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4 (토)

  • 맑음동두천 17.5℃
  • 맑음강릉 14.4℃
  • 맑음서울 16.1℃
  • 구름많음대전 14.9℃
  • 맑음대구 17.8℃
  • 구름많음울산 15.5℃
  • 박무광주 11.4℃
  • 맑음부산 17.8℃
  • 흐림고창 9.0℃
  • 흐림제주 12.0℃
  • 맑음강화 11.9℃
  • 흐림보은 14.4℃
  • 구름많음금산 14.5℃
  • 흐림강진군 12.4℃
  • 구름많음경주시 15.5℃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새해 아침, 시들의 건축 풍경'

"시는 낯선 의식이 드나드는 의미의 결(潔)..."그 의미의 풍경(風景)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가 무엇일까요. 시도반(詩道伴, 시 공부자)들과 대화 중, 질문을 받거나 질문을 한 적이 많다. 아무개 시도반은 행(行)과 행이 걸어가는 것이다. 연(連)과 연으로 연결된 언어의 건축이다. 다른 아무개 시도반은 아이들이 블록으로 집을 만드는 것과 같이 빨강, 노랑, 형형 색의 블록을 쌓는 것이다. 왼쪽에 앉은 시도반은 하얀 산을 표현하는 알프스 몽블랑의 정상에 눈이 쌓이듯 하얀 집이라 한다.

재치 넘치는 재미있는 표현들이다. 시에는 그 안에 무엇인가 의미를 숨겨 넣어서 보석과 같은 집을 지은 것이 분명하다. 요들송의 스위스를 시인들과 여행을 한다. 산속에 옹기종기 지어놓은 집들이 평화롭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조용함만이 사는 마을처럼 보인다. 조용함이 산길의 마을을 걸어 다닌다.

차창 밖을 보던 얼굴 하얀 시도반이, 시인이 만든 마을 같아요. 마을이 시를 쓰고 있어요. 일행은 낯선 마을에 저녁을 가방에서 푼다. 전등불이 켜져 있는 방안이 조명으로 은은하게 들여다보인다. 모르는 도시에 모르는 사람들의 평온한 모습은 인간의 백합꽃을 피우는 것처럼 평온하다. 이를 두고 밤이 아름다운 집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나 싶다.

시는 낯선 의식이 드나드는 의미의 결(潔)이다. 그 의미의 풍경(風景)들이다.

지구상 80억여 사람들은 개개인은 나라를 가졌다. 여행하게 되면 나라에 대한 내 안의 의미들이 새삼 발견된다. 그것을 우리는 조국(祖國) 관이라 한다. 낯선 풍경에서 새삼스럽게 조국을 생각한다는 것은 엉뚱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의미를 찾는 순간이다. 머릿속에 짓누르는 모든 고민과 번뇌를 가지고 여행을 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서고, 내 마음대로 멈추며, 내 마음대로 방향을 틀고, 내 마음대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여행의 정의가 될 수 있다.

서 있는 지점에서 주체성을 찾게 된다. 단순하게 망각했던 깊고 깊은 의미를 주섬주섬 알게 한다. 오감을 열어 놓고 오감이 느끼는 대로 낯선 자연과 만나는 것은, 우리 안에서 잠자고 있는 유목민의 DNA를 하나씩 깨우고 일으켜, 생동하는 봄의 환희와 같은 것을 교감한다.

그것은 나도 모르게 새롭게 태어나고 감사해야 하는 것, 내 조국을 멋지게 기억해야 한다는 다짐과 감사를 느낀다. 우산의 우리말은 슈룹이다. 한글 해례본에 나와 있는 말이다. 밖에 나가보면 슈룹(나라)이 나를 받쳐주는구나, 깨달음을 일깨운다.

얼마 전까지 한국을 민들레 바람으로 여겼던 유럽의 나라들이 최근엔 부쩍, 한국의 문화를 가까이하려 한다. 명절이면 뉴욕의 한인 음식점은 줄을 선다. 한국의 음식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다. 나라가 슈룹이 된다는 현상을 깨워주고 알게 한다.

