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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성명순 시인의 '명작(名作)'



명작(名作)


- 성명순 시인

엇갈리는 빗금으로
갈대를 본다.
초승달 조금씩 살 오르고
가을 밤바람이 차디차다.
노 시인의 그 창가에서
나는 연륜으로 잡아주는 마술에
걸려든다.
때로 기대에 지친 날이 얼굴 내밀어도
흘러가는 세월 따 먹고 유유자적
벗의 소식 내 안에서 쌓여만 간다.
쓰러져 눕지 않는
우주만물이
어디 있으리.
시공을 너머 온 위대한 작품만이 홀로
꿋꿋하게 서있구나.

■시평

시의 향기를 세상에 보내기 위해 시적 화자는 갈대를 보고 있다. 초승달이 조금씩 살이 오르는 것을 느끼는 시인의 마음이 참 인간적이다.

사물을 자신 속으로 끌여들여 대상을 인격화하는 시인의 모습에서 시인다움이 느껴진다.

이 시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이면에 내재된 메시지의 함축 구조 때문이다.

동양시학 '시궁이후공(詩窮而後工)' 론을 음미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 속에서 명작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명작은 어떤 성격을 지니는지, 시인은 구상에서 구상으로 언어를 이동시키며 은유적 사유를 보여주는 데 성공하고 있다.

원관념인 '명작'을 형상화하기 위해 언어여행을 떠나는 시적 화자를 보는 재미가 왜 쏠쏠할까.

'갈대', '초승달', '밤바람'은 사유의 시간을, '노 시인', '그 창가', '연륜', '마술'은 문학과의 인연을, '기대하다 지친 날', '흘러가는 세월', '유유자적'은 명작이 나오기까지 궁의 상황을, '벗의 소식 내 안에서 쌓여간다'는 명작을 빚기까지의 내공을 의미한다.

위대한 작품이 명작이거늘, 시인은 어찌 시공을 넘어서는 작품을 구상하지 않느냐고 세상의 문인들에게, 또는 자기 자신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는 꿋꿋하게 서 있을 명작을 기대하며 그녀는 가을밤 초승달 아래서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자연과 합일된 통일체로서 세계의 자아화를 이루고, '다상량'이란 구양수의 문장도를 실천하면서 명작에의 꿈을 다지고 있다.

아침은 저녁을 맞이하기 위해 흘러가고, 꽃은 열매 맺기 위해 핀다. 문인의 꿈은 명작을 남기는 데 있다는 것을 성 시인은 시로 노래하고 있다.

- 권대근(문학평론가, 대신대학원대 교수)

■ 성명순 시인 프로필

- (사)한국문인협회 인문학콘텐츠 개발위원.
- (사)국제PEN한국본부 대회협력위원회.
- 경기문학포럼 대표.
- 황금찬 문학상 수상.
- 시집 '시간 여행', '나무의 소리'
- 가곡 '그대가'(성명순 시, 이종록 곡, 박진형 노래)

- 현) 에이스케미컬 사회공헌팀 상임이사.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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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컬럼] 최창일 시인, '울었다, 스노보드 수묵화 앞에서'
설원 위를 가르는 한 젊은 스노보드 선수의 비행은 단순한 스포츠 장면을 넘어 한 편의 시가 되었다. 최창일 시인은 최가온 선수의 점프와 착지를 '수묵화'에 비유하며, 몸으로 완성된 예술의 순간을 포착한다. 이 글은 승패를 넘어선 아름다움, 하늘로 오르는 용기와 다시 땅으로 돌아오는 품격을 성찰하는 사유의 기록이다. 눈 내리는 설원을 바라보며 시인은 묻는다. 인생이란 결국 ‘착지의 예술’이 아니겠는가. 젊은 비상의 장면 앞에서 울음을 삼키지 못한 한 노 시인의 고백은, 우리 모두의 겨울과 봄을 동시에 환기한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설원 위로 눈이 내렸다. 흰 입자들이 겹겹이 포개지며 세상을 다시 그렸다. 그 풍경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었다. 거대한 화선지였다. 수묵이 번지듯 눈발이 흩날리고, 그 위로 한 소녀가 몸을 띄웠다. 스노보드 선수 최가온. 그날 그녀는 기술이 아니라 한 편의 시를 쓰고 있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오후였다. 점프의 순간, 공기가 갈라졌다. 몸은 작아졌다가 다시 커지듯 떠올랐다. 몇 초 남짓한 비행이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겨울이 포개져 있었다. 얼어붙고, 녹아내리고, 다시 다져온 시간의 결. 화면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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