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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시조시인, 열두 번 째 시조집 <펄펄펄, 꽃잎> 발간

상생(相生)의 자연과 존재 회복의 시학(詩學)
국내 첫 영어·스페인어·아랍어·베트남어 시조 번역집 <꽃, 그 순간> 이어 열두 번째 개인 시조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민정 시조시인(문학박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겸 상임이사)이 최근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베트남어 번역 시조집인 <꽃, 그 순간>에 이어 열두 번째 개인 시조집 <펄펄펄, 꽃잎>을 월간문학출판부를 통해 출간했다.

순한 햇살들이 초록숲을 만들 동안
바람에 지는 벚꽃, 천지가 꽃안개다
나이테 둥근 시간도 새떼로 날아간다

움직이는 모든 것엔 둥지 트는 사랑 있지
실시간 반짝이는 봄볕 속 너를 본다
봄이다, 꽃불자락이 들녘마다 타오른다

- 표제시(標題詩) '펄펄펄, 꽃잎' 전문

이번 김민정 시조시인의 <펄펄펄, 꽃잎>에는 75편의 신작이 들어 있다.

김민정 시조시인은 이 책 책머리의 '시작(詩作)'에서 "실타래 풀어가듯/ 엉긴 나를 풀어가며// 수도 없이 일어나는/ 생각을 꿰고 홀쳐// 정수리 한 가운데로/ 꽃대 하나 세운다"라고 했다.

김 시조시인은 이어 '시인의 말'을 통해 "그 동안 철도시조집을 따로 출간하려고 아껴두었던 철도 관련 작품 8편도 이번 시조집에 싣는다"며 "코로나로 지친 독자의 마음에 조금은 부드럽게, 평온하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시조집이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김 시조시인은 그러면서 "처음 우연히 한두 장 인사차 받은 시화가 마음에 들어 이번에 출간하는 시조집 <펄펄펄, 꽃잎>에 곁들인다"며 "오롯이 나의 시조를 위해 그림을 그려준 김일영 시인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시조시인은 1981년부터 시조를 쓰기 시작하여 1985년 <시조문학> 창간 25주년기념 지상백일장에서 '예송리 해변에서'로 등단했으며, 2006년 한국현대시조 100주년 기념으로 단시조 100편으로 <사랑하고 싶던 날>을 출간한 바 있다.

또한 2016년에는 단시조 65편으로 <바다열차>를 출간했으며, 2020년에는 수석단시조 111편으로 <함께 가는 길>을 출간하기도 하며 단시조를 많이 쓰는 시조시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김 시조시인은 그 동안 <사랑하고 싶던 날>, <바다열차>, <함께 가는 길> 외에도 <나, 여기에 눈을 뜨네>, <지상의 꿈>, <영동선의 긴 봄날>, <백악기의 붉은 기침>, <모래울음을 찾아>, <누가 앉아 있다>, <창과 창 사이>, <꽃, 그 순간> 등의 시조집을 출간했다.

김민정 시조시인은 또 엮음집으로 <해돋이>(303인 영문번역시조집), <시조, 꽃 피다>(333인 스페인어번역시조집), <시조 축제>(303인 영어·아랍어번역시조집), <교과서에 실어도 좋을 단시조(527인)>, <교과서에 실어도 좋을 연시조(573인)>을 펴냈으며, 수필집으로 <사람이 그리운 날엔 기차를 타라>와 평설집 <모든 순간은 꽃이다>, <시의 향기>, 논문집으로 <현대시조의 고향성>, <사설시조 만횡청류의 수용과 변모 양상> 등이 있다.

수상으로는 나래시조문학상, 시조시학상, 선사문학상, 김기림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 월하문학상, 성균문학상, 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 등이 있다.

제1회 성파평론상 수상자인 유종인 문학평론가(시인)는 이번 김민정 시조시인의 시조집 <펄펄펄, 꽃잎>의 '작품해설'에서 시화(詩畵)의 친연성(親緣性)에 대해 부연(敷衍)하면서 "일찍이 북송대(北宋代) 동파(東破) 소식(蘇軾)은 시와 그림의 친연적인 어울림을 갈파한 적이 있다"며 "이른바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깃들었네[詩中畵 畵中詩]'라고 읊었던 바 그 태생적인 근친성은 작금의 시류(詩類/時流)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고 했다.

