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1 (금)

  • 구름조금동두천 22.7℃
  • 구름많음강릉 23.2℃
  • 구름조금서울 25.5℃
  • 맑음대전 21.3℃
  • 구름많음대구 22.3℃
  • 구름많음울산 21.3℃
  • 구름조금광주 22.1℃
  • 구름많음부산 21.8℃
  • 구름많음고창 22.3℃
  • 흐림제주 21.7℃
  • 구름조금강화 21.2℃
  • 맑음보은 17.1℃
  • 맑음금산 18.5℃
  • 맑음강진군 19.7℃
  • 구름많음경주시 22.4℃
  • 구름많음거제 21.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사랑을 쓰고 싶은 연필'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연필은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연필 한 자루는 140리나 되는 길이의 선을 긋거나 4만 5천 단어를 쓸 수 있다고 한다. 두 자루의 연필만 있으면 한편의 장편 소설을 쓸 수 있단다. 화가는 화랑 하나를 가득 채울 스케치를 그려낼 수 있다.

이러한 숫자의 언어 이미지로 표현하려 할 때는 프랑스 과학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의 아름다운 비유를 떠올리게 한다. "연필은 나무속에 박힌 일종의 검은 광맥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어두운 지하의 탄광을 들어가는 광부의 곡괭이질"이라는 표현을 한다.

그래서 연필을 탄필(炭筆)이 되고 다이아몬드 사촌인 탄소결정체가 삼나무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잠들다가 선비들의 필기구로 잠에서 깨어난다는 말은 시적 표현으로 들린다.

연필의 역사를 굳이 알 필요는 없겠지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그것을 알고 넘어가지 않으면 문학을 하는 선비의 자존심이라고 굳지 밝히길 원하고 있다.

연필은 1564년 영국 보로 메일 지방의 거목 하나가 폭우로 뿌리를 뽑히는 바람에 발견되던 날을 탄생의 생일이라 알려준다.

뽑힌 나무뿌리에서 많은 양의 카본(흑연)을 발견하게 된 그 지방 사람들이 그것을 검은 납으로 잘못 알았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은 연필의 심에는 납 성분이 있다며 침을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들 한다. 그러고 보면 가짜뉴스는 600년 전부터다. 당시는 가짜뉴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진한 과학의 상식이 만든 우발사건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565년 독일계 스위스 박물관 학자인 콘드라 폰 게스너는 자신이 흑연 조각을 나무에 끼워 필기구와 스케치 도구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일기로 남겨두었다.

그렇게 연필이 생산되었지만 잘 못 붙여진 이름은 전 세계인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그것이 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여전히 보로 메일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은 5백 년 동안 그냥 되풀이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적 진하게 글씨를 만들기 위해 연필심에 입으로 빨아 침을 바르면 어른들은 놀라서 "얘야, 큰일 난다. 연필을 빨면 납 독이 오른단다."

연필에 관련된 단행본만도 여러 권이 나와 있다. 단순한 필기구 연필이, 몇 권의 책이 나올 정도의 인류사에 미친 영향은 크다. 홍사훈이라는 방송진행자는, 귀에 노랑 연필을 걸치는 모습을 보인다. 호기심의 시청자가 물었다. "연필을 귀에 걸면 왠지 편하게 말이 된다."고 대답한다.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처음부터 너무/ 진한 잉크로/ 사랑을 쓴다면/ 지우기가 너무너무/ 어렵잖아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지워야 하니까' <사랑을 연필로 쓰세요> 노랫말 부분이다.

연필은 인간의 삶과 닮았다. 연필의 색도 다양하다. 둥근 것이 있는가 하면 육각형도 있다. 샤프펜슬이 나왔으나 순간의 유행이었다.

노랫말처럼 인생도 쉽게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시인도 있다. 사르트르는 "실존의 본질은 선행한다.", "연필(실존)은 글을 쓰기 위한 목적(본질)이 먼저 있는 후에 만들어진 사물이므로 본질에 실존이 선행한다"는 말을 했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세상에 던져진 채 먼저 존재하고 나중에 본질을 선택한다는 이론이다. 사르트르의 말을 시적으로 은유하면 "인간은 하얀 노트 위에 살아있는 연필이라 해도 되겠다."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라면 연필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다.

창원시의 '청춘공방'이라는 단체에서는 환경에 넘어진 지구를 살린다는 의미로 버려진 커피 찌꺼기로 연필을 만든다. 이 같은 바람은 마산시로도 확산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김화순 시인은 연필로 시를 쓴다. 잘 깎인 연필을 필통에 한가득 넣고 바라보는 기분은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존재로 거듭나는 기분이라 한다. 권일송 시인은 연필로 시 쓰기를 즐겼던 시인으로 알려졌다. 설렌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장수현 시인, 첫 시집 출간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장수현 시인이 2004년 첫 시집 <새벽달은 별을 품고> 출간 이후 딱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를 계간문예시인선 205로 출간했다. 김경수 시인(문학평론가)은 이와 관련해서 "2~3년 간격으로 작품집을 출간하는 어느 작가보다도 나름대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를 통해 그리움과 회한의 세월을 접고 삶의 세계를 재발견함으로써 자기구원 즉, 새로운 생의 마지막 정열을 불태울 것을 찾고자 함이다"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그래서 그는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봉사와 사회적으로 부족한 분야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 시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라며 "요즘도 그는 매주 주말이면 지인들과 등산을 즐기는 마니아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을 통해 바른 정신과 아름다운 마음을 유지하며 반듯하게 살아온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장수현 시인은 이 책 '시인의 말'을 빌려 "아내가 말했다. 제발 좀 정리하고 버리라며 요즘 누가 책을 읽느냐고"라며 "꽁꽁 묶인 빨랫줄에는 빨래 대신 세탁 못 한 언어와 빨지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순천 청암대 사태 1부 막 내려…청암대 교수 형사사건, 대법원 확정판결 (순천=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 13일 대법원의 상고 기각으로 유죄가 확정된 순천 청암대학교 간호과 C 교수와 미용과 Y 교수는 교수직 상실과 퇴직금 반토막으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해지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법원은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위증 등의 혐의로 2심까지 징역형 등을 선고받은 순천 청암대 간호과 C 모 교수와 미용과 Y 모 교수 등의 '죄가 없다'는 등을 이유로 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난 13일 청암대 간호과 C 교수에 대해, 전 미용학원장 K씨에게 동료교수 전화번호와 주소, 차량번호 등을 전달하고 뒷조사와 음해를 모의한 혐의와 함께 무단으로 모 교수 이력서를 보여주는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을 저지른 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한 지난 광주지법의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또 대법원은 미용과 Y 교수에 대해서는 실습재료에 대한 위증죄와 학생 개인 신상을 임의로 유출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동료 교수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죄를 적용한 지난 광주지법의 항소심 판결인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의 선고를 확정했다. 이와 관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