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新자산어보>(인간과문화사, 2016), 손해일 시집을 피서 독서 목록에 넣었다. 명징한 시어와 해박한 지식에 감탄한다. "삼복더위에 최고봉의 보양식은 정1품 민어탕, 정2품 도미탕, 정3품 보신탕이니 여봐라! 민어(民魚)로 하여금 ‘보국안민(報國安民)’케 하라." <참백성 고기 민어> 시의 일부 구절이다. 시인의 청정한 언어를 대하면서, 왕정(王政) 시절 조선은 물고기까지 품계를 주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돌이켜보아도, 조선은 분명 특별한 나라였다. 왕의 수라상에 오르는 음식은 단순한 식재료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생선일지라도 왕의 입에 닿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백성의 국물 재료가 아닌 '조선의 얼굴'이자 '국왕의 취향'을 담은 국격이었다. 생선이 궁궐의 품을 받는 순간, 그것은 엄정한 절차와 위계를 거쳐야 했다. 고기를 잡는 어부부터 물류를 담당하는 수군(水軍), 관리, 수라간 상궁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손을 거쳐야 비로소 국왕 앞에 설 수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지방에서 생산된 특산물을 중앙에 바치는 '공물' 제도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어물’은 계절마다 엄정하게 정해
(가평=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수원시자원봉사센터와 새빛봉사단, 권선여성의용소방대, 수원시여성리더회, 삼일공고 학생 등 107명은 26일 오전 6시 30분 수원시청 인근에서 출발해 수해가 심했던 가평군 상면 항사리 피해 농가에 도착해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날 봉사자들은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면서 비닐하우스 정리, 쓰레기 청소, 토사 정리, 농가 안 청소 등을 펼쳤다. 특히 삼일공고 학생 40여 명은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힘든 일을 도맡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봉사자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의 부인 이지영 여사도 봉사자들과 함께 복구 활동에 참여했다. 이날 오전 수해복구 현장을 찾은 행정안전부 오병권 자연재난실장은 봉사활동을 격려하면서 "수해를 입어 아픔을 겪고 있는 곳이니 엄숙한 분위기에서 복구 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피해 농가 A씨는 "그날 폭우로 하천을 범람해 농지와 창고, 집이 모두 엉망이었다"며 "너무 피해가 커서 절망했는데 이렇게 와서 도와주니 희망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lyjong1004@daum.net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국내 최초의 본격 여행문학지 <여행인문학>이 7월 25일, 서울 인사동(하누소)에서 창간호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우리, 그 길에서 만나요'라는 부제를 달고 창간된 <여행인문학>은 '여행인 문학이자 동시에 여행 인문학'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문학지다. 여행의 물리적 이동뿐 아니라 시대의 흐름, 그리고 내면적 사유와 문학적 상상력 등을 함께 담은 ‘길 위의 문학’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이날 기념회에는 김유조 시인(본지 주간)을 비롯해 참여 문우 3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하며, 문학으로서의 여행과 여행으로서의 문학을 자유롭게 토론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장에서는 최상진 수필가가 김용언 시인(계간 <현대작가> 발행인)의 축시 '어서 오시게'를 낭송, 큰 박수를 받았고, 여행문학의 새로운 여정을 응원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 다양한 세대, 다양한 여정… 깊고 넓은 문학의 지도 그려 이번 창간호에는 국내 시단과 수필계, 여행기록문학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필진 50여 명이 참여했다. '시·수필·소설' 세 영역으로 구성된 지면은 총 226쪽. 이들은 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 현대시의 상징이자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시집 <님의 침묵>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을 맞아, 그 문학적·사상적 의의를 되새기는 뜻깊은 학술대회가 열린다. 한국불교사학회와 한국불교사연구소, 그리고 만해아카이브연구소는 공동으로 오는 2025년 8월 22일(금)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동국대학교 법학만해관 멀티미디어실 163호에서 <님의 침묵> 탈고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오셔요 당신은 오실 때가 되었어요, 어서 오셔요"라는 시구를 주제로 삼아, <님의 침묵>에 담긴 불교 사상, 민족 정신, 문학적 유산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미래 세대와의 연계를 도모하는 자리다. 기조발제는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서윤길이 맡아, '만해 정신에서 <님의 침묵>의 불교적 위상'이라는 주제로 시작된다. 이후에는 <님의 침묵>의 정본화 문제, 독자 해석의 다양성, 시의 탄생 배경과 법어(法語)로서의 기능, 그리고 다음 100년을 향한 전망 등 다채로운 논의가 이어진다. 