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박인숙 작가 =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U보트는 미국 상선을 공격했다. 미국이 전쟁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독일의 수중 보트가 활동했던 이 지역은 미 동부 해안 근처인 걸프 스트림(Gulf Stream)이다. 맥시코만에서 북대서양으로 흐르는 걸프 스트림은 시간당 평균 약 6.4km로 흐른다. 이 강한 해류에 휘말리면 수백 km 이상 멀리까지 배가 이동할 수 있다. 독일 U보트도 걸프 스트림 인근을 활용해 선박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공격 후 도망치는 데 이용했다. 진도 앞 바다에 있는 시속 18km 이상의 울돌목은 조류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무인도 옆에서 빠르게 흐르는 물살이 내려오다가 해협 중앙에서 밀려오는 썰물과 부딪혀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낸다. 이순신 장군이 적의 함선을 제압해 승리로 이끌었던 것도 이 울돌목인 명랑의 전쟁터 같은 조류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수평선은 고요하고 넓지만, 그 아래 물길은 미친 듯이 회전한다. 섬과 해안선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남서해안은 좁은 해협과 복잡한 지형으로 인해 조류 변화가 빠르다. 특히 밀물과 썰물 전환 시에는 급격한 속도와 방향 전환이 발생한다. 그래서 물의 흐름이 가속화된다.
(서울=미래일보) 박인숙 작가 = 바다를 터전으로 사시던 아버지는 바다 속 물길을 잘 파악하셨다. 조류를 따라 남쪽에서 서해로 올라가는 농어의 이동을 아셨고, 도미가 제주도 근방에서 월동을 한 후 높아진 수온을 따라 북쪽으로 향한다는 것도 알고 계셨다. 그런 아버지가 만선으로 회항하신 날들때문에 우리 형제들은 모두 배울 수 있었다. 그래도 학비를 대느라 동네에서 유일한 초가집에 살았던 아버지는 돈의 출처가 의심스럽다는 이웃의 의심을 받았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오빠가 입대한 후 몇 개월 만에 편지를 보내왔다. 오빠에게 밤 세워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답장을 썼다. 오빠는 편지 내용에서 사용하지 않을 단어들을 자제해야 된다고 두려움이 느껴지는 답장을 보내 왔다. 그 후 제대 할 때까지 오빠에게 편지 한 장 쓰지 못했다. 군사정권 아래서는 군대 내의 검렬 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에 체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동정은 이적행위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영부인이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내 입을 틀어막았다. "무사히 살고 싶으면 침묵하라"고 하셨다. 사적인 대화까지도 감시 대상이 되므로 말 한마디 잘못하면 본인 뿐 만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들
(서울=미래일보) 박인숙 작가 = 1980년 5월. 시외로 향하는 완행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전 9시부터 충장로 골목을 가득 메운 군인들의 곤봉을 피해 달아나다 보니 어느덧 해가 기울고 있었다. 마침 대로변에서 천천히 기어가는 완행버스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망설일 틈도 없이 뛰었다. 기사는 우리를 보고 급히 문을 열어 주었다. 그 순간, 군인 세 명이 붉게 충혈된 눈을 번뜩이며 버스로 다가왔다. '이렇게 죽는구나.' 눈길을 피한 채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고개를 돌렸다. 길 한쪽에 생선처럼 손발이 묶인 채 머리를 땅에 처박고 있는 또래 청년들이 보였다. 그때였다. 버스 문 앞에 앉아 있던 여든은 족히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갑자기 통곡하며 울부짖었다. "그만해! 그만들 좀 해, 이놈들아!" 할머니는 같은 말을 반복하며 흐느꼈다. 그 순간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찌 되었을까. 버스는 천천히 도시를 벗어났다. 5월의 들판은 푸르고 평화롭기만 했다. 그러나 어둠이 깔려 가는 도로 위에서 나는 목이 메었다. 죽음에서 벗어난 안도감 때문이 아니었다. 추풍낙엽처럼 휩쓸려 좁은 거리 위를 달리던 그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12.3 계엄 선포로 시작된 혼란이 116일째 이어지고
(서울=미래일보) 김민주 (사)기본사회 대변인 = 4차산업의 급진전으로 전 세계가 국가주도의 산업육성과 이로 인해 불어닥칠 노동 시간과 소득 감소 및 자본주의 경제구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 마자 국부펀드 설립 계획에 서명하였고 이를 통해 AI, 바이오, 양자분야 산업에 집중투자는 물론 우크라이나 광물협상, 가상화폐 투자까지 발표하면서 국가의 부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르웨이이는 국부펀드를 앞세워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등에 투자해 연간 예산 20%를 충당하고 있어 유럽의 각 국들이 이를 모델로 하고 있다. 아시아는 중국, 싱가포르가 국가주도 혹은 국부펀드 형태로 미래 4차산업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음은 이미 많이 알려진 바이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유능한 과학기술자를 우대하고 신생기업에 국부펀드 형태로 자본을 지원해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만들어 국가 공유부를 창출, 국민 모두가 나누게 하자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단법인 기본사회는 4차산업의 발전으로 미래 노동소득 불균형이 심화될 것을 예측하고 사회경제적 혼란이 있을 것을 미리 대처하자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의
