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4 (일)

  • 맑음동두천 20.6℃
  • 맑음강릉 26.0℃
  • 맑음서울 20.9℃
  • 구름조금대전 21.4℃
  • 구름많음대구 23.3℃
  • 구름많음울산 21.7℃
  • 구름조금광주 20.9℃
  • 흐림부산 23.4℃
  • 구름많음고창 21.0℃
  • 제주 21.2℃
  • 맑음강화 20.6℃
  • 구름많음보은 19.9℃
  • 구름많음금산 20.3℃
  • 흐림강진군 21.2℃
  • 구름많음경주시 23.5℃
  • 흐림거제 21.4℃
기상청 제공

강병철 시인,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기념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 발간

가스통 바슐라르의 이론적 배경에서 시집 전반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물의 시학'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소설가이자 정치학 박사로 활동하는 강병철 시인(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이 최근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기념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를 글나무에서 출간했다.

강병철 시인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뜨려고 노력했다. 세상은 아름다우나 아름다움을 보기는 쉽지 않다"며 "여행하고 책을 많이 읽고 사유를 많이 하며 별빛 같은 시를 쓰고 싶었다"라며 시인의 말에서 즐겨 읽는 '유마경(維摩經)'의 가르침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시 쓰기에 스며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유마경'은 재가 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불경으로,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며 유명한 법문으로 대승불교의 깊은 교리인 불이(不二)의 경지를 보여준다.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는 제3부로 구성되어 있다.

김필영 문학평론가(시인)은 프랑스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iard, 1884~1962)의 이론적 배경에서 시집 전반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물의 시학'을 조명했다.

김필영 평론가는 "강병철 시인의 많은 작품은 물과 관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며 "어떻든 팔 할이 물인 사람에게 물은 생명을 이어가는 식음료의 근본이 되는 소재로서 삶의 양식을 생산해 주는 요체라고 볼 때, 물은 인간은 물론 지구상의 생물에게 최상의 가치를 지닌 물체임이 틀림없다"고 평했다.

김필영 평론가는 이어 "사람이 물을 사용하고 복용하며 물 가까이 존재하지만, 물은 투명하고 변화무쌍하여 예술적 작품이나 특히 물에 관한 시는 명작으로 창작하기 여간 쉽지 않다"며 "따라서 강병철 시 여러 편에 그 물이 주체로 등장한 점은 주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고 평했다.

먼저 강병철 시인의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작이며, 표제시(標題詩)인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부터 살펴본다.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
-천지연 폭포에서

강병철

하얀 함성이 펄럭이는 무명천 자락
한 방울 한 방울, 물방울로 직조되었다

허공을 가른 햇살의 파동을 날실 삼아
물방울이 씨실이 되어 짜낸 깃발이다

암벽 베틀에서 이탈하지 않으려고
햇살은 흩날리는 물방울을 안고
물방울은 햇살에 스며들며
꼬이면 풀고, 풀리면 서로 그러안는다

순간은 영원이 되고, 영원은 순간으로
아무도 떼어낼 수 없는 포옹
푸름 속 눈부신 절규로
지축을 향해 맑은 천을 짜 나간다

허공과 지축을 잇는 무명천의 기도
눈으로만 들을 수 있는 함성
천만리 먼바다까지 짜 내려가
물처럼 살지 못한 이들 눈 감을 때
구름되어 눈물 흘리겠노라고

그 눈물 방울방울 씨실이 되는 날
폭포되어 돌아오겠노라 펄럭인다

강병철 시인은 "연민과 자비심으로 세상을 보면서 시로 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생의 밑바닥에서 노력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비의 꿈'이라는 작품을 썼다"고 했다.

나비의 꿈

강병철

나비를 꿈꾸는 자의
눈물에서는 아린 냄새가 난다

애벌레로 살다
눈부신 날갯짓으로 활공하는 시간은 짧다
기어가는 생은 길지만
날아가는 생은 찰나다

순간을 나는
나비의 꿈은
화려한 슬픔이다

석양이 붉은 휘장을 내리는 것은
흩어진 날개를 모으고
활공하는 찰나의 삶을 위해서이다

강병철 시인은 또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면서 퇴직을 한 친구가 푸념하는 것을 들으면서 쓴 작품이 '술잔에 어리는 눈물'이라고 했다.