특히 이날 학술대회에는 서울대, 동국대, 성균관대, 한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행복교육이음공동체(대표 오석진)는 (사)한국힐링명상문화원과 공동 주최로 오는 7월 31일(목)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대전 평송청소년문화센터 어울림홀(소강당)에서 '2025 마음챙김 초청강연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회는 교사, 학부모, 교육관계자 및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감정 회복·정서 안정·관계 치유 등 실천 중심의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공동체의 건강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둔다. 특히 자녀 및 학생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행복한 교실,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 실천적 지혜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강연 주제는 '내면의 소란을 잠재우는 단 하나의 기술'. 교육현장과 가정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마음챙김(Mindfulness)'을 중심으로 스트레스 해소법, 자기 돌봄 명상, 실천적 힐링 기법이 소개된다. 참가자들은 교직 스트레스와 정서 소진, 자녀 양육 등 현실적 고민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함께 모색하게 된다. 강연을 맡은 심윤정 교사(휘문중학교 재직)는 25년 경력의 현직 사회 교사이자, 마음챙김 지도 전문가로 서울 지역 교사연습모임 '선마음'과 공감모임을 운영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이어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더불어민주당에도 큰 부담을 드렸다"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을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강 후보자는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자진 사퇴의 뜻을 공식화했다. 마지막으로 "국민께서 주신 채찍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깊이 성찰하며 살아가겠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며 젠더 정책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으며, 지난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이후 과거 보좌관 갑질 논란과 검증 과정에서의 공방이 이어지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간 공방이 격화돼 왔다. 이번 자진 사퇴로 인해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네이버(주)(대표 최수연)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성금 10억원을 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희망브리지는 국내 자연 재난 피해 구호금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구호단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네이버는 해피빈을 통해 수해 이재민 돕기 모금함 개설을 누구보다 신속히 요청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따뜻한 나눔이 피해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희망브리지도 이웃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23일 오전 9시 기준 1만 6천 명이 넘는 시민이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수해 복구 모금에 동참했으며, 네이버의 이번 기부금을 포함한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총모금액은 12억 원에 달한다. i2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겨울 농한기 움막에 모여 밤새 전통 소리를 나누던 우리네 소리 문화 '깊은사랑'이 2025년 서울 강남에서 다시 펼쳐진다. 선릉아트홀(대표 송영숙)은 오는 8월 6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수, 목, 금요일 저녁 7시 30분, 제7회 전통성악 기획공연 '좌창, 깊은사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이한 이 공연은 2021년 '좌창시리즈'로 시작되어 전통 성악의 본질과 현대적 재해석을 동시에 담아온 선릉아트홀의 대표 기획이다. 특히 이번 무대는 사라져가는 전통 예술 공간 ‘깊은사랑’을 현대적으로 재현하여,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몰입감과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전국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젊은 전통예술가 8인이 무대에 오른다. 김주연, 김지민, 양은별, 엄지, 오수진, 이채은, 최주연, 홍주현 등 신진 예인들은 각자의 색깔과 해석을 담아 기획한 독창적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장단 하나, 목소리 하나로 한 시간을 채우는 무대도 준비되어 있어 관객의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더해 경기소리 명창 이금미와 정가 명창 조일하가 특별 출연해, 깊은 내공과 절제된 공력으로 '깊은사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색동의 고운 빛깔 위에 민족의 정서를 얹은 전시, 김만식 작가의 초대전 '색동아리랑'이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갤러리 두고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롯이 한국의 전통 정서와 민족적 미의식을 나이프 하나로 밀도 높게 구현한 김만식 화백의 회화 세계를 총망라한 자리다. 40여 년 이상 한결같이 전통과 현실 사이의 예술적 균형을 모색해온 작가는, 이번 '색동아리랑'에서 여인의 옆모습, 어머니의 품, 달빛 아래의 고요한 시선 등으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풀어낸다. 