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8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詩가 있는 아침] 하순명 시인의 '살구꽃 그림자'

'고택의 서까래가' 된 살구나무가 어머니로 다가온다

살구꽃 그림자

- 하순명 시인

겨울 한복판에서 살구나무를 만났다
숯댕이처럼 거무죽죽한 나뭇가지는 냉한 하늘을 이고
오소소 떨고 있다

그에게 말했다
꽃이 다 가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눈발 날리는 강 언저리에서
훈풍의 봄철 잠깐 꽃으로 살았을 뿐
꽃잎 분분이 떨구고
주홍빛 열매를 키우고 익히느라 숯댕이 같은 손마디
어깨 품이 고택의 서까래가 되었지만

그 봄철 향긋한 얼굴
내 눈에 들어앉은 형상 지워지지 않는 한
당신이 영영 가버렸다고 할 수 없듯이

가버린 어머니가 내 가슴에
아직 꽃으로 피어있듯이.

■ 감상 / 이혜선 시인

언제까지나 꽃으로 내 가슴에

시인은 온 세상이 얼어붙어, 살아서 생기 있는 것이라곤 만날 수 없는 겨울 한복판에서 살구나무를 만난다. 살구나무는 그의 일생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키우던 봄날의 젊음이라곤 아예 없었던 것처럼 '숯댕이처럼 거무죽죽한 나뭇가지'로 바람맞이 찬 하늘을 이고 떨고 서 있다.

눈발 날리는 강 언저리에 서 있는 화자에게는 '주홍빛 열매를 키우고 익히느라 숯댕이 같은 손마디'에 '고택의 서까래가' 된 살구나무가 어머니로 다가온다.

지난 늦가을에 이승을 하직한 어머니, 전쟁이 앗아간 젊은 남편의 빈자리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6남매 자식의 배를 채워주고, 더 나아가서 정신의 배까지 채워주기 위해 밥 한 숟갈 편히 입에 넣지 못하고 밭을 매고 밤 새워 재봉틀에 매달리던 어머니!

그는 누구에게 라 할 것 없이 혼잣말을 한다.
"꽃이 다 가버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눈에 들어앉은 형상, 내 가슴에 남아있는 사랑이 지워지지 않는 한 우리는 당신을 보내드릴 수가 없다.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비록 어머니는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셨지만, 우리들 가슴에 언제까지나 살아나는 '꽃으로 피어' 새봄마다 우리 가슴에 새로운 꽃을 환히 피워주실 것이다. 새 희망이 되어 돌아오실 것이다.

■ 하순명 시인

전남 진도 출생. 광주교육대, 상명여자사범대, 중앙대 교육대학원 졸업
1998년 <문예사조> 등단.
시집 <밤새도록 아침이 와도>, <나무가 되다>, <산도(産道)>, <그늘에도 냄새가 있다>, <물의 입 바람의 입>과 교단 에세이 <연둣빛 소묘> 등이 있다.
한국시문학상, 한국문인협회 서울시문학상, 공무원문학상, 세계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서초문학상, 광주교육대학 자랑스러운 동문상 등 수상. 한국공무원문인협회 회장 역임. 현재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이혜선 시인

경남 함안 출생. 동국대학교 국문과 및 세종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81년 <시문학> 추천. 문학평론가.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위원.
시집 <흘린 술이 반이다>, <운문호일(雲門好日)>, <새소리 택배>, <神 한 마리> 등이 있으며, 저서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 <문학과 꿈의 변용>, <아버지의 교육법>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 예총예술문화대상, 문학비평가협회 평론상 등 수상. 세종우수도서 선정(2016).
동국대학교 외래 교수 역임. '현대향가' 동인. 유튜브 '이혜선시인 TV' 운영 중.

i24@daum.net

배너
부산크리스천문인협회, "동백섬, 시와 복음으로 물들이다"
(부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부산 해운대 동백섬의 여름 바다에 시의 숨결이 번져간다. 문학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와 복음을 전하는 부산크리스천문인협회(회장 송정우)가 주최하는 '바다의 심장에 시의 숨결을'을 주제로 '동백시화전'이 7월 5일, 동백섬 산책로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이한 부산크리스천문인협회는 부산 지역에서 활동 중인 크리스천 문인들이 함께 모여 창작과 교류, 나눔의 문학을 실천해온 기독문학 공동체다. 현재 시, 시조, 수필, 소설, 아동문학, 희곡, 평론 등 문학 전 장르에 걸쳐 80여 명의 작가가 활동 중이며, 정기 모임, 작품 발표, 문학세미나, 기독문학기행 등 다채로운 활동을 통해 복음의 문학화라는 사명을 이어가고 있다. '동백시화전'은 바다와 바람, 산책로와 시가 조화를 이루는 자연 속 시전시로서, 기독문학이 지역과 시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문화 사역의 일환이다. 올해 전시에는 강신구 작가의 '칼국수', 최방식 시인(2025 부산크리스천문학 작가상 수상작가), 유문경 시인(크리스천문학 신인상 수상작가) 등 대표 작가들의 시를 포함한 총 52점의 시화 작품이 출품되었다. 이들 작품은 7월 한 달간 동백섬 산책로에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전국 교수단체 "폐과·면직·노조 탄압 의혹…교육부 연암대 즉각 특별감사해야" (세종=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국교권수호모임·전국사학민주화교수연대·전국사학민주화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단체)은 7일 "연암대학교가 국가재정지원사업을 악용해 교권을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동으로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교수단체는 "LG그룹이 설립한 연암대가 학령인구 감소의 명분을 들어, 신입생 충원율 100%에도 불구하고 외식산업과를 폐과 조치하고, 노동조합 가입 교수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2022년 4월 황혜정 교수를 유일하게 폐과면직했으며, 이 과정을 법원이 1·2심에서 위법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이 대법원 상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단체는 폐과 대상이 된 외식산업과가 교육부·농림축산식품부 등으로부터 수백억 원의 국고 지원을 받은 특성화 학과였음에도, 정작 환경조경과가 존치된 점을 문제 삼았다. 교수단체는 "대학 스스로 정한 KPI 평가 기준을 무시하고, 여성 교수 중심의 우수 학과를 폐과하는 것은 구조조정 기준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농축산 전공 대표인 황 교수만 면직 처리된 반면, 비전공 교수들이 동일 분야로 전환 배치되고 강의 시수가 과도하게 조정됐다"며 "교수노조 가

정치

더보기
용혜인 의원 "'빠띠' 표적 감사는 정치적 모략…방통위, 부당한 과징금 철회하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 대한 재감사를 "정치적 표적 감사"로 규정하고, 부당한 보조금 환수와 과징금 부과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용 의원은 30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짜뉴스를 먹고 자란 내란 세력이, 팩트 검증 활동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뽑아내려는 정치적 모략을 자행하고 있다"며 "방통위의 감사는 명백한 표적 감사"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짜뉴스 검증을 위해 '팩트체크넷' 사업을 수행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 대해 재감사를 벌인 뒤, 인건비 과다 산정과 일부 보조금 목적 외 사용을 사유로 약 1억 7천만 원의 보조금 환수와 5억 7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용 의원은 "해당 사업은 2021년 사업 종료 당시 방통위 자체 감사에서 문제없다고 확인된 바 있다"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감사를 진행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표적 감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전체 4개 단체가 함께 수행한 50억 원 규모의 사업에서, 빠띠가 집행한 사업비는 약 4억 원에 불과함에도 유독 '빠띠'에 대해서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