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8 (수)

  • 맑음동두천 -0.9℃
  • 맑음강릉 1.0℃
  • 맑음서울 -0.8℃
  • 맑음대전 1.0℃
  • 맑음대구 2.5℃
  • 맑음울산 3.8℃
  • 맑음광주 3.1℃
  • 맑음부산 5.7℃
  • 맑음고창 1.2℃
  • 맑음제주 5.7℃
  • 맑음강화 -1.5℃
  • 맑음보은 0.3℃
  • 맑음금산 1.1℃
  • 맑음강진군 3.5℃
  • 맑음경주시 3.1℃
  • 맑음거제 3.9℃
기상청 제공

[詩가 있는 아침] 하순명 시인의 '살구꽃 그림자'

'고택의 서까래가' 된 살구나무가 어머니로 다가온다

살구꽃 그림자

- 하순명 시인

겨울 한복판에서 살구나무를 만났다
숯댕이처럼 거무죽죽한 나뭇가지는 냉한 하늘을 이고
오소소 떨고 있다

그에게 말했다
꽃이 다 가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눈발 날리는 강 언저리에서
훈풍의 봄철 잠깐 꽃으로 살았을 뿐
꽃잎 분분이 떨구고
주홍빛 열매를 키우고 익히느라 숯댕이 같은 손마디
어깨 품이 고택의 서까래가 되었지만

그 봄철 향긋한 얼굴
내 눈에 들어앉은 형상 지워지지 않는 한
당신이 영영 가버렸다고 할 수 없듯이

가버린 어머니가 내 가슴에
아직 꽃으로 피어있듯이.

■ 감상 / 이혜선 시인

언제까지나 꽃으로 내 가슴에

시인은 온 세상이 얼어붙어, 살아서 생기 있는 것이라곤 만날 수 없는 겨울 한복판에서 살구나무를 만난다. 살구나무는 그의 일생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키우던 봄날의 젊음이라곤 아예 없었던 것처럼 '숯댕이처럼 거무죽죽한 나뭇가지'로 바람맞이 찬 하늘을 이고 떨고 서 있다.

눈발 날리는 강 언저리에 서 있는 화자에게는 '주홍빛 열매를 키우고 익히느라 숯댕이 같은 손마디'에 '고택의 서까래가' 된 살구나무가 어머니로 다가온다.

지난 늦가을에 이승을 하직한 어머니, 전쟁이 앗아간 젊은 남편의 빈자리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6남매 자식의 배를 채워주고, 더 나아가서 정신의 배까지 채워주기 위해 밥 한 숟갈 편히 입에 넣지 못하고 밭을 매고 밤 새워 재봉틀에 매달리던 어머니!

그는 누구에게 라 할 것 없이 혼잣말을 한다.
"꽃이 다 가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눈에 들어앉은 형상, 내 가슴에 남아있는 사랑이 지워지지 않는 한 우리는 당신을 보내드릴 수가 없다.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비록 어머니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셨지만, 우리들 가슴에 언제까지나 살아나는 '꽃으로 피어' 새봄마다 우리 가슴에 새로운 꽃을 환히 피워주실 것이다. 새 희망이 되어 돌아오실 것이다.

■ 하순명 시인

전남 진도 출생. 광주교육대, 상명여자사범대, 중앙대 교육대학원 졸업
1998년 <문예사조> 등단.
시집 <밤새도록 아침이 와도>, <나무가 되다>, <산도(産道)>, <그늘에도 냄새가 있다>, <물의 입 바람의 입>과 교단 에세이 <연둣빛 소묘> 등이 있다.
한국시문학상, 한국문인협회 서울시문학상, 공무원문학상, 세계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서초문학상, 광주교육대학 자랑스러운 동문상 등 수상. 한국공무원문인협회 회장 역임.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이혜선 시인

경남 함안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과 및 세종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81년 <시문학> 추천. 문학평론가.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위원.
시집 <흘린 술이 반이다>, <운문호일(雲門好日)>, <새소리 택배>, <神 한 마리> 등이 있으며, 저서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 <문학과 꿈의 변용>, <아버지의 교육법>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 예총예술문화대상, 문학비평가협회 평론상 등 수상. 세종우수도서 선정(2016).
동국대학교 외래 교수 역임. '현대향가' 동인. 유튜브 '이혜선시인 TV' 운영 중.

i24@daum.net

배너
단테의 이름으로 여는 새해… 단테문인협회, 2026년 신년 출범식·임명장 수여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단테의 이름을 문학적 기치로 내건 단테문인협회가 새해의 문을 열었다. 2026 단테문인협회(이사장 이민숙) 신년 출범식 및 임명장 수여식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문화공간 '온'에서 30여 명의 문인과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도서출판 오선문예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이현경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단테의 문학 정신을 현재의 창작과 교류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협회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축사에 나선 이승하 전 중앙대 교수(문학평론가)는 단테의 삶과 작품을 통해 문학의 본질을 되짚었다. 이 교수는 "<신곡>이라는 불후의 명작은 단순한 서사시가 아니라 인간의 고통과 구원, 사랑과 성찰을 끝까지 밀고 간 문학적 여정"이라며 "단테는 평생 베아트리체를 마음에 품었고, 그녀의 부재를 통해 오히려 영원한 사랑과 예술의 언어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첫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인간을 고양시키는 정신의 원형"이라며 "단테문인협회가 단테처럼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시대의 어둠을 통과해 인간과 세계를 사유하는 문학 공동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오선 이민숙 이사장은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기후재난 시대, '온기'는 누가 책임지는가… 희망브리지, 재난 취약계층 겨울 나기 지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파는 더 이상 계절적 불편이 아니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겨울의 추위는 재난의 얼굴로 다가온다. 특히 고령자와 저소득 가구,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인 이들에게 한파는 생존과 직결된 위협이다. 행정안전부가 한파 재난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민간 구호기관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임채청)는 전국 재난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파·감염 대응키트 9천849세트를 지원하며, 기후재난 대응의 현장 최전선에 섰다. 이번 지원은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변화한 재난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키트에는 침구세트와 방한용품은 물론 KF94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감염병 예방 물품이 함께 포함됐다. 한파와 감염병이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협하는 '복합 재난' 현실을 고려한 구성이다. 공공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 민간이 채운다 기후재난은 예측 가능하지만, 피해는 불균등하게 나타난다. 난방 여건이 열악한 주거 환경, 의료 접근성이 낮은 생활 조건은 한파를 더욱 가혹하게 만든다. 제도와 행정만으로는 촘촘한 대응이 어려운 이유다. 이 지점에서 민간 구호의 역할이 부각된다.

정치

더보기
[속보] 이해찬 전 국무총리 별세… 정치권 애도 물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국무총리)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민주평통에 따르면 이 전 총리는 아태지역회의 운영위원회 참석을 위해 지난 22일 베트남 호찌민에 도착했다. 그러나 23일 오전 건강 이상을 느껴 급히 귀국을 준비하던 중, 베트남 공항에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인근 호찌민 탐안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병원에서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스텐트 시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현지시간 기준 25일 오후 2시48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민주평통은 "현재 유가족 및 관계 기관과 함께 국내 운구 및 장례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특보 급파…여야 정치권 조문·추모 이어져 이 전 총리의 위중한 상태가 전해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조정식 정무특보를 현지에 급파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김태년·이재정·이해식·최민희 의원 등이 베트남을 찾아 고인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했다. 별세 소식이 공식 확인되자 정치권 전반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SNS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화와 민주적 국민정당 건설이라는 거대한 꿈에 평생을 바친 분"이라며 "정치는 결국 사람의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