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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버지니아 울프와 정조대왕의 정원

고요가 살고 있는 한국의 정원…"신들의 발걸음 소리가 걸어 다닌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결의 뜻은 나무, 돌, 살갗의 조직을 말한다. 성격에도 결이 있다. 결이 같은 사람이 만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결이 같으면 사물에 대하여 같은 결을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4월은 식목의 계절이다. 정원의 시간이다. 친구 송재구 회장과 창덕궁 궁궐을 걷는다. 역대 임금 중 가장 나무를 많이 심은 임금을 꼽는다. 기록에 나타난 정조 대왕은 나무를 1,200만 그루 이상 심었다. 정조는 능에 나무를 심어 정원의 형태로 꾸민 왕이다. 송재구 회장은 정조가 꾸민 능을 다음 주에 걸어보자 약속한다. 사람마다 심리적 결을 가진다.

정조에게는 나무에 대한 심리적 결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송재구 친구의 말이다. 아버지 사도가 뒤주라는 죽은 나무에 갇혀 죽은 것이 정조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 송 친구는 전자업종의 경영자다. 송 친구의 정조에 대한 분석이 논리적이다.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 왕조 500년에 역대 임금의 취미나 행적에 관한 기록은 비교적 상세하다. 정조는 강의를 좋아하고 술을 좋아했다는 자료가 많다. 신뢰하는 나무위키에도 정조 대왕의 식목에 관한 기록은 한 줄도 없다. 정조가 가까이한 장약용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왕이 어느 날 필통에 술을 권하여 오늘 나는 죽었구나" 하는 내용이 있다.

하여간 정조는 술을 좋아한 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술을 좋아한 연유는 아버지 사도를 그리며 마음을 달래려 하는 술이 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송 친구와 그런 의미로 짠하고 건배를 한다. 꽃과 나무를 주제로 한 책은 독자의 호응을 받는다. 가장 많이 보급된 성경에도 꽃과 나무가 150여 종이 나온다. 공자가 제자와 심혈을 기울여 편집한 <시경>에도 나무와 꽃이 130여 종이 나온다.

시경의 첫 시에는 나무가 등장한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보급된 책은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주제는 사막과 꽃, 별, 물이 나온다. 내용은 자연 안의 일들이다. 독자들은 어린 왕자가 사막에서 자연의 꽃, 별, 물, 달빛과의 대화가 신선하게 결이 맞았을 것이다. 우연하게도 독자가 부담 없이 대하는 저서들의 소재는 꽃과 자연이다.

시인 박인환이 '목마와 숙녀'에 이름을 올린 버지니아 울프는 시인이다. 울프는 정원을 아름답게 가꾼 시인이다. 한국에도 소개된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이 있다. 울프는 22년간 영국의 남부 몽크스 하우스를 얻어 집을 고치고 정원을 가꾸었다.

책은 울프가 정원을 가꾸면서 "지금 이곳에서 삶이 얼마나 달콤한지, 규칙적이고 정돈된 생활, 정원, 밤의 내 방, 음악, 산책, 수월하고 즐거운 글쓰기"인 생활을 담고 있다.

책에 나오는 버지니아 울프의 책상은 기가 막힌 걸작이다. 그냥 책상이 아니다. 런던이나 에든버러에서만이 구할 수 있는 그런 책상이다. 뭔가 시가 나올 수 있는 책상이다. 개성이 넘치고 믿음직하고 묵직하고, 대단히 듬직한 책상이다. 셰익스피어의 책상이 도시형이라면 울프의 책상은 이웃의 친절한 아저씨의 인상을 준다. 버지니아 울프의 서재를 다녀온 사람은 많다. 책상에는 늘 많은 원고지가 놓여 있었다. 정돈되지 않는 책상이라 한다.

19세기를 대표하는 '에밀리 디킨슨' 시인이다. 1830년 보스턴 인근 애머스트에서 태어난 시인은 늘 진흙의 신발이었다. "나는 늘 진흙을 묻히고 다녔다"라고 할 만큼 정원과 숲을 누비며 자란 시인이다. 디킨스는 식물학을 배우면서 정원 가꾸기에 진심인 가족과 정원을 열정으로 가꾸었다. 400여 식물을 채집하였고 꽃이나 잎을 끼워 보낸 편지가 1000통이다. 자연을 소재로 포착한 시가 1700여 편이다.

체코의 국민 작가 카렐 차페크는 '정원 가의 열두 달'에서 "인간이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딛고 있는지 알기 위해"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네의 정원 그림을 마음의 안식으로 여긴다. 모네의 정원은 정작 가보지 않았지만 마치 한번은 다녀온 정원처럼 친근함을 느낀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역대 임금이 묻힌 능을 걸어보며 '신들의 정원'이라 한다. 종묘의 정원을 바라보는 외국의 건축가들은 "한번 오고 두 번 오지 않는 건축가는 건축가가 아니다"라는 극찬을 한다. 어느 외국 건축가는 종묘를 보고 가족 모두와 다시 왔다. 한국의 정원은 고요가 살고 있다. 신들의 발걸음 소리가 걸어 다닌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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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 신년인사회… '쓰기 이전의 연대'를 확인한 자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은 언제나 문장 이전에 사람을 먼저 불러 모은다.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가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서 연 신년인사회는 한 해의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문학 공동체가 왜 여전히 필요한가를 다시 묻고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1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삼전동. 소박한 실내 공간에 모인 문학인들의 표정에는 새해의 설렘보다 오래 지속되어 온 신뢰와 연대의 기운이 먼저 스며 있었다.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이사장 정명숙) 신년인사회에는 각 지부 회장과 회원들, 협회 산하 시낭송예술인들, 그리고 인기가수 유리(URI) 등 30여 명의 문학인이 참석해 새해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공식 일정'보다 '비공식 대화'에서 그 의미가 더욱 또렷해졌다. 오랜만에 만난 문우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최근에 쓴 시와 산문, 아직 완성되지 않은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에 대한 질문은 곧 삶의 이야기로 이어졌고, 문학은 다시 한 번 개인의 고백이자 공동의 언어로 기능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저서를 교환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손때 묻은 시집과 산문집을 건네며 "이 문장은 여행지에서 태어났다", "이 시는 오래 묵혀 두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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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폭언·또 갑질"…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김하수 청도군수 즉각 사퇴 촉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하수 경북 청도군수를 둘러싼 폭언·갑질 논란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4일 성명을 내고 "김 군수의 폭언 사태는 더 이상 우발적 실수나 일회성 사건으로 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위임받은 권력을 사적으로 행사하며 시민과 노동자를 압박해 온 행태는 공직 윤리의 심각한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김 군수가 2023년 6월 군청 직원을 상대로 한 폭언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제기된 전력이 있음에도, 이후에도 시민과 노동자를 향해 욕설과 협박성 발언을 반복했다며 "인권 의식과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습적인 폭언과 갑질은 개인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 수행 자격의 상실을 의미한다"며 "사과로 책임을 모면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밝혔다. 단체는 “군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은 즉각적인 사퇴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번 사태를 청도군 차원의 문제가 아닌 한국 정치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성명에서는 "선출직 공직자가 시민과 공직 노동자를 '함부로 대해도 되는 아랫사람'으로 인식하는 권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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