>에서 평론으로도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림자, 하늘을 품다', '오계의 대화', '광화문 솟대' , '글, 그 씨앗의 노래', '인두금(人頭琴)의 소리' 등이 있다.
김형식 시인의 이번 여섯 번째 시집인 '성탄절에 108배'는 하늘의 뜻을 저버리고 갈등의 벽만 쌓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종교인에게 던지는 화합의 메시지다.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