유 문학평론가는 이어 "이번 김민정의 시조와 그림이 어울린 시조화집(時調畵集)은 그런 시화의 친연성을 구성진 화필의 그림과 어울린 시조를 통해 새뜻하게 구현해 내고 있다"며 "시조와 그림의 이런 콜라보레이션(collabaration)은 인접 예술 장르 간의 격절이나 격조(隔阻)를 해소 완화하고 그 어울림을 통해 상호 심미적 영향을 한층 완숙한 지경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평했다.

유 문학평론가는 "그런 의미에서 시인이 자신의 시조 시편에 그림을 어울려 놓는 구성을 이룬 것은 단순한 기호(嗜好) 이상의 예술 장르 간의 친연성(親緣性)을 본보기로 드리운 나름 실험적이고 전향적인 발상이지 싶다"며 "이는 그림과 시조를 하나의 짝패로써 보다 비주얼하게 읽고 보다 내밀하게 보려는 양가적인 혹은 쌍방향적(interactive)인 인식에서 출발한 김민정의 너름새에 기원(起源)한다"고 부연했다.

유 문학평론가는 계속해서 "보는 시조와 읽는 그림이라는 이 입체화된 시조집의 구성은 그 자체로 시조 읽기의 독법(讀法)을 다양화하고 장르 간의 단절을 장르 간의 호흡으로 완충하고 결속하는 우호적인 측면이 두드러진다"며 "근자에 디카시라는 시와 사진의 장르적 친화 장르가 개척된 것과도 무관하지 않게 시와 그림의 어우러짐은 이 시조화집(時調畵集)의 당연한 특색이면서 시인의 분방하고 의연한 시적 개성을 낙락하니 관람하는 새뜻함이 여실하다"고 했다.

유 문학평론가는 그러면서 "시조가 갖은 언어적 수사(修辭)의 뉘앙스와 그 활달한 시적 의장(意匠)을 회화적 미감(aesthetic sense)으로 도드라져 보태는 이 시조와 그림의 어울림은 오래된 동양 회화의 구성과도 그 맥(脈)이 닿아있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문학평론가는 또 이번 김민정 시조집의 특징으로 '상생(相生)의 자연과 존재 회복의 시학(詩學)'이라 평했다.

둥글게 오므리는
가을의 끝자락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물결

여자는 밀물로 오고
남자는 썰물로 가고

- '파도 탱고' 전문

유 문학평론가는 이 시조 작품에 대해 "계절의 변화에 따른 특징적인 국면을 노래한 이 시조는 자연과 인간이 어떤 관계설정에 놓일 수 있느냐에 관심을 드리우고 있다"며 "여기서 모든 숨탄것들을 ‘둥글게 오므리는/가을’의 속성에 자못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변화의 힘이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적인 회복력의 일종으로도 보이기 때문이다"라고 평했다.

유 문학평론가는 이어 "조락과 퇴색의 계절이 지닌 위축된 모습들 속에 오히려 변형이 아닌 자연스런 변화의 완숙함도 엿보아낼 수 있음이다"라며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본래적인 생명의 활기로 재충전하려 ‘안간힘을 쓰는 물결’이라면 어떤가. 그런 구성진 물결의 운동과 율동을 다시 '여자는 밀물'로 상정하고 '남자는 썰물'의 형태로 비유할 때 이 모든 자연의 현황은 하나의 춤, 변화의 자연스러운 본령인 '파도 탱고'의 이미지로 완연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유 문학평론가는 그러면서 "종장의 의미를 일견 엇갈림의 구도로 볼 수도 있지만 달리 보면 밀물의 여자와 썰물의 남자가 서로 상보적(相補的)인 자연계의 구성원으로 넘나드는 조화(造化)의 기틀로도 볼 수 있다"며 "김민정은 이렇듯 자연의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놓치지 않고 거기에 인간적인 현황을 겹쳐 바라보거나 견줌으로써 인간의 존재방식과 그 어울림의 상생(相生)의 뉘앙스(nuance)를 유려한 시조의 율격으로 되살려내는데 능숙하다"고 평했다.

