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래일보) 최현숙 기자= 지난 7월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의 죽음은 많은 이들을 슬픔에 젖게 하며 안타까워했다. 더욱 놀라워하며 충격에 빠트린 건 현 교직에 머물러 있는 종사자들이다. 전국의 수많은 교사는 그녀가 머물렀던 교정에 찾아와 불볕더위 속에도 추모하며 눈물을 삼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떠난 자는 말이 없고 아직 이렇다 할 내용은 밝혀지지 않은 채 교직의 종사자들은 현재 거리로 몰려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에는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교사와 제자 사이, 교사와 학부모 사이, 교사와 학교 사이 그 어떤 것이든 여기에는 분명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동안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들이 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아까운 한 생명이 희생되어 세상에 알려졌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 상황이 아닐 수 없는 일이다. 기자는 오래전 내 아이를 통해 자신의 반에서 문제를 일으키던 학생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학교 내에서 선생님들이 겪고 있을 고충들을 대략 직감할 수 있었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들의 반에 문제를 일으키던 아이는 등교하지 않거나 제시간에 오지 않는 날이 다수였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신안 압해도 무지개길을 지나서 임자도를 찾아가는 길이었다.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 해변 길, 산티아고 카페에 들어가 앉아 달달 한 아이스티 한잔을 주문했다. 무더위 탓인지 카페 안에는 아무도 없다. 음악 소리도 없고 가까이서 배를 수리하는 소음만 들렸다. 바텐더는 중년의 여인으로 인상이 무척 인자해 보였다. 그는 개를 기르는지 산책을 다녀오는 개에게 손짓하며 반갑게 맞았다. "여행객인가 보죠?" 난 그렇다고 대답하고 찾아가는 곳을 지도를 가리키며 어떻게 가는지 물었다. "멀지는 않지만, 날이 더워서 걷기는, 무리에요. 거긴 왜 가세요. 거긴 아무것도 없어요." 웃으면서 말했다. "거기에 해변의 작은 집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악마를 만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여인도 웃으면서 내게 물었다. "그래 그 악마는 무엇 때문에 만나시려는 거예요?" "그 악마에게 나의 영혼을 팔면 그 악마는 내가 원하는 능력을 준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영혼과 악마의 능력을 바꾸려고요?" 여인은 농담처럼 어깨를 올리며 웃었다. 자신도 산티아고에 순례길을 갈 때는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야고보가 걸었던 순례길을 걸으며 앞으로 살아가는 ‘생의 문답’을 얻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는 소설 <이방인>을 통하여 '법정의 법복은 위선의 제복'이라 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카뮈는 언론사에 종사했다. 카뮈의 사설은 정론(正論)이었으며 장 폴 사르트르를 비롯한 지식인 사회에 찬사를 받는다. 롤랑 바르트 소설가는 카뮈를 향하여 건전지의 탄생과 같다는 비유를 들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뮈의 <이방인> 소설은 미국에서만 매년 30만 부 이상이 팔린다. 1942년 카뮈 나이 27세에 발표된 소설은 노벨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카뮈는 기자 출신인가 하면 연극인이다. 연출가로서도 역량을 보였다. 광화문의 교보문고 입구에서 담배를 입에 문, 카뮈의 걸게 사진은 연극인 아우라가 넘친다. <이방인>의 소설은 주인공 뫼르소를 통하여 카뮈의 내면을 볼 수 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소설은 법정 묘사가 자주 나온다. 카뮈는 법정의 판사를 투영하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법복은 절대자라는 인식을 주려는 철저한 연극과 같다는 비아냥의 시각이다. 현실에서 바라보는 판, 검사의 부정적 시각을 1940년대에 카뮈는 <이방인>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사랑은 어디서 올까?' 심리학자들은 행복과 사랑은 쾌락이나 환경과 관련이 없다고 분석한다. 자신에 대한 내적 만족감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경험으로 안다. 행복과 불행, 사랑은 모두 이웃이다. 행복과 불행, 사랑은 유전적 소인이나 환경 그 자체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그 조건과 주관적인 자세로 보고 대응하느냐에 좌우된다. 사랑도 그와 같다. 혼자만의 결정이 아니라 마음들이 주고받는 과정의 결과물들이다. 사랑은 심리학으로 다루지 못하는 절대적 고통을 수반한다. 사랑은 초월 하려는 지점에서 나온다. 초월은 상상할 수 없는 위력을 갖는다. 초월은 깊은 심연의 깊이가 된다. 사랑이 심연에 빠지면 아무리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존감을 고양 시켜도 치료 불가능이 되기도 한다. 괴테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1774년)은 심리적 사랑 소설의 교본이다. 책은 출간되자 마자 젊은 세대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고결하다. 고결의 심정을 간파란 괴테다. 고결한 사랑의 롯데와 베르테르에게서 사랑의 묘사는 아프