주목할 점은 그가 구현해내는 인물들이 대부분 정면이 아닌 '옆모습'이라는 점이다. 관객은 마치 시간의 뒤편에서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는 위치에 선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 옆모습은 단순한 구도 선택을 넘어, 겉보다 내면을 강조하고, 말보다 침묵의 깊이를 환기하는 상징으로 작동한다. 특히 화면을 가득 채운 한복의 선과 색, 그리고 질감은 단연 압권이다. 색동저고리의 경쾌한 리듬감은 작가 특유의 두터운 유화 터치와 나이프 기법을 통해 물성을 지닌 조형언어로 승화된다. 이러한 색채의 축적은 단순한 시각적 미감이 아니라, ‘아리랑’이 가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전문인총연합회(회장 김명순)는 지난 22일 오전 10시, 대전 커먼즈필드 본관에서 지역 문인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리터러시 문인을 위한 AI 특강’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특강은 인공지능(AI)을 문학 창작의 동반자로 삼아,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창작 방식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김명순 회장은 '문학의 새로운 지평, AI와 함께하는 창작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치며, AI를 위협이 아닌 확장의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는 단순한 이론 소개를 넘어서 ChatGPT, Gemini, 뤼튼 등 최신 생성형 AI를 직접 활용해보는 실습 중심 구성으로 진행됐다. 문학 창작의 3단계를 기준으로 한 이 실습은 다음과 같다. ▲ 1단계는 '아이디어 발상과 영감 탐색'으로 주제 설정, 인물 구상, 분위기 설정 등 창작 초기 단계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과 프롬프트 작성법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 2단계는 '초고 작성과 전개'로 시나 소설의 장면을 AI에 제시하고, 다양한 문체와 시점을 실험하며 창작의 폭을 넓히는 과정을 실습했다. ▲ 3단계는 '퇴고 및 교정'으로 문법 수정은 물론 문장 표현력 향상, 문맥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최근 전한길 씨의 입당 및 국민의힘의 행보와 관련해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정당 해산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최지효 부대변인은 2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이 극우 인사 전한길 씨의 언행을 지금까지 몰랐다는 듯 뒤늦게 조사를 지시한 것은 무책임하며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전한길 씨의 극단적 언행에 대해 서울시당 차원의 조사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러한 조치가 국민 여론의 비판이 거세진 이후에야 나온 '사태 봉합용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 부대변인은 "전한길 씨의 문제는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없다"며 "그는 국민의힘으로부터 여러 차례 '환영'을 받아왔고, 국회 토론회와 세미나의 발표자로 초청받는 등 당의 전략 논의에 중심 인물로 등장했다"며 당 지도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실제로 전 씨는 지난 14일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섰고, 15일에는 장동혁 의원 주최 세미나의 토론자로 참여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이 사실상 극우 인사와의 연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해
(서울=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광복 80주년을 앞둔 7월 22일, 광복회와 육군사관학교 사이의 역사적 만남이 성사됐다. 이종찬(육사 16기) 광복회 회장은 이날 광복회를 방문한 "정치적 기회주의자인 육사 선배들을 절대 닮지 말라"고 일갈하며, 군의 정통성과 역사관 정립을 강하게 당부했다. 이 회장은 "국군의 계보는 일본군의 후예가 아니라, 대한제국군-의병-독립군-광복군-국군으로 이어진다"며, "육사 생도들은 국군의 뿌리를 바로 알고 그 위에 올곧은 자부심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홍범도 흉상, 마음에서 우러나 지키는 것이 중요" 이번 면담은 2023년 윤석열 정부 시절 추진됐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및 독립전쟁영웅실 철거 사태에 대해 육사 측이 광복회에 공식 사과하고, 원상 복원을 약속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형기 교장은 이 자리에서 "육사인들이 그간 침묵으로 일관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홍범도 장군을 포함한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현재 위치에 존치하고, 독립전쟁영웅실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위에서 시킨다고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진실을 마음에서부터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진정한 군인의