(서울=미래일보) 양애경 한서대학교 교수 = 늘봄학교가 올해 하반기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학교 부담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면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학교와 교육청의 협력을 통한 운영체계 안정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촘촘한 교육안전망 구축이 선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절벽 시대, 저출산 시대를 맞아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할 때이다, 그리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높아지고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돌봄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돌봄이 왜 필요한가를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돌봄을 만들어갈 것인가를 고민할 때이다. 늘봄학교가 시행 초기인 만큼 혼란도 많고 인적, 물적 자원의 부족, 안전관리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학교현장의 우려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늘봄학교란?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의 줄임말이다. 늘 봄같이 따뜻한 돌봄, 아이들이 재미있고 행복한 곳, 늘봄학교는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갖고 출발하였다.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하여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전후로 제공하는 양질의 교육‧돌봄(Educare)* 융합서비스, 즉,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서울=미래일보) 나시르 아이자즈(Nasir Aijaz) = 내가 한국을 방문한 2008년의 쌀쌀한 겨울이었다. 한국의 설악산 뒤로 해가 거의 지고 황혼이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산 전체에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었고,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유서 깊은 백담사 사찰의 모양과 구조물을 보고 있었다. 나는 작은 자갈 탑을 세우고 개울 바닥에 앉아 있는 몇몇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요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서 있었다. 나는 돌탑에 호기심이 생겨서 그 사람들에게 다가가 탑처럼 자갈을 쌓아 놓은 의미에 관하여 물었다. 비록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보편적인 언어인 몸짓으로 그것이 그들의 소원을 비는 기도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곧, 그들은 모두 도보로 계곡을 떠났고, 지는 밤의 어둠이 빠르게 그 지역을 덮고 있었다. 강렬한 고요함을 느끼며 혼자 서서 '소망의 돌탑'이라고 부르는 수천 개의 돌탑이 시냇물 바닥에 펼쳐져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나는 2007년에 백담사를 처음 방문했고, 아시아기자협회(AJA) 대표단을 위해 주임 스님이 주최한 사찰에서 '불교 오찬'을 경험했지만, AJA가 주최한 두 번째 방문에서는 사찰에서 숙박하
(서울=미래일보) 원정환(주식회사 바이오시드 TFT 팀장) = 팬데믹(Pandemic) 세상에 처해 있는 지금의 현실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창궐하기 전 세상과 너무나 다른 생활로 변해져 있다. 미래는 출근도 안 하고 집에서 일할 수 있으며, 로봇과 AI 자동시스템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이세돌 기사가 알파고(구글 Deep 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에 패한 이후 충격으로 받아들였고, 그러한 세상이 온다면 인간의 삶의 위치가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두려움이 가득한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예견한 세상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라는 매개체로 인해 막연했던 미래의 세상이 현실로 진입하여 상상했던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 한 예로 대학을 진학한 2019학번 새내기 학생은 대부분 비대면 수업과 동기 선후배의 교감도 없이 2022년 졸업을 앞두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직장도 재택근무로 변환되며 깨닫게 된 직종도 많다. 반듯이 출·퇴근의 명목 아래 일을 한다는 게 효율 부분에 옳은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아 졌다. 식당에 모여 밥을 먹는 것도 여의치 않아 배달 앱을 통한 딜리버리(Delivery) 음식기반으로 변화되고 있