술잔에 어리는 눈물

강병철

지나간 날을
억지로 기억하려는 사람
목소리에서 슬픈 냄새가 난다

정년퇴직하던 날
'왕년에는 잘 나갔다'고
술잔을 앞에 두고 푸념하는 친구

술잔을 쳐다보는 슬픈 눈,
기억은 후퇴를 거듭하다가 돌아온다

슬픔은 물 냄새를 따라 뒷걸음친다

강병철 시인은 이어 "40개국을 여행하였는데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에서 만난 집시에게서 감명을 받아서 쓴 작품이 '클루지나포카(Cluj-Napoca)에서'"라며 집시들의 처참한 삶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클루지나포카(Cluj-Napoca)에서

강병철

루마니아 서북부 클루지 주에 있는
루마니아 제2의 도시에서
어리숙한 집시가 흰 꽃을 내민다

어느 집 담벼락에서 뜯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미국 지폐를 내밀고
한 송이 꽃을 들고 허공에 흔들었다

천대를 받으며 사는
저들은 어쩌다 여기로 왔을까

얼굴과 피부색은 나와 같은데
이방인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조상들과 소통하고 있다

낙오된 칭기즈칸 병사가
조상이었을,
용맹한 전사의 후예가
한 송이 흰 꽃을 내밀고 있다


한편, 강병철 시인은 2012년 제주대학교에서 국제정치를 전공,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인권위원회 위원 및 투옥작가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 연구이사,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 뉴제주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번역서와 시집, 소설집 등이 있다. 현재 세계 각국 문인들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해 오고 있다.

i24@daum.net

배너
대한민국 수필학 대한명인 문학정신 기리는 '권대근문학상' 제정된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한민국 수필학 대한명인이며 수필가이자, 한국문학영문번역가, 문학평론가인 권대근 교수(대신대학원대학교)의 문학상 '권대근문학상'이 제정된다. 권대근 수필가의 문학상은 충북 단양의 한 독지가가 평소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문학창작과 비평 그리고 번역 분야 작가를 키우고 더욱 격려해야 한다는 권대근 수필가의 뜻에 공감해 상금을 후원하기로 하면서 만들어졌다. 권대근 수필가는 평소 살아있을 때 문학발전에 힘쓰는 후배 수필가를 격려하는 문학상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고, 하루라도 빨리 제정해서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이런 뜻을 이해하고 알아주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나면서 문학상 제정이 결실을 이루게 되었다. 권대근 수필가는 1988년 등단하여, 수필창작, 수필평론, 수필번역, 본격수필이론 보급, 후진 양성과 미국, 영국, 중국, 캐나다,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나가 본격수필창작론을 전파하는 등 문학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권대근 수필가는 등단 35년 차로 지금까지 수필집 이론서 평론집 번역집 등 20여 권의 책을 펴낸 바 있다. 한국본격문학가협회 회장,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
'강릉 출신' 쇼트트랙 심석희, 산불 성금 3천만원 희망브리지에 기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가 고향인 강릉을 위해 기부에 나섰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서울시청)가 강원도 강릉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본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3천만원을 전해왔다고 13일 밝혔다. 강릉이 고향인 심석희는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에 마음이 아프다"라며 "피해를 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많은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라는 뜻을 희망브리지에 전해왔다. 김정희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심석희 선수는 지난 코로나19 당시에도 상금을 기부해 주었던 감사한 분"이라며 "고향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이번 기부에도 깊이 감사드리며 희망브리지는 그 뜻을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호금을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 구호단체다. 특히 공익법인 평가 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가 발표하는 공익법인 투명성, 재무안정성 평가에서 5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을 받는 등 국민 성금을 투명하게 배분하며 집행하고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