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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일 시인, 여덟 번째 시집 <시원의 입술> 출간

시의 길 위에는 감동의 습관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최창일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시원의 입술>이 도서출판 청어에서 출간되었다. <시원(詩園)의 입술>은 시의 정원이 말하는 은유다. 일곱 번째 시집 <시화무>에서도 시의 꽃이 무한대로 피운다는 순 우리말의 제목을 사용하여 우리글 빛냄으로 세종대왕을 빙그레 웃게 하였다.

김경수 시인은 "주제가 선명한 시다"라며 "계절을 붙여준다면 5월을 닮은 시어들이다. 짧은 시어가 행간의 여운이 넓고 크다"라고 했다.

양애경 교수는 시집의 감상평을 “감정도 키가 커가는 모습들로 연상하게 한다”라고 말한다.

또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고 있는 최희양 시인은 "새들은 두 번을 그 길을 날지 않는다는 시어나, 가벼워지는 힘의 표현이 순례자의 발끝 서사를 인식하게 하는 시의 건축이다"라고 말한다.

최 시인은 "바야흐로 시가 위로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하며 "어려운 언어라도 나열하지 않으면 잠 못 이룬 밤이 된다"라고 이 시대를 가늠한다.

멈추지 않는 말들은 뜨거운 입김을 내뱉는다
깃발도 소리치고 한 번쯤 죽어봐도 좋을 캄캄한
소리 들이 울고 지나간다

진실은 사칭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성난 말들은 고삐를 놓고 목의 힘줄을 올린다

진리를 갉아먹은 배신의 그들에게 무엇을 기댈 것인가
수정할 수만 있다면 그날의 시간을 몽땅 새집으로 짓고 싶다

- '광장을 지나면서' 전문

시인이 보는 시대와 시의 광장은 그저 안타깝다. 감정이란 한낱 피사체 앞에서 민들레 씨앗처럼 날아가기 쉽다. 희망과 소망도 하나의 피사체다. 가벼운 종이로 만든 비행기처럼 대상과 나와의 사이의 풍경의 시가 날아간다.

최창일 시인은 시인에 영감(靈感)이 온다는 표현은 미학에 불과하다. 그런 추상은 집어치우라 고추 세운다. 고민과 고독, 실패 속에 영감이 들어있다. 어느 면에서 신(神)의 영역과 같은 근접이 어려운 고통의 길이라 한다.

홀로 섬 생활 사람에게
섬 생활의 제일 어려움을 물었다

모기 바람 독사라 한다
그리고 한참을 머뭇머뭇하다가
더 한 것이 있다고 한다

외로운 것

- '가장 어려운 것' 전문

시인의 시를 무심히 읽다 보면 찡하거나, 멍하게 하는 감정선들이 곳곳에 지뢰처럼 산재한다. 시집의 말미(末尾)에 나오는 해설을 자설(自說)이다.

평론가들이 많지만, 독자를 위하여 자설로 쓰는 것이 독자와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라는 베려다. 시집을 받아든 김년균 시인은 자설과 함께 시를 감상하는 것이 시인의 언어 태도를 인식하게 한다고 한다.

이제까지 만난 적이 없다

사람들의 뼛조각들이 흙으로 돌아간
육신들이 누워 계시는 곳이다

그곳에 ‘폭풍의 언덕’ 작가
에밀리 브론테 묘비명이 선명하다
발소리를 죽일 정도로 평화롭다

그 순간만큼은 그들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근함이 느껴졌다

내가 죽으면 이렇게 친근하게
묘지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브론테는 흙이 되었으니 나는 나무가 되리

- '에밀리 브론테 묘지 걷기' 전문

시인은 20년 전 브론테의 묘지를 다녀왔다. 나이가 들며 시인은 브론테의 입장과 죽음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다. 시인은 <에밀리 브론테 묘지 걷기>는 내면을 실감케 하는 시라고 자설에서 밝히고 있다. 영웅호걸도 언제인가, 어느 계곡의 흑에 머리를 누인다. 시인이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기억의 안과 밖을 내다보지 않는 어설픈 시의 요리사라고 에둘러 말한다.

