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4 (토)

  • 맑음동두천 17.5℃
  • 맑음강릉 14.4℃
  • 맑음서울 16.1℃
  • 구름많음대전 14.9℃
  • 맑음대구 17.8℃
  • 구름많음울산 15.5℃
  • 박무광주 11.4℃
  • 맑음부산 17.8℃
  • 흐림고창 9.0℃
  • 흐림제주 12.0℃
  • 맑음강화 11.9℃
  • 흐림보은 14.4℃
  • 구름많음금산 14.5℃
  • 흐림강진군 12.4℃
  • 구름많음경주시 15.5℃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예술혼이 깃든 선비의 육필 편지 읽기

"붓은 기성 질서나 그 질서 속에 유통되는 가치관과 의식을 대변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옛 선비들은 편지로 안부를 물었다. 붓글씨로 일필(一筆), 우체국에 나가서 우표를 붙이는 것은 낭만이다. 만년필이 나오면서 붓을 대신하는 변천은 은근한 혁명이다.

다시, 시대는 바야흐로 인터넷의 발전과 휴대 전화의 실용화 속에 선비의 육필 편지를 받는 것은 흔치 않다.

세모(歲暮)가 오고 있는데 임승천 시인의 육필 편지다. 시도반(詩道伴)의 <시원의 입술>을 시집을 받은 임 시인은 시집 안의 '시원의 입술'을 붓글씨로 화선지에 정성을 다하여 보내왔다. 붓글씨로 보니 전혀 다른 감정이다. 새삼 스럽다.

'시의 둘레길은 푸른 별이 뜨는 정원/ 시의 꽃을 무한대로 '시화무'가 피워내고/ 해와 달이 먼 강물에 발을 적시는 시간이면/ 풀이 꺾이는 바람에도 생을 끌어안고/ <시원의 입술>은 이렇게 살아 노래 부른다// 안개 끼고 앞산이 보이지 않아도 시원의 빛은/ 산빛 맑게 단장 하듯 정결한 입술로 다가선다/ 배꽃의 입술은 희디흰 순결의 말씀 되어/ 우주의 노래 부르고 물방울 속에 시간의 무늬를 그린다// 저 들판의 강물은 하얀 시간 되어 굽이굽이 흐리고/ 또 다른 말씀은 구름 사이/ 감돌며 가난한 자에 다가온다/가까이 멀리, 낮은 자에 들려주는 입술 경건이여/ 시대의 중심에 서서 우리를 다독이는 문장들이 시원에 내린다'

붉은 낙관을 누르고 '임승천 시인이 쓰다'로 마무리한 육필은 청정하고 담상담상하다. 시를 붓글씨에 의하여 읽는 것은 맛이 다르다. 붓은 선비를 좋아한다. 붓은 선비에게 자유의 영역이다. 붓은 기성 질서나 그 질서 속에 유통되는 가치관과 의식을 대변한다. 이러한 붓의 힘은 세계를 관통하고 자유에 관한 탐구가 된다. 붓은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다. 붓은 조선 왕조 법을 만들었다. 붓은 세종 대왕의 한글을 탄생시켰다. 붓은 서예라는 높은 예술의 장르를 만들었다.

임 시인은 교사를 천직(天職)으로 알았다. 시를 창작하면서도 가곡 가사를 즐겨 쓴다. 가곡이 시들한 시대를 늘 아쉬워한다. 가곡의 부흥을 위하여 20여 년째 부단한 노력을 한다. 근 200여 곡을 창작하여 심심찮게 방송을 탄다. 언어와 음악은 시와 음악 간의 핵심이며 오랜 기간 존중되어왔다. 가곡은 가곡대로 대중가요는 대중가요대로 발전하는 것이 순기능이라는 것을 임 시인은 강조한다.

임 시인처럼 육필을 쓰는 선비들이 있다. 박이도 시인은 최고의 지성인들에게 받은 육필 편지를 묶어서 <내가 받은 특별한 선물>이라는 산문집을 펴내기도 했다. 박이도 시인이 평생 받아 소장한 육필 편지다. 박 시인이 골라낸 마흔여덟 분의 시담(詩談)이다.