(강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팀 이재상 호남본부장, 김혜령 기자 = 지난해 7월 강진군의회는 전국 최연소 기초단체 의회 여성 의장이자 국내 최연소 청년의원이 취임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인공은 군민 중심의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강진군민 민원해결사'로 통하는 올해 서른세 살의 김보미 의장이다. 김 의장은 강진군 곳곳에 스며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애민정신'과 '위민사상'을 실천하며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강진군 실현'을 목표로 지역사회에 젊은 에너지를 불어 넣고 있다. 이에 본지 취재팀은 지난 25일 강진군의회 의장실을 방문해 취임 2년 차를 맞은 김 의장을 만나 지난 1년의 의정활동을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로 전력을 정비한 앞으로의 계획과 군정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군민들 삶의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감정 북받쳐...선배님 의원님들 조언 큰 힘" ▶ 먼저 근황부터 묻고 싶다. "'행정사무감사' 및 '군정질문' 등 그동안 하반기에 편중되어 있던 비중 있는 의사일정을 처음으로 상반기에 배치해 진행했다. 이어 역대 선배 의원님들을 모시고 '강진군의회 32주년 의정보고회'를 개최했고, 최근에는 후쿠시마 원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초인으로 불리는 철학의 선생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의 사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이다. 니체는 누가 뭐라 하여도 대단한 철학자다. 니체 시대로 돌아가 실상을 살피면 셋방을 전전하는 가난한 철학자였다. 겨울에는 차가운 방에서 기침을 흘리며 날이 새기를 바라는 형편이었다. 기대를 안고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저서를 펴내지만, 생각과 달리 생전에 7권만이 팔렸다. 그렇게 가난한 환경에서도 아모르 파티라는 말을 그의 주체로 담고 살았다는 것은 니체가 좋아하는 철학의 세계다. "사람이 왜 태어났는지 정답은 없다. 하지만 태어난 존재라면 죽기 전까지 열심히 살아야 후회가 없다. 누구에게든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걸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니체는 삶이 앞에서 누르는 고난도 피하지 말라 한다. 극복의 과단성을 가지라 당부한다. 백절불굴의 정신을 역설한다. "훌륭하고 알찬 결실을 남긴 사람들이 삶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대 자신의 악천후의 폭풍우를 견디지 못하는 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집, 첫 페이지는 '시인의 말'로 시작된다. ‘시인의 말’ 속에는 커다란 여백이 들어와 숨을 쉬고 있다. 간결함이 지나쳐 두세 줄의 인사도 있다. 시인이나 소설가는 머리말, 첫 문장에 온통 신경을 쓴다. 어느 작가는 써놓은 머리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본문을 완성하고도 한 달여를 늦춘, 경우 담도 있다.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Ivan Sergeyevich Turgenev, 1818~1883) 시인은 "독자여, 이 산문시를 단숨에 읽지 마시오. 단숨에 읽으면 아마 지루한 마음에 그대의 손에서 멀어질 것이오. 오늘은 이 시, 내일은 저 시, 마음 가는 대로 읽으시오. 그러면 어느 시인가 그대의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을 겁니다."라고 '독자에게' 소박하기 이를 때 없는 '시인의 말'로 부탁하기도 한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현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산문시로 문학적 평가를 받았다. 그의 문학은 한국의 근대문학 형성기인 1910년대에 가장 많이 읽히고 번역되었다. 윤동주와 같은 작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조주관 교수는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의 산문시를 번역하며 감동하였다. 커다란 명성을 가졌고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골 마을에 과부 할머니의 스무 살짜리 외아들이 죽었다. 마을에 여자 지주가 할머니의 슬픈 소식을 듣고 장례식날 그 집을 방문했다. 마을의 여자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집의 한복판 탁자 앞에서 힘없이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연기에 그을린 솥에서 멀건 양배춧국을 떠서 한술 두술 입으로 가져갔다. 할머니의 얼굴은 혈색이 없고 검은빛이다.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퉁퉁 부어 있었다. 