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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유쾌한 말, 묵형의 말'

"말이란 듣기에 따라 묵형(墨刑)이 될 수도 있어"
"유쾌하며 건강한 말을 생활화하면 자연의 풍경이 될 것"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범방(犯房)에서 온 것 같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지압원을 찾은 학인에게 엄 원장 말이다. 학인은 범방의 뜻을 찾는다. 남녀가 성적 관계를 맺는 일을 뜻한다.

좀 더 점잖게 이르면 궁중(宮中) 용어쯤으로 알아두자. 시각장애인 엄 원장이 범방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선생님! OO를 하다가 허리에 무리가 생겼어요?"라고 말했다면 듣는 사람은 무안하기 이를 데가 없을 수도 있다. 경박한 화법으로 들릴 수 있다.

말이란 듣기에 따라 묵형(墨刑)이 될 수도 있다. 묵형이란 죄인의 살갗에 먹줄로 죄명을 써넣던 조선 시대 형벌을 이른다.

한국의 욕설은 주로 형벌과 관련이 적지 않다. 조선 시대에 죄인을 처벌하던 것들은 중국의 명나라의 대명률에 의한 것들이 많다. 지금의 우리 법률은 독일 헌법에 근거, 기초하지만, 그때는(조선 시대) 그랬다.

예전엔 '제기랄' 이라는 정도도 큰 욕에 속했다. '제기랄'은 '제기다'라는 동사에서 연유한다. '소장(訴狀)이나 원서(願書)에 제사(題辭)를 쓰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제기랄'은 형사 고발을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어이없을 때 사용하는 '젠장'도 순박한 시절엔 욕으로 받았다. "젠장, 꼭 그러기에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면 그것은 한판 붙자는 식의 격한 표현이다. '젠장(할)'은 '제게(=제기랄) 넨장 맞을'이라는 뜻이다.

'넨장'은 난장(亂杖)으로 고려, 조선 시대에 신체의 부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매를 치던 잔인한 형벌로 맞다가 죽어 나가는 것을 이른다. 너무 잔인하다는 판단에 조선 영조 왕께서 중지시켰다. 결론으로 '젠장'은 형사 고발당해서 매를 맞다가 죽일 일을 당하는 것을 뜻하는 큰 욕이다.

'육시랄'도 속된 욕에 속한다. 죽은 사람시체의, 목을 베는 형벌이다. 육시(戮屍)에서 유래 되었다. '오살할 놈' 할 때의 오살(五殺)은 먼저 죄인의 머리를 찍어 죽인 다음 팔다리를 베는 사형법이다.

'우라질'도 욕에 속한다. 죄인을 묶을 때 쓰는 밧줄이 오라다. 이 '오라질'에서 나왔다. 사극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주리를 틀 놈' 할 때의 주리는 죄인의 두 다리를 한데 묶고 다리 사이에 두 개의 주릿대를 끼워 비트는 형벌이다.

언어도 유행을 탄다. 언어를 가지고 놀기도 하고 살아가는 문인들은 우아한 언어를 사용하기에 고민한다. 언어사용 부류를 보면 직업과 무관하지 않다. 종교인, 의사, 법조인의 직업적 말의 톤과 투가 있다. 통속적으로 '시장 바닥의 언행'이라 깎아내리는 말도 있다. 말과 행동이 비속어를 사용하며 거친 사람을 이른다.

최근에 비속어를 가지고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 일은 한글 사용 이래, 없었던 경험이다. 보통사람인 지압원 원장의 언어도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다.

학인은 심심하면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들어간다. '다듬는 말'이라는 난이 있다. 순화 대상어를 바른말로 안내한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순방에 '거양(擧揚)'했다"라고 생각한다. 사전에는 '거양'은 '들거(擧)'와 '날릴 양(楊)'을 합친 말이다. '높이 들어 올리다'. '칭찬하여 높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틀린 어법은 아니다. 그런데 뭔가 어색한 느낌의 말이다. 국어순화원은 이 말 대신 '들다', '올리다', '높이다', '드높이다'를 쓰도록 권장한다. 순화언어의 바른말 안내대상이다.

지도층, 어른의 말은 국민은 물론, 자라나는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가 문인의 언어를 사랑하는 것은 신중한 언어사용법이다. 고향 같고 어머니 손길의 언어다. 할머니의 전화다. '워매 내 보배', '내 손주 보고 싶다' 따뜻하다.

'과수원 길', '고향의 봄'과 같은 노래들은 들어도 들어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랫말들이다. 순화된 말은 뇌를 정화 시킨다. 정화된 뇌는 치매 예방이 된다. 섬김의 사람이 있다. 말의 온도가 우아한 사람이다. 말에도 목화, 양털같이 ’폭은 함’, ’따뜻‘이 들어 있다.

유쾌하며 건강한 말을 생활화하면 자연의 풍경이 될 것이다. 무릎이 깨어지게 넘어져도 순한 말이 튀어나오는 사람이라면, 진리의 사람이 아닐까.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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