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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향유와 탈주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

견고한 절편의 균열로 시작하여 탈주와 재 영토화를 거쳐 마침내 성공적인 탈주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 디킨슨의 시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새벽이 언제 올지 몰라,/ 문을 모조리 연다,/ 새벽은 새처럼 깃털을 가졌을까,/ 아니면 해변처럼 파도가 칠까 -(소네트 1619번)

에밀리 디킨슨(Emily Elizabeth Dickinson)은 지상의 하루를 새로운 기대와 기쁨으로 여는 시인이다.

소네트 1619번에 새벽을 주제로 한 시편은 명징하다 못해 없는 새벽 소리가 만들어져 들린 듯하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로 한국 독자에 인사를 나눈 버지니아 울프는 에밀리 디킨슨을 들어 미국 역사상 위대한 여성 시인이라 했다.

에밀리 디킨슨은 1830년 12월 10일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나 1886년 5월 15일 별에 갔다. 살아생전, 시집을 낸 적이 없다. 별에 떠난 이후, 주변인들에 의해 전해지는 소네트 시들이다.

디킨슨을 들어 내면으로는 아무도 모르게 침잠하는 시인이라 평가하여 주기도 한다. 지상의 환희를 모아다, 사람에게 선물하고자 한 디킨슨이다.

디킨슨 생애의 문학을 들추면 한국인의 상징, 모시 적삼을 입는 여인네로 그려진다. 에밀리 디킨슨은 웰트 휘트먼과 더불어 미국 19세기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미국의 청교도 정신, 공동체적 삶의 정신을 휘트먼이 그렸다면, 디킨슨은 심장에 가까운 내면을 파헤친 시인이다.

1886년 디킨슨이 별에 간 이후 사람들은 그를 수줍음이 많은 하얀 옷을 즐겨 입은 시인, 괴팍한 시인으로 기억하였다. 셰익스피어가 괴테에 의해 사후 200년이 지나서 평가를 받듯 1970년에 디킨슨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독자에게 배달되었다. 리처드 B, 학자에 의해서다. 리처드 B. 학자를 디킨슨의 연구학자로 불린다.

그뿐이 아니다. 전기와 페미니스트 비평가들의 디킨슨에 대한 재평가로 새로운 디킨슨으로 조명이 되기 시작했다. 디킨슨은 서툰 하루를 싱싱하게 바꿔주는 시인으로 본 것이다.

멋진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들이다. 디킨슨은 우연히 본 꽃송이, 길에서 마주친 개와 고양이와 대화를 나눈 시인이다. 동네의 어구에서 쿠키를 먹고 있는 아이와 눈인사를 하는 시인이다.

괴팍함과는 거리가 멀다. 시를 공부하며 상냥한 커피잔 안에 눈동자를 바라보는 천진의 시인이었다. 신중하게 사람을 만나고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다. 은둔이 있었다면 자신의 시와의 교류의 시간이었다. 디킨슨은 병적인 수줍음이 아니라 쾌활의 아침 문을 여는 주체적이고 여성적이라 평하는 것이 옳다.

2016년에는 그녀의 생애를 다룬 영화 ‘조용한 열정’이 만들어졌다. 2017년 11월 한국에서 상영되었지만, 흥행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영화에서 그려진 디킨슨은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부족함이 없이 자랐다.

시집갈 나이에 시를 쓰겠다고 신문사에 투고한 시가 당선됐다. 아버지는 집안을 망신시킨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19세기의 미국이나 동양이나 아버지가 딸에 대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딸 가진 아버지는 딸을 이긴 법이 드물다. 에밀리는 계속 시를 썼다.

에밀리는 정원을 가꾸는 일을 좋아했다. 우리나라 시금치라는 출판사에서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의 책이 2021년 출간되기도 했다. 에밀리는 평생 정원을 가꾸며 시를 만들었다. 미국에는 에밀리의 박물관도 있다.

시인은 죽음에 관한 시도 많이 만들었다. 시인이 보는 죽음은 새로운 시작으로 보았다. 신학교에 들어갔지만, 믿음이 생기지 않아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래도 신앙심은 깊었기에 내세에 관한 생각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디킨슨의 시는 견고한 절편의 균열로 시작하여 탈주와 재 영토화를 거쳐 마침내 성공적인 탈주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춤추는 눈송이를/ 실내화를 신고 도시로 뛰어 내려오는 눈송이를 세다가,/ 그 반란자를 표현하려고/ 연필을 집어 들었네./ 눈송이는 점점 더 신이 나서 춤을 추었고/ 내가 점잖은 척하길 포기하자,/ 한때 품위를 지키던 내 열 발가락이/ 지그를 추려고 늘어섰네! -(소네트 36)

시인은 단순한 눈송이에 매료되어 즐기는 것이 아니다. 견고한 정체성이 해체되고 화자 자신이 눈송이와 같은 속도로 움직임을 갖게 된다. 에밀리는 눈송이 하나에서 빠름과 느림과 관계를 강렬한 잠재성의 힘을 보여주는 시인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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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시인, 첫 시집 출간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장수현 시인이 2004년 첫 시집 <새벽달은 별을 품고> 출간 이후 딱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를 계간문예시인선 205로 출간했다. 김경수 시인(문학평론가)은 이와 관련해서 "2~3년 간격으로 작품집을 출간하는 어느 작가보다도 나름대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를 통해 그리움과 회한의 세월을 접고 삶의 세계를 재발견함으로써 자기구원 즉, 새로운 생의 마지막 정열을 불태울 것을 찾고자 함이다"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그래서 그는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봉사와 사회적으로 부족한 분야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 시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라며 "요즘도 그는 매주 주말이면 지인들과 등산을 즐기는 마니아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을 통해 바른 정신과 아름다운 마음을 유지하며 반듯하게 살아온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장수현 시인은 이 책 '시인의 말'을 빌려 "아내가 말했다. 제발 좀 정리하고 버리라며 요즘 누가 책을 읽느냐고"라며 "꽁꽁 묶인 빨랫줄에는 빨래 대신 세탁 못 한 언어와 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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