이 책은 1959년 자유신문,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60여 년간 문학 활동을 하면서 시인이 받아 소장 한 육필들이다. 이런 유의 산문집은 박이도 시인이 처음이다. (스타북스, 2022. 03. 30.) 시인의 책에는 보내준 분들과 인문학적 교유와 일화들이 봄빛처럼 떠오르고 있다. 더러는 작고한 선비들이다. 그야말로 육필의 값으로는 환산 불가능한 가치다.

이 책을 넘기면서 시인의 이름만 들어도 그저 놀랍다. 김광균, 서정주, 조병화, 박희진, 이탄, 오규원, 미광수, 박목월, 김영태, 이승훈, 조태일, 김현승 등 한 분 한 분 모두 한국 현대문학사를 대표하는 시인들이다.

이경남, 강인섭, 문익환 같은, 시인이면서 언론인 목회자로 활동했던 분들, 전영택, 황순원, 이청준, 김승옥, 현길언 같은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다. 한 시대 방송가의 전설인 신봉승, 주태익 선생, 여기에 화가 송수남, 서예가 박종구, 수녀 이해인 등 우리 시대의 으뜸의 선비들 이름이 들어있다. 박이도 시인은 대학 강단에서 정년 했다. 선비는 늘 자료로 말을 한다.

시인은 숨결이 들어있는 육필로 후학에 편지의 중요성을 강의하는 것이다. 시도반에게는 한국 시단을 대표한 시인들의 육필 사인 판이 있다. 권일송, 박재삼, 이형기 시인들의 육순에 만든 사인 판이다. 옛 한국일보 사옥인 송현 클럽에서(1993년) 소년한국 김수남 사장이 300여 문인을 초대한 자리였다. 임승천 시인의 육필 편지 이야기를 하다, 여러 갈래의 말이 되었다. 임승천 시인의 육필 붓글씨를 표구에 넣어 서재에 걸어둔다.

- 최창일 시인(시집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김성달 연작소설 <미결인간> 출간… '미결'이라는 존재론적 상태에 대한 문학적 탐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소설가 김성달의 연작소설 <미결인간>이 도서출판 도화에서 출간됐다. 중편 1편과 단편 6편으로 구성된 이 연작소설은 구치소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미결수들의 삶과 내면을 밀도 있게 포착하며, 단순한 범죄 서사를 넘어 인간 존재와 존엄,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이라는 실존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미결수'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미결'은 단순한 법적 상태를 넘어선 하나의 존재론적 상태로 확장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죄와 무죄의 경계에서 불안과 고립 속에 머물러 있으며, 그 시간은 흐르지 않는 시간, 즉 정지된 시간으로 형상화된다. 작가는 이 정지된 시간을 통해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붕괴시키며, 또 어떻게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연작소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미결인간 K>는 구치소에서 선고를 기다리는 한 공학도의 이야기다. 그는 양아버지가 운영하던 시설에서 감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고, 1년 4개월의 미결수 생활 끝에 선고 공판을 받게 된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지금 보성은 멈춰 있다"…임영수 보성군수 예비후보, 개소식서 '판갈이' 선언 (보성=미래일보) 이중래 기자 = "지금의 보성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임영수 더불어민주당 보성군수 예비후보가 2일 보성읍 중앙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보성 판갈이’를 공식 선언하며 강도 높은 변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개소식에는 지역 주민과 당원들이 대거 참석해 세 결집에 나섰으며, 지역 주요 인사들도 함께해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36년 행정 경험을 지닌 윤영주 전 진도부군수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임 예비후보의 24년 행정·정치 경험과 결합된 ‘60년 실전형 선대위’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금주, 정준호, 민형배 의원과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영상 축사도 이어졌다. 박찬대 전 원내대표는 "지금 보성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군민이 주인이 되는 보성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예비후보는 현 군정에 대해 직설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보성은 더 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기회는 있었지만 결과는 부족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예비후보는 이어 "24년간 군정과 도정을 경험하며 예산과 행정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