몸만은 교회서처럼 단정한 자세였다. 동네 할머니의 입에선 '맙소사' 소리가 나올 뻔하였다. "이 순간 음식을 먹다니…아니 저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무정하구나!" 그러자 여자 지주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 몇 년 전 생후 9개월 된 딸 아이를 잃었을 때, 너무 슬퍼서 별장을 빌리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여름 내내 시내에서 보내던 일이 생각났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양배춧국을 먹고 있었다. 마침내 여자 지주는 더 이상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타치아나!" 여자 지주가 말했다. "생각해 봐요! 나는 놀랐어! 그래 아들을 사랑하기나 했나요? 어떻게 배춧국이 넘어간단 말이야!" "내 아들은 죽었어요." 할머니는 조용히 말했다. 그러자 다시 비통한 눈물이 푹 파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성하의 시간으로 가고 있다. 신안 무지개 마을의 차가운 바람은 물감처럼 여름 속으로 흘러든다. 방식(독일 조경 명장) 미술관을 구경하고 산책에서 만난 창포가 시선을 끌어당긴다. 단오에는 여성들이 개울가에서 머리는 감는다. 옆에는 그네를 탄다. 5월 5일의 단오절 풍경이다. 짙은 보라색의 창포(菖蒲)다. 단오와 관련된 창포다. 꽃창포는 창포와 같이 산이나 물가의 습지에 군락으로 핀다. 같은 습지에 피지만 창포가 여성들이 단오에 머리를 감는 창포다. 아무래도 무지개 길의 창포는 꽃창포로 보인다. 창포와 꽃창포는 꽃의 모양과 피는 곳은 같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꽃이다. 창포꽃은 부들처럼 작은 소시지 형태로 누런빛이 돈다. 창포의 잎과 뿌리는 독특한 향을 지닌다. 물로 머리를 감고 나서면 동네 골목 어귀에 마주친 촌각들의 시선은 물론 마음을, 흔든다. 창포 뿌리는 깎아 비녀를 만든다. 비녀인 창포잠(菖蒲簪)은 역병을 물리치는 액땜으로 부녀자들이 즐겼다. 창포는 향이 좋아 술을 빚어 신주(神酒)로 마셨다. 막걸리를 담듯이 창포를 짓찧은 것에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 발효시킨 창포 주는 임금이나 높은 고관들이 즐겨 마시는 세시(歲時) 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요즘처럼 시 쓰기가 겁이 나는 경우가 있다. 내 안의 절실함을 이끌어.내는 순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는 애초부터 소수 지식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결과물도 아니다.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함과 청정(淸正)하게 사는 법을 일깨우는 일이다. 시도반은 시집 <시원의 입술>을 펴내고 주변 선후배에게 시집을 올리며 '청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옛 선비들이 그림이나 서예 글을 받아들고 답례의 선물을 한다. 편지에는 청정이라고 썼다. 선생님께 가장 바르고 깨끗하게 올린다는 뜻이 들어 있다. 이렇듯 옛 선비들은 선물을 주고받으며 진실함을 선물하려 했다. 선비가 올리는 선물은 뇌물도 아니고 아부도 아니다. 오직 마음의 정성이다. 교직에 있는 후학과 막걸리 한잔을 한다. 서울 성북천 근처에 굴렁쇠라는 뒷 고깃집이다. 삼겹살 값이 많이 올랐다. 굴렁쇠 집은 옛 가격을 유지한다. 가난한 시인들이 가기에는 그나마 부담이 적다. 후학은 막걸리 한잔을 걸치며 특유의 교수티를 낸다. 교육은 쓸모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가장 빛나는 힘을 끌어내는 것이라 한다. 시를 쓰는 후학의 교수기에 시를 쓰는 지론과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작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질문은 형이상학(形而上學)적이거나 모호성, 추상의 말로 들린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펜과 걷는다. 극도의 몰입이 된다. 그 몰입에 미쳐버릴 것 같다는 체험담을 전하기도 한다. 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로 알려진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는 이런 글을 남기고 세상을 떴다. "지금 난 미쳐 버릴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이 끔찍한 시기를 견디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번에 회복하지 못할 것 같아요. 환청이 들리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겠습니다. 이제껏 나의 모든 행복은 당신이 준 것이고, 이제 더 당신의 삶을 망칠 수 없습니다." 쪽지는 남편에게 남긴 것이다. 산책을 가장한 버지니아 울프는 아우스 강가로 나갔다. 바바리코트 주머니에는 돌멩이를 하나둘 넣기 시작한다. 그리고 3월의 차가운 아우스 강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버지니아울프는 동양의 청년 시인 박인환의 가슴을 울리고 떠남으로 한국에 명성을 크게 남긴 작가다. <등대로>, <댈러웨이 부인>, <세월> 등의 주옥의 소설이다. 영국 여성 운동가, 최고의 작가 반열에 우뚝 서