지나간 순간순간이 내 삶의 조국이 건네준 시였다. 내적 사실을 알게 하는 것은 한참 뒤에야 깨닫는다. 늦게라도 깨닫는 것이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그렇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깨닫는 사람은 거친 땅에서도 언어의 집을 지을 수 있다.

안중근 의사의 말인 '불광불급(不狂不及)',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고 했다. 요즘 세상은 천재들도 많다. 깜짝 아이디어나 실적으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오래전에 정민 교수가 펴낸 <미쳐야 미친다>를 읽고 탄복했다. 그 책의 주인공은 18세기 조선에서 모든 순간을 꽃으로 살다간 이들이다. 그들이 격변의 시기를 앞장서 개척하면서 사회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었다. 뼈아픈 시련을 자기발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시는 시대의 가슴과 만나는 것이다. 시대의 이야기로 언어의 집을 지은 것이다.

인조 왕 시대의 우매한 시대상을 그린 <올빼미> 영화가 인상적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을 통하여 당시의 거룩하지 못한 이야기를 숨 가쁘게 전개한다. 긴장감으로 이끄는 것은 감독이 사용하는 영상미의 힘이다. 언어는 어떻게 새우고 연결하는가에 감동과 느낌을 전달한다. 얼음장 밑에도 고기는 헤엄치고 있다. 얼음장 밑과 눈보라 속에서도 희망의 꽃을 보는 것이 언어의 건축이다.

권일송 시인은 그랬다. 언어가 고통으로 흔들리는 그 순간마다 시인의 마음에는 백합화가 피어난다. 주체하기 힘든 방황이 뜨거운 언어가 집을 짓는다 했다. 뜨거운 것만이 붉은 것은 아니다. 차가운 시련 속에 피는 동백은 붉다 못해 천길 절벽으로 뛰어내린다.

시는 죽을 수 없으므로 영원한 집을 짓는 것이다. 지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일까? 영원을 위해 언어의 건축을 하는 것이다. 종말을 거부하는 집이 시의 건축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김성달 연작소설 <미결인간> 출간… '미결'이라는 존재론적 상태에 대한 문학적 탐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소설가 김성달의 연작소설 <미결인간>이 도서출판 도화에서 출간됐다. 중편 1편과 단편 6편으로 구성된 이 연작소설은 구치소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미결수들의 삶과 내면을 밀도 있게 포착하며, 단순한 범죄 서사를 넘어 인간 존재와 존엄,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이라는 실존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미결수'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미결'은 단순한 법적 상태를 넘어선 하나의 존재론적 상태로 확장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죄와 무죄의 경계에서 불안과 고립 속에 머물러 있으며, 그 시간은 흐르지 않는 시간, 즉 정지된 시간으로 형상화된다. 작가는 이 정지된 시간을 통해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붕괴시키며, 또 어떻게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연작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미결인간 K>는 구치소에서 선고를 기다리는 한 공학도의 이야기다. 그는 양아버지가 운영하던 시설에서 감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고, 1년 4개월의 미결수 생활 끝에 선고 공판을 받게 된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지금 보성은 멈춰 있다"…임영수 보성군수 예비후보, 개소식서 '판갈이' 선언 (보성=미래일보) 이중래 기자 = "지금의 보성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임영수 더불어민주당 보성군수 예비후보가 2일 보성읍 중앙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보성 판갈이’를 공식 선언하며 강도 높은 변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개소식에는 지역 주민과 당원들이 대거 참석해 세 결집에 나섰으며, 지역 주요 인사들도 함께해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36년 행정 경험을 지닌 윤영주 전 진도부군수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임 예비후보의 24년 행정·정치 경험과 결합된 ‘60년 실전형 선대위’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금주, 정준호, 민형배 의원과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영상 축사도 이어졌다. 박찬대 전 원내대표는 "지금 보성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군민이 주인이 되는 보성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예비후보는 현 군정에 대해 직설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보성은 더 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기회는 있었지만 결과는 부족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예비후보는 이어 "24년간 군정과 도정을 경험하며 예산과 행정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