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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황금찬 시인의 운명론과 방학동 은행나무'

"여론을 무시한 지도자는 무너져...여론은 지구를 살리는 생명 존재의 가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운명(運命)론이란 있을까요?" 가을날 산책 중 황금찬 시인의 질문이다. 선생과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600년 수령의 은행나무를 돌아본다.

은행나무는 서울에서 두 번째로 긴 수령의 어른 나무다. 첫 번째는 성균관 대학의 은행나무다. 선생은 쌍문동에 살았다. 은행나무가 있는 방학동에는 큰아들이 토속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시도반은 선생과 점심을 하면 연산군의 묘 근처 은행나무 아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길 나누었다.

"시도반 선생, 이 은행나무가 세 번의 시련이 있었어요"라며 은행나무의 운명론에 관하여 서사(敍事) 한다.

이 나무는 경복궁 증축 때 징목(徵木) 대상의 나무로 베어내야 할 운명에 놓이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대원군에 수차례 간청하였다. 대원군은 마을의 여론에 고개를 끄덕이며 은행나무를 징목에서 제외토록 했다.

황금찬 선생은 대원군의 결심이 가상하다 한다. 대원군은 종로구에 있는 석파정을 보고 욕심을 부린 자다. 석파정의 주인은 영의정 지낸 김흥근(金興根)이었다. 대원군은 삼계동정사(三契同精舍 당시 명칭)를 보고 욕심이 났다. 흥정을 넣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꼼수를 부려 대원군은 아들 고종을 행차케 하여 하룻밤을 묵게 하였다.

임금이 기거한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 하여 반강제로 소유를 포기하게 했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대원군은 석파정을 자신의 정치적 산실로 이용한 자다.

도를 넘는 욕심쟁이 대원군이 징목의 나무를 '마을 여론'에 베어내지 않았다는 것은 은행나무의 숙명이 아닌가 한다.

1970년 5월 19일의 일이다. 은행나무에 불이 났다. 주민의 신고로 소방차가 출동하고 1만 갤런의 물을 부어 불길을 잡았다. 불길이 잡힌 줄 알았던 은행나무에 다음날 다시 불길이 번졌다.

주민의 지혜로 모래를 30 트럭이나 은행나무 가운데 부어 넣었다. 공기를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었다. 그 기간은 무려 12일 동안, 불길 잡기의 노력이 동원되었다. 주민과 소방서의 노력으로 은행나무는 살아남게 되었다.

은행나무의 또 한 번의 운명적 시련을 맞는다. 은행나무에서 7m 남짓 떨어진 곳에 3층 규모의 연립주택 공사가 88년 10월부터 시작됐다. 터파기 공사로 은행나무의 뿌리가 잘려나가면서 잎이 시들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이 일어났다. 공사가 강행되면 마을 수호의 나무가 고사하게 된다며 연립주택 신축을 철회하도록 했다.

구청은 법적 하자가 없다며 건축허가를 내준 것이다. 1968년 서울시 보호수 1호 나무로 제정되었지만, 도봉구청은 보호해 주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맞은 편에는 신동아 아파트가 대형 단지로 들어서면서 은행나무의 수난은 본격화되었다. 나무는 잎이 말라가며 고사 직전이 되었다.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마을의 여론은 커졌다. 환경단체도 합세 하였다.

'자연의 친구들' 차준엽 대표가 은행나무 지키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차준엽 대표의 단식 8일째 되던 날이 제2회 지구의 날이었다. 은행나무 아래 17개 환경단체가 모여들었다. 무분별한 환경정책을 규탄했다. 김지하 시인, 차준엽 환경운동가의 환경선언문을 읽었다.

결국, 도봉구청은 빌라 2동의 12가구를 매입해 철거하기에 이른다. 공원 구역으로 조성하고 40억 원의 비용을 들였다. 나무 살리기 정밀진찰에 들어갔다.

썩은 부분에 충전재로 메우고 외과 수술을 네 차례 실시했다. 나무는 마을 주민과 도봉구청의 정성으로 건강이 회복되어 푸르게 살아가기 시작했다. 수령이 오래되어서 다른 은행나무에 비해 단풍이 20여일 빠르게 든다.

시도반은 황금찬 선생이 별이 되었지만, 선생이 생각나면 은행나무 아래를 돌아보곤 한다. 선생의 말처럼 운명론은 존재하는 것일까? 운명론이라는 것은 철학의 부분이다.

수많은 철학자와 종교인들의 각기 의견만 존재한다. 운명론이란 평행이론이며 마을 주민의 여론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대원군도 여론에 순응한 것이다. 여론을 무시한 지도자는 무너졌다. 여론은 지구를 살리는 생명 존재의 가치다.

방학동 마을의 여론은 오늘도 소중하게 커가고 있다. 여론은 생명과 같다. 민주절차의 근본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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