(서울=미래일보) 최현숙 기자= 세상이란 언제나 나 혼자가 아니라서 나이가 먹어도 잘 모르는 것이 세상인 것 같다. 진심을 다해도 그 마음을 몰라주는 사람에게 때론 상처를 주거나 아니면 내가 받거나, 사람의 겉모습은 보이나 그 마음은 알 수가 없으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중 사랑하는 한 사람을 만나 늘 위로가 되는 말 "고맙소.", "사랑하오." 이 내용은 가수 조항조 씨가 불렀던 노래 '고맙소'라는 가사를 풀어쓴 내용이다. KBS 2TV 주말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는 매년 5월이면 가정의 달 특집극으로 무대가 꾸며진다. 5월 20일에 있었던 방송에서는 강사 김창옥 씨가 출연하여 공감과 소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가수들의 무대와 김창옥 씨의 강의를 번갈아 가며 무대가 꾸며졌는데, 가수 홍서범이 '고맙소'라는 노래를 불러 관객들에게 감동의 눈물을 주었다. 이 말이 누군가로부터 나에게 전해질 때 나의 마음은 어땠는가, 필자 역시 가슴이 뜨거워지고 따스해지는 말로 위로가 될 때도 있다. 누군가로부터 전해 듣는 '고맙다' 라는는 말은 평소 어느 대상에게 자신의 고마운 마음을 표시할 때 사용한다. 그러나 이 말은 굳이 이럴 때가 아니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밤은 무엇으로 보세요". "밤은 고독의 시간이 아닐까요. 상상하건대 니체도 그렇고 괴테의 밤은 고독의 밤이 아니었을까요". 묻는 사람이 바쁘게, 준비된 대답처럼 김 선생은 답을 준다. 밤이란 시간의 흐름을 가장 명확하게 금을 그어주는 시간이다. 밤을 만든 신은 고민이 따랐을 것이다. 밤은 긍정도 크다. 못지않게 부정도 크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아리송한 말도 있다. 깊이 있는 말처럼 느껴 지지만 부정과 긍정의 뉘앙스다. 숲의 나무도 잠든 시간이다. 새들과 곤충도 밤이면 잠든다. 밤에 활동하는 새들은 드물다. 아예 활동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모두가 숲의 침대에서 고요를 느끼며 깊은 단잠에 빠진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밤은 멈춤을 벗어나 그 속도를 더한다. 밤을 노래하거나 밤을 논한 글들은 많다. 고단한 사람에게 밤은 옷을 벗긴다. 근심도 보자기에 쌓아서 걸어둔다. 아이를 비롯하여 우리를 누이는 곳은 침대다. 침대의 시간은 환상이 겹치는 상상력의 시간도 보탠다. 상상력은 상처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그 상처를 쓰다듬는 시간은 밤의 시간이다. 우리는 꿈을 먹고 산다는 말을 곧잘 한다. 꿈은 이상을 말하
(서울=미래일보) 최현숙 기자 = 주말이나 어린이날이면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이나 수족관, 박물관 같은 곳을 가거나 아니면 여행을 가기 위한 짐을 싸던 시절이 있었다. 봄이 오면 계절을 알려주기 위해 동물과 꽃들을 마주 보게 하고, 여름이면 물의 흐름을 알기 위해 수영장이나 펜션을 찾아 며칠 쉬었다 오기도 했으며, 가을이면 겨울 채비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될 것 같기에 고민도하고, 겨울이면 가끔은 차가움도 맛보기 위해 바다를 살갗에 대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아이가 성인이 되어 가니 함께 하는 시간들이 그리 많지 않은 날들이 되었다. 아이를 낳은 부모라면 어느 집이나 육아시절을 지나왔거나 아니면 지금 한참 중인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가 처음 축복 속에 태어나던 시간 엄마도 처음 해보는 엄마라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고민 속에 육아 시절을 보내왔다. 육아는 아이에게 주는 사랑 외에 온몸이 아이를 대신해야 하는 일이라 고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아이가 울면 울음을 그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무엇이든 하다가 그치지 않으면 함께 울어야 했으며, 대신 아파줄 수 없는 아이의 아픔엔 부모는 속상할 수밖에 없었다. 잠자는 머리맡에 아이의
(경기 가평=미래일보) 김혜령 기자, 이재상 기자 =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 주는 설레임과 곳곳에 피어난 화려한 봄꽃이 축제로 이어지고, 여기저기 북적이는 사람들과 나들이에 나선 차량들의 정체가 종일 계속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어느 때 보다 밝고 웃음이 넘쳐 보인다. 지난 3년 남짓 이어진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길고 지루했던 터널에서 빠져나와 본격적인 야외활동이 시작되면서 지역 음식점과 전망 좋은 야외 카페, 재래시장도 덩달아 활기를 띠며 분주하고 떠들썩한 분위기 또한 반갑다. 코로나19에 의한 전대미문의 팬데믹(Pandemic)이 전 세계를 강타했던 암담한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극심한 피로감과 규제들로부터 해방된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감사하게 와 닿는 것 같다. 이런 가운데 본지 취재팀은 지난 2021년 8월, 끝이 보이지 않았던 코로나19의 터널 속에서 주변의 만류와 우려를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박종수·송미정 부부가 운영하는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잠157' 베이커리카페를 찾아 당시 창업스토리와 근황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먼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