(서울=미래일보) 장팔현 시인(문학박사) = 세계일보는 지난 17일 오전 단독 뉴스를 띄웠다. 즉 '[단독] 윤석열 부부와 친분 있는 무속인, 선대본서 고문으로 일한다'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에 무속인 전모(61)씨가 '고문'이란 직함으로 활동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씨는 정계와 재계에서 '건진법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전씨가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권 도전을 결심하도록 도왔다는 주장과 함께 자신은 ‘국사’가 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는 전씨 지인의 증언도 나왔다."라고 전했다. 실로 엄청난 일이다. 불과 몇 년 전 우리는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실세 최순실 사태를 보고 경악했는데 불과 몇 년 후에 또 다시 비슷한 일을 보게 될 줄이야…… 아울러 세계일보는, "전씨는 윤 후보의 선대본부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인재영입에 관여하고 있다. 하지만 선대본부 내에서는 전씨가 윤 후보의 메시지와 일정, 인사에 관여하는 등 선대본부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불만도 나온다"라고 취재 상황을 설명했다. 실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선진국이자 강대국이라 알려지기 시작한 대한민국에서 과연 이러한 일이
(서울=미래일보) 장팔현 시인(문학박사) =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이 참 한심하다. 수십 년 전의 좀비가 다시 꿈틀거린다. 이러한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신세계그룹 부회장인 정용진씨가 지난 6일 밤 인스타그램에 시진핑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해시태그를 올린 후 부터다. 이에 일부 야당 정치인들이 화답하고 있다. 일베챌린지 현상이 불고 있음이다. 지난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신세계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멸치와 콩나물을 구입한 후 이를 SNS에 올리자 이에 필 받은 듯 나경원 전 의원도 멸치와 콩 구매 인증샷 올리기에 가세했다. 이어 김진태 전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뒤따르고 있다. 이는 분명 정 부회장의 멸공 드립에 일치단결 화답하고자 함이란 것이 대부분의 여론이다. 멸공과 비슷한 ‘멸콩(멸치 + 공책이 더 부합할 듯)’이라는 주장이다. 맞는 말 같다. 이심전심, 유유상종이라 할 것이다. 참으로 가관이며 목불인견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9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 등을 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 등의 행동에 대해 "국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 놀이"라며 "뿌리
(서울=미래일보)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 벨기에 출신인 故 자크 로게(Jacques Rogge, 79세 1942년 5월2일생 말띠) 前 IOC 위원장은 2001년 제112차 모스크바 IOC 총회에서 제8대 IOC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벨기에 국가대표 럭비선수와 1968년(멕시코시티), 1972년(뮌헨), 1976년(몬트리올)올림픽에 요트국가 대표선수로 활약하였으며 정형외과의사 출신이다. 그는 서울1988올림픽에 벨기에 올림픽선수단장과 올림픽위원장 및 유럽올림픽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제3대 '앙리 드 바예라투르 백작'(Comte Henri de Baillet-Latour) IOC 위원장에 이은 벨기에 출신 두 번째 IOC 수장이었다. 영어, 불어, 스페인어, 벨기에어 등 다국어에 능통하고 스포츠 행정에 박식한 스포츠 및 올림픽 관련 업무의 달인이었다. 정형외과의사 출신인 관계로 일단 추진 방향이 정해지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불도저같이 밀고 나가는 행동파이며, 원리원칙주의자이다. 그는 재임시절 부패와 약물복용에 관한 한 무조건적 '인정사정 볼 것 없다'식의 신봉자였다. 따라서 그의 정책은 '부패와 도핑, 약물복용에
(서울=미래일보) 김시무(영화평론가)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지난 2월 9일(현지시간)에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하여, 감독상, 각본상, 그리고 국제장편영화상(외국어영화상)을 휩쓸며 세계영화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기생충>은 이미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최초 100만 관객도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북미 상영에 들어간 <기생충>은 대중관객의 호응을 받으면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진입했으며, 아카데미 결과에 힘입어 향후 1억 달러이상의 흥행수입도 기대된다. 외국 관객들이 <기생충>에 열광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빈부격차의 계급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견해다. 부잣집에 가난한 운전기사나 파출부가 고용되는 것은 일반적 소재일 수 있지만, 운전기사, 파출부, 미술선생, 과외교사 모두가 알고 봤더니 한 가족이라는 설정은 매우 이례적이고 특수한 설정이다. 픽션에서나 가능한 얘기라는 것이다. 아무튼 꼭 짚어 이거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외신 반응을 보면 "몰입감 있는 스토리 전개와 예측을 불허하는 결말처