나무도 외로우면
나무의 그림자를 부둥켜안고 지나는
바람의 그림자에 존재의, 이유를 말한다

- '고독의 원류' 전문

고독은 시의 본향으로 통한다. 깊숙이 아늑한 요람에서 흔들리는 것. 고독의 안과 밖은 구도자와 같은 의식의 중심에 있다. 그는 고독이라는 시에서 ‘가지마/가지마 ‘라는 단 두 마디의 시를 만든 적이 있다.

김은혁 시인은 얼마나 고독하면 고독마저 주저앉게 하려는 시인의 속셈이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 고독을 쉽사리 떠나보낸다면 고독한 사람이 아니다. 고독은 고독만이 알고 있는 심산(深山)의 마을이다.

최 시인은 노트북을 열고 '사람'을 입력하려다가 '시인’을 입력하였다. 사람과 시인은 같은 언어 속, 생물들로 분류하기도 한다. 시인에게 왜시느냐 물으면 시밖에 기댈 둔덕이 없지 않으냐 반문한다. 시가 뭐냐고 물었다. '권위를 버린 언어들이 사는 세상' 이라 <시 문답>을 통하여 답해준다.

시인은 말문을 닫으며 <시원의 입술>이 이 땅의 독자에게 ’생각의 이불‘이 되길 소망한다며 조용히 문을 닫는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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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고수부 작가 초청 '북토크 콘서트' 9월 18일 인사동서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가 주관하는 '고수부 작가 초청 북토크 콘서트'가 오는 9월 18일 오후 5시, 인사동 '촌'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송명화 박사(문학평론가)의 사회로 권대근 문학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문학박사)가 맡아 진행하며, 최근 출간한 제11 수필집 <어둠을 밝히는 빛처럼> 출판을 기념해서 군인으로서의 삶과 문인으로서의 길을 동시에 걸어온 고수부 작가의 인생 궤적과 문학 세계를 조명할 예정이다. 고수부 작가는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ROTC 37기로 임관해 월남전에 맹호부대 장교로 참전했으며, 미 육군공병학교 축지과정 수료, 주한미군 군사협조단(JUSMAG-K) 연락장교, 국방부 관리정보실 근무 등 군 경력을 쌓았다. 이후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그는 전쟁기념관 학예관을 거쳐 퇴임 후 K.J 스피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군 경력과 학문을 접목한 삶을 이어왔다. 2003년 <순수문학>을 통해 등단한 고수부 작가는 수필집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군인의 경험과 인간 존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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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베트남인회, 제3회 전북베트남인체육대회 성황리 개최 (김제=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북베트남인회(회장 김지연)가 주최·주관한 '2025년 제3회 전북베트남인체육대회'가 9월 14일 전북 김제시 검산동 김제시민운동장 축구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전북 지역에 거주하는 약 1만 5천여 베트남 교민이 모국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문화·사회적 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며, 교민과 지역사회의 교류를 강화하고 베트남 공동체의 단합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되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부 호(Vu Ho) 주한 베트남대사, 정성주 김제시장,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현장을 빛냈다. 대사관과 지방정부, 그리고 다수 후원 기업과 기관의 지원 속에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 이번 체육대회는 줄다리기, 팔씨름, 계주, 축구 등 다양한 종목으로 꾸려져 700여 명의 베트남 교민들이 함께 땀 흘리며 화합을 다지는 장이 됐다. 또 '2025 전북 오픈컵'을 비롯해 취업·학업·건강 상담 등 실질적 지원 프로그램도 병행되어, 체육 행사 이상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는 전북특별자치도를 비롯하여 호성전주병원, 유디전주효자치과, 더불어사는좋은이웃, 김제시가족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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