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3 (수)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향유와 탈주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

견고한 절편의 균열로 시작하여 탈주와 재 영토화를 거쳐 마침내 성공적인 탈주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 디킨슨의 시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새벽이 언제 올지 몰라,/ 문을 모조리 연다,/ 새벽은 새처럼 깃털을 가졌을까,/ 아니면 해변처럼 파도가 칠까 -(소네트 1619번)

에밀리 디킨슨(Emily Elizabeth Dickinson)은 지상의 하루를 새로운 기대와 기쁨으로 여는 시인이다.

소네트 1619번에 새벽을 주제로 한 시편은 명징하다 못해 없는 새벽 소리가 만들어져 들린 듯하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로 한국 독자에 인사를 나눈 버지니아 울프는 에밀리 디킨슨을 들어 미국 역사상 위대한 여성 시인이라 했다.

에밀리 디킨슨은 1830년 12월 10일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나 1886년 5월 15일 별에 갔다. 살아생전, 시집을 낸 적이 없다. 별에 떠난 이후, 주변인들에 의해 전해지는 소네트 시들이다.

디킨슨을 들어 내면으로는 아무도 모르게 침잠하는 시인이라 평가하여 주기도 한다. 지상의 환희를 모아다, 사람에게 선물하고자 한 디킨슨이다.

디킨슨 생애의 문학을 들추면 한국인의 상징, 모시 적삼을 입는 여인네로 그려진다. 에밀리 디킨슨은 웰트 휘트먼과 더불어 미국 19세기의 대표적인 시인이다. 미국의 청교도 정신, 공동체적 삶의 정신을 휘트먼이 그렸다면, 디킨슨은 심장에 가까운 내면을 파헤친 시인이다.

1886년 디킨슨이 별에 간 이후 사람들은 그를 수줍음이 많은 하얀 옷을 즐겨 입은 시인, 괴팍한 시인으로 기억하였다. 셰익스피어가 괴테에 의해 사후 200년이 지나서 평가를 받듯 1970년에 디킨슨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독자에게 배달되었다. 리처드 B, 학자에 의해서다. 리처드 B. 학자를 디킨슨의 연구학자로 불린다.

그뿐이 아니다. 전기와 페미니스트 비평가들의 디킨슨에 대한 재평가로 새로운 디킨슨으로 조명이 되기 시작했다. 디킨슨은 서툰 하루를 싱싱하게 바꿔주는 시인으로 본 것이다.

멋진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들이다. 디킨슨은 우연히 본 꽃송이, 길에서 마주친 개와 고양이와 대화를 나눈 시인이다. 동네의 어구에서 쿠키를 먹고 있는 아이와 눈인사를 하는 시인이다.

괴팍함과는 거리가 멀다. 시를 공부하며 상냥한 커피잔 안에 눈동자를 바라보는 천진의 시인이었다. 신중하게 사람을 만나고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았다. 은둔이 있었다면 자신의 시와의 교류의 시간이었다. 디킨슨은 병적인 수줍음이 아니라 쾌활의 아침 문을 여는 주체적이고 여성적이라 평하는 것이 옳다.

2016년에는 그녀의 생애를 다룬 영화 ‘조용한 열정’이 만들어졌다. 2017년 11월 한국에서 상영되었지만, 흥행기록은 남기지 못했다. 영화에서 그려진 디킨슨은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부족함이 없이 자랐다.

시집갈 나이에 시를 쓰겠다고 신문사에 투고한 시가 당선됐다. 아버지는 집안을 망신시킨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 19세기의 미국이나 동양이나 아버지가 딸에 대하는 모습은 비슷하다. 딸 가진 아버지는 딸을 이긴 법이 드물다. 에밀리는 계속 시를 썼다.

에밀리는 정원을 가꾸는 일을 좋아했다. 우리나라 시금치라는 출판사에서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의 책이 2021년 출간되기도 했다. 에밀리는 평생 정원을 가꾸며 시를 만들었다. 미국에는 에밀리의 박물관도 있다.

시인은 죽음에 관한 시도 많이 만들었다. 시인이 보는 죽음은 새로운 시작으로 보았다. 신학교에 들어갔지만, 믿음이 생기지 않아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래도 신앙심은 깊었기에 내세에 관한 생각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디킨슨의 시는 견고한 절편의 균열로 시작하여 탈주와 재 영토화를 거쳐 마침내 성공적인 탈주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준다.

춤추는 눈송이를/ 실내화를 신고 도시로 뛰어 내려오는 눈송이를 세다가,/ 그 반란자를 표현하려고/ 연필을 집어 들었네./ 눈송이는 점점 더 신이 나서 춤을 추었고/ 내가 점잖은 척하길 포기하자,/ 한때 품위를 지키던 내 열 발가락이/ 지그를 추려고 늘어섰네! -(소네트 36)

시인은 단순한 눈송이에 매료되어 즐기는 것이 아니다. 견고한 정체성이 해체되고 화자 자신이 눈송이와 같은 속도로 움직임을 갖게 된다. 에밀리는 눈송이 하나에서 빠름과 느림과 관계를 강렬한 잠재성의 힘을 보여주는 시인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무더위 속 희망 전한 삼계탕 한 그릇"…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그룹, 도담 하우스 나눔 실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로 힘겨운 여름,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그룹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 가정의 건강과 마음을 보듬는 따뜻한 손길을 전했다. 삼계탕 한 그릇과 달콤한 수박, 생활 필수품 화장품까지, 단순한 물품이 아닌 ‘희망의 온기’를 전달한 것이다.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그룹(회장 한옥순)은 말복을 맞아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천동의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도담 하우스'(원장 김성연)를 방문해 삼계탕, 수박, 화장품 등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이번 나눔은 무더위에 지친 미혼모와 아이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와 117년 만의 폭염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시련이 됐다. 특히 미혼모 가정은 경제적·정서적 부담이 큰 만큼 여름철 건강 관리에 취약하다. 이에 회원들은 사랑과 정성을 담아 영양 가득한 삼계탕, 제철 과일 수박, 생활필수품 화장품을 준비해 직접 전달했다. 한옥순 회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더위에 지친 도담 하우스의 미혼모와 아이들을 생각하며 준비했다"며 "폭염과 폭우로 모두가 힘든 시기일수록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차관급 10명 전격 인사…"관행 깨고 내부 승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청, 조달청 등 10개 차관급 기관의 수장을 새로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그동안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사실상 독식해온 통계청장과 조달청장 자리에 각각 안형준 통계청 차장, 백승보 조달청 차장을 내부 승진시키는 등 관행을 깬 점이 주목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임명자는 다음과 같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김영수 국립중앙박물관 행정운영단장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대현 전 종무실장 ▲조달청장 백승보 조달청 차장 ▲통계청장 안형준 통계청 차장 ▲농촌진흥청장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장 ▲산림청장 김인호 환경교육혁신연구소장 ▲기상청장 이미선 전 수도권기상청장 ▲국가정보원 3차장 김창섭 과학기술부서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방용승 전북겨례하나 공동대표 ▲소청심사위원장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형준 통계청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통계정책과장, 경인지방통계청장 등을 거치며 빅데이터와 AI 시대에 부합하는 통계 혁신 역량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9회에 합격해 조달청 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