그런가 하면 조규익 전 숭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김민정 시조시인의 시조집 <펄펄펄, 꽃잎>을 읽고 '대상에 숨겨진 보물 찾기-견자(見者)로서의 김민정 시인, 그의 시세계'를 통해 다음과 같이 평하기도 했다.

조 전 교수는 "시인이 도달해야 할 이상형으로 '견자(見者)'를 제시한 시인은 19세기 프랑스 시인 랭보"라며 "대상의 내면에 숨겨진 '비밀스런 암호'를 찾아내고 해독해 보여줘야 할 의무와 능력을 지닌 자가 견자로서의 시인이다. 그런 점에서 김 시인은 견자(見者)이며 현자(賢者)이다"라고 평했다.

조 전 교수는 이어 "이번 열두 번째 시조집을 낼 때까지 시조 장르를 세상에 대한 망원경 혹은 현미경으로 택한 시인의 의도는 어디에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며 "매우 절제된 언어구사와 깔끔한 이미지를 통해 대상의 미적 골수(骨髓)를 펼쳐 보여야 하는 시조 특유의 어려움, 그 난제를 잘 소화해 낼 자신감 때문이었으리라"라고 강조했다.

조 전 교수는 "따스하면서도 날카로운 관찰의 시력을 쉼없이 벼림으로써 대상에 숨겨진 비밀스런 보물들을 오롯이 캐낼 수 있었던 것이 견자로서의 김 시인이 갖고 있는 최대 장점이다"라며 "예컨대, '역(驛)'을 노래한 시들을 보자. 역들을 지나는 열차는 공간과 시간의 변화를 체현하는 대상이다. 역들을 통과하는 열차의 움직임은 단순히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의 직선적 흐름만을 보여주지 않는다"라고 평했다.

조 전 교수는 그러면서 "시간에 따른 공간의 변화들을 보여주고, 그 변화는 복잡하게 엉기면서 삶의 진실로 구체화된다"며 "'협곡열차'는 '언덕 아래 홍시'를 통해 '가을'의 시간대를 표상하지만, 폐광촌 마을 어귀를 '어루만져'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 전 교수는 이어 "치열했을 삶의 한 부분을 쏜살같이 달리는 기차 안에서 내다보는 견자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의도적으로 사이사이 배치한 듯한 불교 시들은 또 어떤가. 부처의 가르침을 자연의 캔버스에 풀어쓴 달관의 시상들. 장광설로 교리의 심층을 설명하는 대신 몇 글자로 비밀스런 내면의 핵심을 찔러주는 김 시인의 시들이야말로 불립문자(不立文字)로 오도(悟道)의 종착역을 보여주는 선문답(禪門答) 그 자체가 아닌가”라고 평하며 이상의 언설들 모두는 표제시 '펄펄펄, 꽃잎'에 집약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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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캐는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 채굴의 기억을 문학으로 캐다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와 석탄 채굴로 이름을 알렸던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가 문화와 문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다. 한때 땅속에서 금과 검은 석탄을 캐내던 이 마을이 이제는 시와 언어, 기억을 캐내는 '금캐는 마을'로 변모하며 또 하나의 문화 발굴 시험에 나섰다. 봉성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금 채취장으로 활용되었고, 이후에는 검은 석탄을 채굴하던 광산촌으로 알려졌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땅을 파면 사금이 섞인 모래와 채굴의 기억이 함께 드러난다. 산업화 이후 급격한 쇠퇴를 겪었던 이 마을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대신, 기억을 문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봉성리문화창조마을 이장이자 시인, 그리고 무형문화유산 석공예 이수자 김유제 시인이 있다. 김유제 시인은 봉성리 마을 전체를 하나의 문학공원으로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인 300여 기의 문학비를 마을 곳곳에 세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비와 문학 조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는다. 김 시인은 "봉성리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노동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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