(서울=미래일보) 김시무(영화평론가) = 장률 감독의 '이리'(Iri, 2007)는 지난 1977년 11월 11일 21시 15분경 전라북도 이리시(지금의 익산시)에서 발생한 열차 폭발사고 이후 30년이 흐른 시점에서 그 현재적 의미를 되새겨보는 일종의 로컬 시네마다. '이리역 폭발사고'는 화약제조업체인 한국화약에서 제조한 대량의 폭발물을 싣고 이리역 구내에서 대기 중이던 열차가 갑자기 폭발한 사건을 말한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호송원이 어둠을 밝히기 위해 밤에 켜 놓은 촛불이 화약상자에 옮겨 붙으면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사고로 이리 시민 59명이 사망하고 1,15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647세대 7,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영화는 그로부터 30년이 지나고 모 방송국에서 30주년 기념행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을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진서(윤진서)라는 이름의 서른 살 처녀인데, 사고 당시 엄마의 배속에 있다가 폭발의 진동으로 인해 미숙아로 태어난 불운한 여자다. 진서는 택시기사인 오빠 태웅(엄태웅)과 함께 경로당에 딸린 허름한 주택에서 사는데, 노인들의 수발을 들기도 하고 동네 중국어학원의 허드렛일을 도와주면서 하루하루
(서울=미래일보) 김시무(영화평론가) =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Heavenly Homecoming to Stars, 1974)은 한국영화사에 있어 경이로운 데뷔작 중 하나다. 개봉 이후 105일간 46만4천여 명이 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이 같은 수치는 당시까지 한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기록이었다. 이 작품의 중요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영화의 성공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기존 상투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을 과감하게 깨고 새로운 감성의 연애담론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신인 감독이었던 이장호의 감각적인 연출력을 꼽을 수 있겠다. 끝으로 배우들의 연기앙상블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주연배우인 신성일과 안인숙의 콤비플레이가 돋보인다. 청순미와 발랄함으로 무장한 안인숙의 연기는 '경아'라는 전대미문의 캐릭터로 새롭게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배우 신성일의 연기변신은 개봉 당시부터 인구에 회자됐던 일이다. 핸섬한데다 강단(剛斷)이 있는 기존 정형화된 캐릭터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안티히어로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별들의 고향>은 평범하게 직장생활을 하던 한
'지용제'에 바라는 충언 (옥천=미래일보) 최재문(시인, 칼럼니스트,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 탄생은 새로운 시작이다. 한편의 시(詩)를 창작하는 것은 탄생 이라할 수 있다. 시인은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어 시를 창작한다. 시는 인간의 정신문화 안에 아름다움의 사표(師表)가 되어 시인을 숭모(崇慕)하게 된다. 우리 시인들이 숭모하는 정지용(1902-1950)선생은 충북 옥천에서 출생하여 이화여전 교수, 경향신문 편집국장, 문창지 초선위원 구인회 회원으로, (1920-1940)년대에 활동한 시인으로 참신한 이미지와 절제 된 시어로 한국 현대시의 성숙에 결정적인 기틀을 마련한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1939년 2월 창간되어 1941년 4월 폐간 될 때 까지 '문장' 誌의 추천 제도에, 시 부분의 단 한 사람뿐인 추천 위원으로써 1945년 해방 이후의 시단을 주도하는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박남수 등의 시인을 추천하여 시단에 데뷔시키고 동지에 '시의 옹호'(1939. 11), '시와 발표'(1939. 10), '시의 위의'(1939. 11), '시의 언어'(1939. 12) 등의 시론을 발표 했다. 1950년 납북된 후 우여곡절 끝에 1988년 해
(서울=미래일보) 국제관계는 참으로 어렵다. 자국의 이익이 결려 있는 문제라 쉽게 양보 할 수도 없고 인접국가와의 상관관계도 고려해야하기에 상식적인 결과가 나오자 않는 경우가 많다. 지금 대한국토에서 벌어지는 평창동계올림픽의 다자 외교가 그렇다. 길이 터져가는 남북의 관계 지난 9년간 남북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언로 자체가 막혀 있다 보니 우리는 방관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물꼬가 터지기 시작을 했는데 국내외의 여론이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하게 접근한 결과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단일팀까지 이루어 내고 북의 참관단과 문화 행사 그리고 특사파견까지 엄청난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었다. 남한 사회는 해방이후 잘못된 이념과 사상의 주입으로 이 순간에도 남북관계가 잘못되기를 기대하는 친일세력과 북한이 참가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잘 안되기를 바라는 집단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미국 우선주의에 휩싸여 그들의 시각에서 미국과 행보를 맞추려는 사대주의파가 대한민국의 한축을 자리 잡고 있다 보니 늘 시끄럽다. 잔치판을 벌려 놓고 조금은 창피하다. 남북관계 발목 잡는 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